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넷째 주, 수도권 아파트 경매장의 평균 낙찰가율이 84.0%까지 내려왔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숫자입니다. 한 주 전 90.3%에서 6.3%포인트가 빠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서울만 홀로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서울 낙찰가율은 93.2%에서 97.4%로 4.2%포인트 올랐습니다. 수도권 전체가 식는 와중에 서울만 데워진 셈입니다. 지지옥션 집계로 확인된 이 한 주의 온도차는, 지금 경매 시장이 '지역'이 아니라 '물건'으로 갈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서울에선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반대로 움직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울의 두 숫자가 엇갈렸다는 점입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97.4%로 올랐는데, 낙찰률(진행 건수 중 실제 팔린 비율)은 48.8%에서 32.1%로 16.7%포인트나 급락했습니다. 나온 물건 열 건 중 세 건만 주인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이 조합은 하나의 그림을 그립니다. 응찰자들이 아무 물건에나 손을 들지 않되, '괜찮다'고 판단한 물건에는 감정가에 육박하는 값을 써낸다는 것입니다. 실제 서울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12.8%까지 치솟았습니다. 감정가보다 12% 넘게 더 주고 사간 것입니다. 반면 애매한 물건은 유찰돼 다음 기일로 넘어갑니다. 평균 응찰자 수가 4.6명으로 전주(5.5명)보다 줄어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람은 줄었는데 값은 올랐습니다. 관심이 소수의 우량 물건으로 집중됐다는 신호입니다.
인천은 120건, 경기는 11%p가 빠졌다
수도권 평균을 끌어내린 건 서울 바깥입니다. 인천은 이번 주 경매 진행 건수가 120건으로 올해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한 주 전 51건의 두 배가 넘습니다. 물건이 쏟아지는 만큼 낙찰가율은 79.5%로 80% 아래에 머물렀습니다. 경기도는 더 극적입니다. 낙찰가율이 90.9%에서 79.7%로, 한 주 만에 11.2%포인트가 빠졌습니다.
물건이 늘고 값이 빠진다는 건 공급 측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출 규제와 고금리를 버티지 못한 물건들이 경매로 밀려나오는 흐름이, 서울보다 경기·인천에서 먼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경기 낙찰률은 41.4%에서 57.8%로 오히려 올랐습니다. 값이 충분히 내려온 물건에는 실수요가 붙는다는 뜻이어서, '싸지면 산다'는 심리 자체가 죽은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가
첫째, 평균 낙찰가율 한 줄에 속지 마십시오. 같은 수도권 안에서도 서울 97.4%와 경기 79.7%는 전혀 다른 시장입니다. 관심 지역·평형의 낙찰가율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서울 소형은 이미 감정가를 넘겼기 때문에, 경매라고 무조건 싸게 사는 구간이 아닙니다.
둘째, 낙찰률과 응찰자 수를 함께 보십시오. 응찰자가 몰리는 물건은 시세만큼 값이 붙어 '경매 메리트'가 얇아집니다. 반대로 여러 번 유찰돼 값이 뚝 떨어진 물건에는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순위 임차인, 인수해야 할 권리, 명도 부담 같은 하자입니다. 싼 데는 반드시 권리분석부터 하셔야 합니다.
셋째, 인천·경기의 물건 증가가 계속되는지 지켜보십시오. 진행 건수가 늘고 낙찰가율이 함께 내려가는 흐름이 몇 주 이어진다면, 이는 수도권 외곽부터 조정이 시작됐다는 선행 신호일 수 있습니다. 경매장은 시세보다 두세 달 앞서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