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을 가르는 숫자 두 개가 국회에 올라와 있습니다. 공공 사업은 법적 상한 용적률의 130%, 민간 사업은 120%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10월 2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이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야당과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민간 120% 수정안으로 본회의 표결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입니다. 무엇이 바뀌는지, 조합원과 매수 대기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지금은 역세권만, 앞으로는 비역세권도
현행법에서는 지하철 승강장 경계 500m 안에 있는 역세권 정비사업만 법적 상한의 120%까지 용적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수정안은 이 혜택을 역 위치와 상관없이 민간 재개발·재건축 전체로 넓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공재개발은 원안대로 130%를 적용합니다.
산술적으로 보면, 법적 상한이 300%인 제3종 일반주거지역 단지는 360%까지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역세권 특례를 이미 활용한 사례로는 은마아파트가 꼽힙니다. 법적 상한 300%를 331.9%로 높여 655가구를 더 확보했고, 이 가운데 195가구는 공공분양, 227가구는 민간분양, 233가구는 공공임대로 계획돼 있습니다.
국토위 관계자는 "강북은 지하철역이 강남만큼 촘촘하지 않아 특례를 받기 어려운 사업장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개정은 같은 서울 안에서도 역과의 거리 때문에 벌어졌던 사업성 격차를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4만3000가구 추산, 쟁점은 '어떤 집을 짓느냐'
서울시는 민간 용적률을 120%로 완화하면 2031년까지 착공이 예상되는 재개발·재건축 253곳의 신규 공급이 8만7000가구에서 13만 가구로, 약 4만3000가구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여야가 부딪히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 완화 폭: 국민의힘은 민간도 공공과 같은 130%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민주당은 120%를 절충안으로 내놨습니다. 복기왕 민주당 간사는 "수정안을 제안했지만 아무런 답이 없다"며 "야당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절충안을 중심으로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 늘어난 물량의 평형: 민주당은 늘어난 물량을 전용 60㎡ 이하 소형으로 제한하자는 입장입니다. 국민의힘은 증가분의 최대 절반은 전용 84㎡로 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섭니다.
조합원에게는 두 번째 쟁점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소형 위주로 지으면 가구 수는 늘어도 일반분양 수입은 기대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같은 용적률을 받아도 평형 구성에 따라 분담금 계산이 달라집니다.
아직 '확정'이 아닙니다 — 확인할 세 가지
처리 일정은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 이후로 잡혀 있습니다. 법이 통과돼도 시행령, 지자체 조례, 개별 구역의 정비계획 변경을 차례로 거쳐야 실제 용적률이 됩니다. 기사 한 줄에 '용적률 상향 수혜'라는 이름을 붙여 호가를 올리는 매물은 조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확인할 점은 세 가지입니다.
1. 우리 구역의 현재 단계: 정비계획을 이미 확정했거나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곳은 계획을 바꿀지 고민하게 됩니다. 계획을 고치면 일반분양이 늘고 분담금이 줄 수 있지만, 인허가를 다시 받는 동안 일정이 늦어집니다. 서울경제는 계획 변경이 몰리면 착공이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주를 앞둔 구역이라면 '더 받기'와 '빨리 가기' 중 무엇이 유리한지 조합 총회 안건을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2. 증가분의 쓰임새: 늘어난 용적률의 상당 부분은 공공임대·공공분양으로 돌아갑니다. 은마 사례에서도 추가 655가구 중 조합 몫인 민간분양은 227가구였습니다. 늘어난 가구 수만 보고 분담금 감소 폭을 짐작하시면 안 됩니다. 3. 기반시설 여력: 서울시와 여당 일각에서도 과밀과 교통난을 우려합니다. 도로·주차·학교 여건이 빠듯한 구역은 심의 과정에서 법이 허용한 상한을 다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용적률은 사업성의 '필요조건'일 뿐
용적률 완화는 사업성이 낮아 멈춰 있던 비역세권, 특히 강북 노후 단지에는 분명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다만 최근 정비사업을 흔드는 변수는 용적률만이 아닙니다. 공사비 인상, 이주비 대출 한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도 함께 움직입니다. 용적률이 올라 일반분양이 늘어도 공사비가 그보다 더 오르면 조합원 분담금은 줄지 않습니다.
12월 본회의에서 120%로 정해질지 130%로 정해질지, 늘어난 물량을 어떤 평형으로 지을지 확정되는 시점이 실제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그때까지는 우리 구역의 사업 단계와 비례율 추정치를 먼저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