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을 다루는 손이 요즘 두 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한 손은 수도권을 조입니다. 7월 1일 규제지역이 확대됐고, 동탄·기흥·구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손은 지방을 향해 활짝 펴져 있습니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을 사면, 그 집은 당신의 주택 수에서 빼드리겠다"는 것이죠. 같은 정부, 같은 시기에 나온 정반대의 신호입니다. 이 비대칭을 이해하면, 7월 세법개정안의 방향과 실수요자가 계산해야 할 셈법이 함께 보입니다.
지방에 쌓이는 '악성 재고'
먼저 숫자입니다.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5,239가구. 이 중 이미 다 지어졌는데도 안 팔린 이른바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이 2만 9,350가구입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방향입니다. 비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한 달 새 2.6% 줄어든 반면, 수도권은 4,828가구로 오히려 11.3% 급증했습니다. 지방의 적체는 대구·경남·부산 순으로 두껍고, 부산만 놓고 보면 준공 후 미분양이 2022년 920가구에서 최근 3,000가구 안팎까지 3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악성'이라는 딱지가 붙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다 지어진 집이 안 팔리면 건설사는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그 부담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다시 지역 경기 위축으로 번집니다. 서울이 72주째 오르는 동안 지방은 재고를 껴안고 있는, 한 나라 안의 두 시장. 정부가 지방에만 세제 당근을 내미는 배경이 여기 있습니다.
'주택 수 제외'가 왜 결정적인가
핵심 카드는 주택 수 산정 제외입니다. 지방(비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요건에 맞게 취득하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매길 때 그 집을 '없는 셈'으로 쳐 줍니다. 무슨 뜻일까요. 서울에 집 한 채를 가진 1주택자가 지방 미분양을 한 채 더 사도, 세법상으로는 여전히 1주택자로 남는다는 얘기입니다. 다주택 중과라는 가장 무거운 벽을 우회하게 해 주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집니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전용 85㎡ 이하, 취득가액 요건 충족)을 사면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하고,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에서도 빼 줍니다. 양도세·종부세 특례가 적용되는 미분양 주택의 가액 기준은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올라, 대상 주택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사는 순간의 취득세, 보유하는 동안의 종부세, 파는 순간의 양도세 — 세 관문에서 동시에 부담을 덜어 주는 구조입니다.
실수요자·투자자가 봐야 할 것
그렇다고 '지방 아무 집이나 사면 된다'는 신호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특례에는 촘촘한 조건이 붙습니다.
- 준공 후 미분양일 것: 청약 경쟁을 뚫은 신규 분양이 아니라, 다 지어졌는데 안 팔린 재고여야 합니다. 대상 단지가 한정적입니다. - 가액·면적 요건: 취득가액과 전용면적(85㎡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가액 기준선(6억→7억) 안에 들어야 합니다. - 취득 시기: 특례는 정해진 기간에 취득한 주택에만 적용됩니다. 마감 시한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여기에 인구감소지역 특례도 함께 넓어집니다. 인구감소지역 주택은 공시가격 기준이 수도권 4억원·비수도권 9억원으로 상향돼, 다주택자가 사도 주택 수에서 빠집니다. '세컨드 하우스' 수요를 지방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읽힙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7월 세법개정안의 무게중심은 '수도권 실거주 강화'와 '지방 재고 해소'라는 두 축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지방 한 채를 저울에 올린다면, 혜택의 크기가 아니라 요건의 정확성이 성패를 가릅니다. 감면율이 아무리 커도 대상 주택이 아니면 0원이니까요. 반대로 요건에 맞는 물건이라면, 수도권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 카드의 상대적 매력은 커집니다. 당근이 놓인 위치를 먼저 확인하는 것 — 지금 지방 시장을 볼 때의 첫 단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