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이 7월 27일 내놓은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억458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KB가 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7억원을 넘긴 수치입니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5억9490만원. 6월(15억8311만원)보다 1179만원 올라 16억원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두 숫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보다 중요한 건, 속도가 갈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월 1.07%에서 7월 1.05%로 소폭 둔화했고,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124로 한 달 새 1.3포인트 내렸습니다. 반면 전세는 여전히 월 1.34%씩 오르고 있습니다. 7월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3년 6개월 만에 올린 직후의 시장이 이렇습니다.
매매는 숨을 고르는데, 전세는 안 멈춘다
올해 1월과 비교하면 흐름이 또렷합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월 15억2162만원에서 7월 15억9490만원으로 7328만원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평균 전셋값은 6억6948만원에서 7억458만원으로 3510만원 상승했습니다.
절대 금액만 보면 매매 쪽이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그런데 매매는 이제 브레이크가 걸리는 신호가 나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과 보유세 개편안 발표를 앞둔 관망세로, 6월 서울 아파트 계약 신고 건수는 5월의 54.7% 수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7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113.5로 한 주 전보다 0.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전세는 다릅니다. 같은 주 전세수급지수는 127.6으로 16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다만 주간 상승폭은 6월 마지막 주 0.8포인트에서 7월 첫째 주 0.5포인트, 둘째 주 0.3포인트, 셋째 주 0.1포인트로 계속 줄고 있습니다. 방향은 여전히 '전세 부족'이지만, 그 압력이 정점을 지나는 중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44%라는 평균이 감추는 것
평균 전셋값 7억458만원을 평균 매매가 15억9490만원으로 나누면 전세가율은 약 44.2%입니다. 갭투자가 활발하던 시절의 60~70%대와는 거리가 멉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서울은 갭이 너무 벌어져 전세 낀 매수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평균을 둘로 쪼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강남 11개구: 매매 19억7790만원, 전세 8억1104만원 → 전세가율 약 41.0% - 강북 14개구: 매매 11억6880만원, 전세 5억8685만원 → 전세가율 약 50.2%
강북 14개구는 이미 전세가율 50%선입니다. 강남과는 9%포인트 넘게 벌어져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가 12억758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실수요자가 실제로 마주치는 '보통의 서울 아파트'는 강북 쪽 숫자에 훨씬 가깝습니다. 평균 44%라는 한 줄로 서울 전체를 판단하면 곤란한 이유입니다.
금리는 올랐는데 전세는 왜 오르나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가 늘고, 통상 자산 가격에는 하방 압력이 생깁니다. 그런데 전세는 반대로 갔습니다. 전세는 '가격'이자 동시에 '대출을 낀 임차 계약'이라는 이중 성격을 갖기 때문입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르면 세입자 입장에서 전세의 실질 부담이 커집니다. 이때 나타나는 선택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월세로 갈아타는 것, 다른 하나는 더 싼 지역의 전세로 밀려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5.3% 올랐습니다. 전세 수요 일부가 월세로 옮겨가면서, 남아 있는 전세 물건에는 오히려 경쟁이 붙는 구조입니다.
수도권 전반으로도 압력이 번지고 있습니다. 7월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0.86%, 인천은 0.32% 올랐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0.53%)이 매매 상승률(0.41%)을 웃돈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전세수급지수의 상승폭입니다. 지수 자체(127.6)보다 주간 증분(0.8→0.5→0.3→0.1)이 먼저 신호를 줍니다. 이 증분이 0 아래로 내려가면 전세 상승세도 뒤따라 꺾일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매매와 전세의 방향이 갈리는 구간을 놓치지 마세요. 매매 상승률이 둔화(1.07%→1.05%)하는데 전세가 버티면 전세가율은 자연히 올라갑니다. 전세를 낀 매수를 고려한다면 이 국면이 갭이 좁아지는 시기입니다. 다만 전세가율이 높다는 건 역전세 위험도 함께 커진다는 뜻이므로, 해당 단지의 2년 전 전세 실거래가와 지금 시세를 반드시 대조해 보셔야 합니다.
셋째, 강남·강북을 나눠 보세요. 같은 서울이라도 전세가율 41%와 50%는 필요한 자기자본이 전혀 다릅니다. 언론에 나오는 '서울 평균'은 강남 고가 단지가 끌어올린 숫자입니다.
넷째, 8월 이후 보유세 개편안입니다. 지금의 거래량 급감은 세제 방향을 확인하려는 관망 성격이 큽니다. 발표 내용에 따라 매물이 한꺼번에 풀릴 수도, 잠김이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매도·매수 시점을 잡고 계신 분이라면 이 일정을 달력에 표시해 두시길 권합니다.
전셋값 7억은 상징적인 숫자지만, 그 자체가 결론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매매가 식는 속도와 전세가 버티는 힘의 차이이고, 그 차이가 만드는 전세가율의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