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오피스텔이 오른 것은 아닙니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올해 6월 서울 대형 오피스텔(전용 85㎡ 초과) 매매가는 1년 전보다 8.6%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초소형(30㎡ 이하)은 0.8% 내렸습니다. 같은 이름의 상품인데 크기에 따라 방향이 갈린 것입니다. 아파트값과 전셋값에 밀린 실수요가 향하는 곳은 원룸형 오피스텔이 아닙니다. 방 두세 개짜리 '아파텔'입니다.
거래는 늘었고, 증가분은 큰 평수에 몰렸다
서울경제와 아주경제가 9월 23일부터 26일 사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흐름이 분명합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1만8035건이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1만6662건보다 8.24% 늘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1만6192건과 비교하면 11.38% 증가입니다.
증가분의 중심은 전용 60㎡ 초과 면적대였습니다. 이 면적대의 거래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21.44% 늘었습니다. 가격지수도 같은 방향입니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전용 60㎡ 초과~85㎡ 이하는 7월 상승으로 돌아선 뒤 2개월 연속 올랐습니다. 85㎡ 초과는 지난해 10월 상승 전환 이후 11개월째 오르고 있습니다.
실거래가에서도 확인됩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 푸르지오 1차' 전용 117㎡는 7월 13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종전 최고가 11억1000만원보다 1억9000만원 높습니다. 경기 과천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 84㎡는 5월 7억7000만원에서 8월 11억2000만원으로 석 달 새 3억5000만원 올랐습니다. 신축 공급에서도 수요가 보였습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윤슬자이'(전용 114~203㎡) 651실에 3788건이 접수돼 평균 5.8대 1을 기록했습니다.
왜 지금 '큰 오피스텔'인가
배경은 아파트 쪽의 압박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9월 셋째 주 기준 84주 연속 올랐습니다. 올해 서울 임대차 거래 10건 중 7건이 월세였습니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3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 세 개가 필요한 가구가 같은 입지의 아파트를 사기 어려우면 넓은 오피스텔이 현실적인 차선책이 됩니다.
소형 오피스텔과 사는 사람이 다르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원룸형은 주로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 상품이었습니다. 금리와 공급 과잉에 약했습니다. 반면 중대형은 직접 들어가 살 사람이 삽니다. 학군과 직장 때문에 그 동네를 떠날 수 없는 가구가 매수합니다. 업계에서 "목동은 거주 목적의 고정 수요가 있는 시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런 수요는 월세 수익률보다 아파트와의 가격 차이를 봅니다. 그래서 아파트값이 오를수록 함께 오르는 구조가 됩니다.
공급도 따라붙고 있습니다. 4분기 전국 8곳에서 오피스텔 5666실이 분양 예정입니다. 인천 '청라 아크원 푸르지오' 987실(105~136㎡), 경기 성남 '힐스테이트 성남메트로블' 189실(74~95㎡) 같은 중대형 위주 단지가 포함돼 있습니다. 목동 CBS 부지에도 전용 60~80㎡ 중심의 오피스텔 244실이 계획돼 있습니다.
사기 전에 확인할 네 가지
첫째, 전용률입니다. 오피스텔은 통상 아파트보다 전용률이 낮습니다. 같은 '84㎡'라도 실제 쓰는 공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평면도와 실사용 면적을 아파트와 직접 비교해 보셔야 합니다.
둘째, 세금과 대출 규칙입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적용되는 취득세, 주택 수 산정, 대출 기준이 다릅니다. 주거용으로 쓰면 양도·보유세에서 주택 수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본인 상황을 기준으로 세무 상담과 대출 가능 금액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전세가율입니다. 8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86.31%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적은 돈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매매가가 조금만 내려도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세로 들어가신다면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지부터 확인하세요. 갭투자를 생각하신다면 매매가가 떨어졌을 때를 가정해 보셔야 합니다.
넷째, 되팔 때의 수요입니다. 지금 오르는 오피스텔은 학군·직주근접 수요가 뚜렷한 입지의 중대형입니다. 같은 중대형이라도 이런 수요가 없는 곳이면 아파트값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거래량이 적은 단지는 팔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오피스텔 시장 전체가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를 대신할 수 있는 크기와 입지를 갖춘 일부 상품만 오르고 있습니다. 아파텔은 '아파트보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고를 상품이 아닙니다. 가격 차이가 줄어드는 만큼 공간, 세금, 되팔 때의 조건까지 아파트와 같은 기준으로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