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0월 27일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도입 5년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2021년 이후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214곳을 지정했고, 약 31만 가구를 지을 기반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정비구역 지정에 걸리던 기간은 약 5년에서 2년 안팎으로 줄었습니다. 29일에는 신통기획가와 자치구 공무원 등 140여 명이 모여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순항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비구역 지정은 정비사업의 출발선일 뿐입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첫 삽을 언제 뜨느냐입니다.
빨라진 건 '지정'까지입니다
신통기획은 사업 초기부터 서울시가 계획 수립을 함께 맡아 심의와 협의를 줄이는 제도입니다. 구역 지정이 3년가량 빨라진 것은 분명한 성과입니다.
다만 '31만 가구'라는 숫자는 조금 나눠서 읽어야 합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신통기획 2.0'의 목표, 즉 2031년까지 31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계획과 같은 숫자입니다. 이미 착공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서울시는 2035년까지 37만7000가구를 준공하고, 착공 물량의 63.8%(19만8000가구)를 한강벨트에 몰겠다는 목표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숫자도 다릅니다. 서울시의 다른 자료는 2026년 5월 기준 실적을 203곳, 약 29만6000가구로 적고 있습니다.
지정 다음 구간이 훨씬 깁니다
이투데이가 서울시의 '2026년 6월 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착공한 사업장 가운데 조합설립인가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16곳은 조합설립에서 착공까지 평균 3654일, 약 10년이 걸렸습니다. 16곳 중 13곳이 5년 이상, 7곳이 10년 이상 걸렸습니다. 사업시행인가에서 관리처분인가까지는 평균 약 2년 7개월, 관리처분인가에서 착공까지는 약 3년 6개월이었습니다. 이 통계는 신통기획 구역만이 아니라 서울 정비사업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신통기획 구역만 따로 본 자료도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박용갑 의원실 분석(SBS Biz 보도)에 따르면 당시 신통기획을 추진하던 196곳 가운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은 35곳(17.9%)이었습니다. 사업시행인가는 신림1구역, 상계주공5단지, 흑석11구역 세 곳뿐이었고, 관리처분인가까지 간 곳은 흑석11구역 하나였습니다. 1년 전 수치이고 서울시 발표와 집계 기준도 다르지만, 지정 이후 단계가 병목이라는 점은 분명히 보여 줍니다.
사업을 늦추는 원인은 대부분 행정 절차 밖에 있습니다. 조합 내분, 소송, 시공사 교체, 공사비 협상, 이주·보상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공사비도 부담입니다. 10월 28일 하우징헤럴드 집계를 보면 최근 시공사 입찰에 나온 예정 공사비는 3.3㎡당 가락우성1차 985만 원, 목동9단지 980만 원, 전농12구역 975만 원이었습니다. 가락우성1차는 1차 입찰이 유찰됐습니다.
서울시도 '다음 단계'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의 발표 내용을 보면 서울시의 관심이 지정 속도에서 사업 관리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서울연구원 임희지 박사는 개별 구역 단위가 아니라 자치구 단위로 기반시설과 주택 공급을 묶어 관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서울시는 통합심의 단계의 사업 관리와 매뉴얼 마련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사업성 보정계수, 준주거지역 종상향, 표준처리기한제 같은 사업성 개선책의 현장 적용 사례도 다뤘습니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앞서 "핵심 장애물은 행정 절차보다 공사비·사업성·분담금·금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무엇을 봐야 할까요
첫째, '구역 지정' 소식이 나왔다고 착공 시계가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서 조합설립인가, 시공사 선정,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가운데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십시오. 둘째, 공사비 단가와 증액 조건을 보셔야 합니다. 공사비가 사업시행인가 전에 선정한 시공사는 10% 이상, 인가 후에 선정한 시공사는 5% 이상 오르면 한국부동산원 등에 검증을 요청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분담금과 일정을 좌우합니다. 셋째, 조합의 소송·내분 이력을 살피십시오. 넷째, 구역 지정에서 입주까지 10년 이상을 전제로 금리와 보유 비용을 계산하십시오.
신통기획은 출발선을 앞당겼습니다. 그 뒤의 10년을 줄이는 것은 이제 조합과 공사비, 사업성의 몫입니다.
*참고: [머니투데이](https://www.mt.co.kr/estate/2026/10/27/2026102709112189002), [이투데이(5년 성과)](https://www.etoday.co.kr/news/view/2640478), [이투데이(착공까지 10년)](https://www.etoday.co.kr/news/view/2620015), [글로벌이코노믹](https://www.g-enews.com/article/Real-Estate/2026/10/202610271636006232a9fc143920_1), [하우징헤럴드](https://www.housinghera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254), [SBS Biz](https://v.daum.net/v/2025100715330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