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재산세 고지서가 우편함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납부 기한은 7월 16일부터 31일까지입니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8.6% 올라 5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터라, 고지서를 열어보는 손끝이 무거운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실제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상한 규칙성이 보입니다. 단지도 다르고 평형도 다른데, 인상률이 약속이나 한 듯 29~30% 언저리에서 멈춰 있습니다. 우연이 아닙니다. 여기에 올해 보유세의 핵심이 숨어 있습니다.
공시가는 25% 올랐는데, 세금은 30%에서 멈췄다
자치구별 공시가격 상승률부터 보겠습니다. 성동구가 28.98%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 25.83%, 송파구 25.46%, 양천구 24.01%, 용산구 23.62%, 서초구 22.05%, 마포구 21.24% 순이었습니다. 이른바 강남3구와 마·용·성이 나란히 서울 평균(18.6%)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개별 단지의 세액 변화는 이렇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 111㎡는 894만 원에서 1,162만 원으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1단지 84㎡는 291만 원에서 379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두 곳 모두 인상률이 정확히 30.0%입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는 29.5%, 성동구 서울숲리버뷰자이 84㎡는 29.4%, 잠실엘스 84㎡는 28.7%였습니다.
공시가격은 25% 넘게 올랐는데 세금은 왜 30% 부근에서 약속한 듯 멈출까요. 세부담상한제 때문입니다. 주택 재산세는 공시가격이 아무리 뛰어도 지난해 낸 세액의 일정 배수를 넘지 못하도록 지방세법이 막아두고 있습니다. 공시가격 3억 원 이하는 전년의 105%, 3억 초과 6억 이하는 110%, 6억 원을 넘으면 130%가 천장입니다. 인상률 30.0%는 이 천장에 정확히 닿았다는 신호입니다.
구 단위 총액에서도 확인됩니다. 송파구는 7월 정기분 재산세로 2,811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지난해 2,336억 원에서 20.3% 늘어난 규모입니다. 공시가격은 25.46% 올랐는데 부과 총액 증가율은 그보다 낮습니다. 상한이 실제로 세금을 눌러주고 있다는 뜻입니다.
상한은 '감면'이 아니라 '유예'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대목이 있습니다. 상한에 걸려 덜 낸 세금이 내년에 밀린 고지서로 한꺼번에 날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이월 청구 제도는 없습니다.
다만 의미는 가볍지 않습니다. 상한에 걸렸다는 것은 원래 내야 할 세액(산출세액)이 실제 고지된 금액보다 크다는 뜻입니다. 내년 상한선은 다시 '올해 낸 세액의 130%'로 계산됩니다. 그러므로 내년에 공시가격이 오르지 않고 그대로 멈춰 서더라도, 산출세액을 따라잡을 때까지 세액은 몇 해에 걸쳐 계속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올해 고지서의 30%는 끝이 아니라 경로의 한 지점입니다.
내 고지서가 상한에 걸렸는지 판단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지난해 세액에 1.3을 곱한 값과 올해 고지액이 거의 같다면 상한 적용을 받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향후 몇 년간의 보유세 증가를 미리 계산에 넣어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7월 말, 변수가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재산세는 6월 1일 기준 소유자에게 1년치가 부과되고, 주택분은 7월과 9월에 절반씩 나눠 냅니다. 지금 받은 고지서는 올해 주택 재산세의 절반이라는 뜻입니다. 9월에 같은 금액이 한 번 더 옵니다. 세액이 250만 원을 넘으면 분할 납부를 신청할 수 있고, 1주택자는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일 때 특례세율이 적용됩니다.
그리고 12월에는 종합부동산세가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이달 말 세법개정안 발표를 예고했고, 보유세 강화 방향이 여러 차례 언급된 상태입니다. 세율을 직접 건드리지 않아도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주택 현행 60%)만 조정하면 세액은 즉시 움직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올해 재산세 고지서의 인상률은 시장이 오른 만큼이 아니라, 법이 허용한 최대치입니다. 상한이 눌러준 부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음 해 계산의 출발선에 남아 있습니다. 고지서를 확인하실 때 금액보다 먼저 보셔야 할 것은 '작년 대비 몇 %인가'입니다. 그 숫자가 30에 가깝다면, 올해가 아니라 앞으로 3~4년의 보유 비용을 다시 계산해볼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