정부가 8월에 내놓은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이달 국회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이 시점에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2026년 세법개정안 분석' 보고서에서 개편안의 엇박자를 짚었습니다. 보유세를 올려 집을 팔게 하려면서 파는 순간의 양도세까지 올리면, 집주인이 매도를 미루거나 상속·증여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여당도 큰 틀은 유지하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등 일부 쟁점은 손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최종안은 정부안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같은 30억, 세금 격차는 1.6배에서 5.1배로
예정처가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종합부동산세입니다. 정부안은 주택 수에 따른 차등세율은 없애지만,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차등은 그대로 둡니다. 2028년 이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주택자 70%, 3주택자 80%입니다.
예정처는 주택 가격 합계 30억 원(공시가격은 시가의 69%로 가정)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했습니다.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는 현행 211만4000원에서 2028년 183만9000원으로 줄어듭니다. 같은 가격의 집 3채를 가진 3주택자는 342만5000원에서 940만5000원으로 늘어납니다. 현행 1주택자 대비 부담은 1.6배에서 5.1배가 됩니다. 예정처는 시가 80억 원 이하 구간에서 격차가 커지는 것은 과세형평성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가격 중심 세율 체계와 주택 수별 공제 차등이 서로 맞는지 다시 검토하라고 했습니다.
'보유'를 빼고 '거주'만 남기는 양도세
양도세에서는 장특공제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뀝니다. 공개된 정부안 기준으로 1세대 1주택 공제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양도 시기 | 보유공제 | 거주공제 | 공제액 한도 | |---|---|---|---| | 2027년 양도분까지 | 연 4% | 연 4% | 없음 | | 2028년 양도분 | 연 2% | 연 6% | 20억 원 | | 2029년 이후 양도분 | 폐지 | 연 8% | 10억 원 |
최대 공제율은 80%로 같습니다. 다만 2029년부터는 10년을 실제로 살아야 80%를 받습니다. 예를 들어 12년 보유하고 2년 거주한 집이라면 현행 공제율은 48%(보유 40%+거주 8%)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28년에는 32%, 2029년에는 16%로 내려갑니다. 예정처는 거주기간이 짧은 주택, 특히 직접 살지 않는 고가주택의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봤습니다.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2027~2028년에 한시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있지만, 예정처는 효과를 크게 보지 않았습니다. 중과 대상 주택은 장기거주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어 실제 세 부담이 줄어드는 폭이 작다는 이유입니다. 2022년 5월 중과를 한시 배제했을 때도 금리 급등과 겹쳐 매물이 뚜렷하게 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OECD는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올리라고 권고해 왔는데, 양도세까지 올리는 것은 이 권고와 어긋난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월세와 재개발 조합원에게 미칠 영향
예정처는 임대시장에 미칠 영향도 짚었습니다. 거주기간이 세금을 좌우하면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본인 집으로 들어갈 유인이 생깁니다. 이렇게 임대로 나오던 물량이 줄면 전월세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도 셈법이 달라집니다. 정부안은 관리처분계획 인가일부터 신축 입주가 가능한 날까지 기간의 절반만 거주기간으로 인정합니다. 인가일 현재 1년 이상 살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붙습니다. 공사에 4년이 걸리면 2년만 거주로 인정되는 셈입니다. 조합 쪽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강남구는 정비사업처럼 피할 수 없는 비거주 기간을 더 넓게 인정해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취학·전근·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는 최장 3년까지 거주로 인정하는 방안이 함께 들어 있지만, 실무에서는 이를 증명할 서류 부담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 확인할 것
첫째, 아직 확정된 법이 아닙니다. 정부안은 9월 국회에 제출돼 상임위에서 심사 중이고, 공제한도 신설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도 회부돼 있습니다. 보유공제 폐지 시기, 거주 요건, 한도는 모두 바뀔 수 있습니다.
둘째, 매도 시점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보유기간은 길고 거주기간은 짧은 1주택자라면 2027년, 2028년, 2029년 중 언제 파느냐에 따라 공제율 차이가 큽니다. 국회 결론이 나오면 연도별로 세금을 다시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정비구역 조합원은 관리처분인가 시점의 실거주 여부를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인가일에 1년 이상 살고 있지 않으면 공사기간 인정 특례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넷째, 매수 대기자라면 '세금이 오르면 매물이 늘어난다'는 기대를 조심하셔야 합니다. 예정처는 보유세와 양도세가 함께 오르면 오히려 매물이 잠길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세제보다 기존 주택공급 대책이 실제로 언제 실행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예정처도 같은 점을 제언했습니다.
개별 세금 계산은 국회 의결과 시행령 확정 후 세무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