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올리면 집값이 눌린다는 것이 교과서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2026년 7월의 서울은 그 순서가 뒤집혀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7월 16일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1년 2개월 이어진 동결을 끊은 결정이었고,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습니다. 그런데 그 하루 전인 7월 15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6월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에서 서울의 매매심리는 138.0을 기록했습니다. 5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인상을 앞둔 시장이 오히려 뜨거워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 어긋남을 설명하는 열쇠는 가격이 아니라 매물에 있습니다.
1년 만에 1만5588건이 사라졌다
7월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1432건입니다. 두 달 전 7만403건과 비교하면 12.8% 줄었고, 1년 전 7만7020건과 비교하면 20% 넘게 빠졌습니다. 사라진 물건이 1만5588건입니다.
감소는 지역별로 고르지 않았습니다. 강북구는 1719건에서 794건으로 53.9% 줄어 절반 아래로 내려앉았고, 성북구 53.3%, 중랑구 52.4%, 구로구 47.6%, 강서구 47.3%가 뒤를 이었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목록이 강남권이 아니라 중저가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고가 지역은 애초에 거래가 얼어 있었지만, 중저가 지역은 그동안 실제로 매물이 돌던 곳이었습니다. 그 회전이 멈춘 것입니다.
원인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5월 재개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입니다. 팔 때 내야 할 세금이 커지자 다주택자들은 매도 대신 보유를 선택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7월 말로 예고된 세제개편안입니다.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과표구간,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매도자 입장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규칙 아래 서둘러 팔 이유가 없습니다. 관망은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심리지수 138이 말하는 것
국토연구원의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가격이 올랐거나 거래가 늘었다"는 응답이 우세하다는 뜻이고,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분류합니다.
6월 전국 매매심리는 118.8로 전월 대비 2.1포인트 올랐습니다. 수도권은 127.4(+2.2p), 그 안에서 서울이 138.0(+2.4p), 경기가 125.7(+3.5p)입니다. 인천만 107.0으로 4.8포인트 내렸습니다. 비수도권도 108.8로 2.5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보합 국면에 머물러 있습니다. 전국 종합지수는 115.9로, 보합에서 상승 국면으로 넘어갔습니다.
반면 전세심리는 전국 113.0으로 0.2포인트 내렸습니다. 매매는 오르고 전세는 주춤한 이 격차가 중요합니다. 실거주 수요가 밀어올린 상승이 아니라, 매물이 줄었다는 사실 자체가 기대를 자극한 상승에 가깝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가격도 따라 움직였습니다. 7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올랐고, 서울은 0.30%, 경기는 0.23%였습니다. 지방은 0.01%에 그쳤고 제주·충남(-0.05%), 광주·대구(-0.02%)는 오히려 내렸습니다. 상승은 전국의 현상이 아닙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가
지금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은 수요가 폭발한 장세가 아니라, 공급이 잠긴 장세입니다. 두 장세는 겉보기 지표가 비슷하지만 결말이 다릅니다. 잠긴 매물은 언제든 다시 풀릴 수 있고, 풀리는 순간 얇은 거래량 위에 쌓인 가격은 지지대를 잃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몇 주간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7월 말 세제개편안의 최종 내용입니다. 지금의 매물 잠김은 상당 부분 "규칙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개편안이 확정되는 순간, 관망하던 매도자들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하반기 수급의 출발점이 됩니다.
둘째, 거래량입니다. 가격지수는 성사된 거래로 계산됩니다. 매물이 20% 줄어든 상태에서 나온 0.30%는, 매물이 충분한 상태에서 나온 0.30%와 의미가 다릅니다. 거래 건수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승률은 신뢰 구간이 넓습니다.
셋째, 금리의 방향성입니다. 이번 인상은 만장일치였습니다. 이견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 한 번으로 끝내겠다는 뜻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행은 가계신용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인상 근거로 직접 언급했습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 긴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변동금리 차주라면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친다는 가정 위에 자금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6월의 심리 반등은 실체가 있는 숫자이되 그 실체가 수요보다 매물 쪽에 있습니다. 매수를 검토 중이라면 "심리가 좋아졌으니 늦기 전에"보다, 세제개편 확정 이후 매물이 다시 나오는지를 한 번 확인하고 움직이는 편이 낫습니다. 매도를 고민 중이라면 반대로, 잠긴 매물이 한꺼번에 풀릴 때의 경쟁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지금의 얇은 시장은 양쪽 모두에게 정보가 부족한 시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