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월 1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이 정부안으로 확정됐습니다. 8월 3일 발표, 8월 4~20일 입법예고, 8월 27일 차관회의를 거친 11개 세법 개정 법률안은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됩니다. 발표일에는 "안(案)"이었지만, 오늘부터는 국회 심사대에 올라가는 정부의 확정된 요구안입니다. 그리고 그 안의 부동산 세제에는 지난 10년간 쓰던 자(尺)를 바꾸는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주택 수에서 거주 여부와 가액으로. 집을 몇 채 가졌느냐가 아니라, 그 집에 사느냐를 묻습니다.
14억과 9억, 갈린 건 '몇 채'가 아니었다
종합부동산세부터 봅니다. 2027년 1월 1일 이후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거주하면 14억원, 거주하지 않으면 9억원입니다. 현행 12억원 기준으로 보면 실거주자는 2억원 올라가고, 비거주자는 3억원 내려갑니다. 같은 한 채인데 공제액 차이가 5억원입니다.
다주택자는 공시가격 합계 9억원 초과분부터 과세하되, 기본공제는 4억원에 거주주택 비율만큼 5억원을 얹는 구조입니다. "4억 + 5억 × (거주주택 가액 ÷ 보유주택 가액 합계)"입니다. 3채를 갖고 있어도 실제 사는 집의 비중이 크면 공제가 커지고, 전부 임대만 놓고 있으면 4억에 그칩니다. 주택 수 기준 중과는 2028년부터 가액 중심 단일 세율표로 정리됩니다.
압박은 공제만이 아닙니다. 과세표준을 만드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세대 1주택 기준 60%에서 70%로 오릅니다(2027년).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보유자는 2027년 70%를 거쳐 2028년 80%가 적용됩니다. 세부담 상한도 150%에서 200%로 열립니다. 공시가격이 그대로여도 세금이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1세대 1주택 12억~25억원 구간 세율은 2028년 이후 1.3%에서 2.0%로 올라갑니다.
보유 연 2%가 사라지고, 거주 연 8%만 남습니다
양도소득세는 더 근본적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주택에 한해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이름과 내용이 함께 바뀝니다. 2028년에는 거주 연 6%·보유 연 2%로 재편되고,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가 폐지되고 거주 연 8%만 남습니다. 공제 한도도 신설돼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좁혀집니다.
여기서 갈리는 사람이 분명합니다. 오래 갖고만 있던 사람과, 오래 살았던 사람. 지금까지는 둘 다 공제를 받았습니다. 2029년 이후에는 앞의 사람이 받을 몫이 사라집니다. 전세를 끼고 사둔 뒤 시세차익을 노린 보유는, 세법상 근거를 잃습니다.
비사업용 토지도 함께 조입니다. 2028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장기보유공제가 배제되고, 중과세율은 10%p에서 20%p로 올라갑니다. 토지 경매·공매를 보시는 분이라면 출구 계산을 다시 하셔야 합니다.
다주택 중과는 2027~2028년만 열립니다
반대 방향의 조항도 있습니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완화됩니다. 2주택은 현행 +20%p에서 2027년 +5%p, 2028년 +10%p, 그리고 2029년 +20%p로 복귀합니다. 3주택 이상은 +30%p에서 2027년 +10%p, 2028년 +15%p, 2029년 +30%p입니다.
이건 감세가 아니라 매물을 꺼내라는 창(窓)입니다. 열려 있는 기간이 명시돼 있고, 닫히는 날짜도 명시돼 있습니다. 정리할 물건이 있다면 2027~2028년이 세부담이 가장 가벼운 구간입니다. 다만 이 완화는 오늘 확정된 정부안일 뿐, 국회에서 폭과 기간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창의 크기를 확정된 것으로 놓고 계획을 짜면 위험합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국회 통과 여부와 시점입니다. 오늘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은 정부안입니다. 세법은 정기국회 조세소위에서 원안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12월 본회의까지는 확정이 아닙니다.
둘째, 시행 시기의 계단입니다. 종부세 공제·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7년, 세율과 양도세 장기거주 공제는 2028년, 보유공제 폐지는 2029년입니다. 지금 결정할 일과 2년 뒤 결정할 일이 다릅니다.
셋째, 경매·공매 낙찰을 앞두셨다면 '실거주 가능성'을 물건 조사 항목에 넣으십시오. 명도가 길어져 입주가 늦어지면 거주 요건도 그만큼 밀립니다. 낙찰가만 계산하던 자리에, 거주 개시 시점이 들어와야 합니다.
넷째, 정비사업 조합원이라면 이주·입주 기간의 거주 공백을 확인하십시오. 재건축·재개발은 구조적으로 몇 년간 그 집에 살 수 없습니다. 거주 중심 공제로 넘어가는 설계에서 이 공백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아직 국회 심사가 남은 영역입니다. 조합 공지와 개정안 부칙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바뀌는 건 세율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몇 채입니까"에서 "어디 사십니까"로. 답이 준비되지 않은 자산부터, 계산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