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가 이달 말로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뉴스의 헤드라인은 온통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향해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80~100%로 단계적으로 끌어올린다거나, 다주택자 최고세율을 손본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실수요자와 1주택 장기보유자의 '언제 팔까'를 실제로 바꾸는 조항은 조금 다른 곳에 숨어 있습니다. 바로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보유'가 아니라 '거주' 중심으로 다시 짜겠다는 방향입니다.
'오래 가진 집'과 '오래 산 집'을 나눈다
지금의 장특공제는 1세대 1주택자에게 상당히 후합니다. 보유 기간에 따라 연 4%씩 최대 40%, 여기에 실제 거주 기간에 따라 연 4%씩 최대 40%를 더해, 10년을 채우면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임대만 놓았던 비거주 주택이나 다주택은 일반 공제표를 적용받아 15년을 보유해도 최대 30%에 그칩니다.
이번 개편의 뼈대는 이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오래 '보유'만 한 주택의 혜택은 줄이고, 실제로 '거주'한 집의 혜택은 지키거나 키우는 쪽입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던 양도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함께 손보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반도체 호황으로 풀린 유동성이 집값을 자극하는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왜 지금, 왜 양도세인가
보유세는 매년 내는 세금입니다. 부담이 늘어도 '버티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양도세는 파는 순간 한 번에 정산됩니다. 장특공제가 실거주 중심으로 바뀌면, 같은 집을 같은 값에 팔아도 '내가 살았느냐, 세만 놓았느냐'에 따라 손에 쥐는 돈이 크게 달라집니다. 종부세율 몇 %포인트보다 매도자의 실제 지갑을 더 직접적으로 흔드는 셈입니다.
배경에는 '차등 과세' 기조가 있습니다. 중저가 실거주 1주택의 부담은 유지·완화하되, 비거주·초고가 주택으로 갈수록 세를 무겁게 매기는 방향입니다. 실거주라는 잣대가 보유세(공정시장가액비율·종부세)와 거래세(양도세) 양쪽을 관통하는 공통 열쇠가 되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입니다.
실수요자가 지금 확인할 것
첫째, 거주 요건입니다. 지금 전세나 월세를 놓고 있는 집이 있다면, 향후 매도 계획과 실거주 전환 가능성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오래 갖고 있으니 공제는 당연히 받겠지'라는 계산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둘째, 시행 시점과 소급 여부입니다. 세율·공제율 조정은 법 개정과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변화보다 예측 가능성을 높인 '점진적·단계적 개편'을 전망합니다(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 발표문에서 언제부터, 어떤 계약·양도분부터 적용되는지가 관건입니다.
셋째, 일정입니다. 정부는 7월 중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로 의견을 수렴한 뒤 7월 말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입니다. 대토론회에서 나오는 신호가 최종안의 방향타가 될 수 있으니, 헤드라인 숫자만 볼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실거주' 문구를 읽어야 합니다.
결국 이번 세제 개편에서 실수요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문장은 종부세율이 아닙니다. '오래 가진 것'이 아니라 '오래 산 것'을 우대하겠다는 원칙, 그리고 그 원칙이 내 매도·거주 계획에 얼마의 세금 차이로 돌아오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