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을 포함한 11개 세법 개정법률안 정부안을 확정하고,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일곱 개 항목이 손질됐고, 그중 세 개가 부동산 보유세 관련입니다. 방향은 한결같이 '완화'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세금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축은 손대지 않고 남았습니다. 이 두 가지를 나눠서 봐야 내년 이후 자신의 고지서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되돌아온 세 가지
첫째,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입니다. 8월 원안은 공시가격 기준 12억 원을 9억 원으로 낮추려 했지만, 확정안에서는 현행 12억 원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실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제를 3억 원 깎겠다는 구상이 철회된 것입니다.
둘째, 부부 공동명의입니다. 원안은 비거주 1주택을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우 1인당 4억 원, 합계 8억 원을 적용하려 했습니다. 확정안은 이를 1인당 6억 원, 합계 12억 원으로 올렸습니다. 단독명의 12억 원과 숫자가 같아지면서, 명의 형태에 따라 공제가 갈리던 문제가 정리됐습니다.
셋째, 세부담 상한입니다. 전년 대비 세액 증가 폭을 제한하는 장치인데, 원안은 150%를 200%로 올리려 했습니다. 이 역시 현행 150%로 되돌아갔습니다. 급격한 증세 속도를 제어하는 안전판이 남은 셈입니다.
세 항목 모두 국회 심사 전에 정부가 스스로 거둬들였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여당 내 이견과 실거주 판정의 현실적 어려움이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그대로 남은 것, 공정시장가액비율
물러서지 않은 항목이 공정시장가액비율입니다. 공시가격에 곱해 과세표준을 만드는 계수로, 현재 60%입니다. 정부안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이를 70%로 올리고,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1세대 1주택자 제외)는 2028년부터 80%를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이 계수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2024년 종부세 과세인원 45만5331명을 기준으로 한 시뮬레이션에서, 비율을 80%로 올리면 주택분 보유세 총액은 8조6995억 원에서 10조658억 원으로 15.7%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1인당 평균으로는 324만 원에서 624만 원, 약 1.9배입니다. 서울은 4조5191억 원에서 5조4721억 원으로 21.1% 증가합니다. 다만 이 수치는 80%를 일괄 적용했을 때의 가정치이므로, 2027년 70% 단계에서는 증가 폭이 이보다 작습니다.
정리하면 공제 한도는 완화됐지만, 과세표준을 키우는 장치는 예정대로 작동합니다. 공시가격이 오르는 구간에서는 두 효과가 상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거주 요건은 여전히 기준선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안은 원안대로 유지됐습니다. 거주하면 14억 원, 거주하지 않으면 12억 원이라는 구도가 남은 것입니다. 원안의 14억 대 9억보다 격차는 줄었지만, 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방향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닙니다.
양도소득세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됩니다.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의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개편하는 방안은 2028년 1월 1일 시행으로 설계됐고,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 원, 2029년 이후 10억 원으로 축소되는 구조입니다. 보유만으로 얻던 혜택이 거주 실적으로 옮겨간다는 점은 그대로입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가
첫째, 아직 확정이 아닙니다. 정부안일 뿐이며 하반기 정기국회 심사가 남았습니다. 통상 12월에 최종안이 정해지므로, 지금 수치로 장기 계획을 굳히기에는 이릅니다.
둘째, 시점입니다. 종부세 개편의 주요 조항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적용입니다. 종부세 과세기준일은 매년 6월 1일이므로, 실제 고지서에 반영되는 첫 시점은 2027년 하반기입니다. 그 사이 공시가격 발표(2027년 3월)가 한 번 더 있습니다.
셋째, 조정대상지역 여부입니다. 2028년 80% 구간은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를 겨냥합니다. 규제지역 지정·해제가 곧바로 보유세 계수로 연결되는 구조이므로, 매수를 검토 중이라면 해당 물건지의 규제지역 상태를 세금 변수로 함께 봐야 합니다.
넷째, 명의입니다. 부부 공동명의 공제가 합계 12억 원으로 정리되면서 단독명의와의 유불리 계산이 달라졌습니다. 기존에 절세 목적으로 명의를 나눠둔 경우라면, 확정된 수치로 다시 셈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확정안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공제는 물러섰고, 과세표준은 그대로입니다. 한쪽 숫자만 보고 안심하기에는 남은 계수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