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지지옥션이 '2026년 7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내놨습니다. 헤드라인 숫자만 보면 경매 시장이 식은 것처럼 읽힙니다.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 85.4%. 전월보다 1.5%p 낮고, 16개월 만의 최저치입니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 안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1.0%였습니다. 넉 달 연속 100%를 넘겼습니다. 하나의 평균이 두 개의 시장을 덮고 있는 셈입니다. 전국 평균만 보고 "경매가 꺾였다"고 판단하면, 정작 응찰하려는 지역의 상황과는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전국 평균을 끌어내린 건 지방이었습니다
7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755건으로 전월 대비 1.5% 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물건이 계속 쌓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낙찰률은 오히려 37.3%로 3.8%p 올랐는데, 낙찰가율만 내려갔습니다. 팔리기는 더 팔렸는데 값은 덜 쳐줬다는 의미입니다.
하락분의 상당 부분은 지방 광역시에서 나왔습니다. 울산 낙찰가율은 78.7%로 한 달 만에 16.0%p 급락했습니다. 부산도 78.8%로 8개월 만에 70%대로 내려앉았습니다. 감정가 10억원짜리 물건이 7억8000만원대에 넘어간다는 뜻입니다. 이 정도 낙폭은 개별 물건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지역의 매매 호가 자체가 감정 시점보다 아래로 내려왔다는 신호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경매 감정가는 보통 입찰 6개월~1년 전에 매겨집니다. 감정 시점과 입찰 시점 사이에 시세가 빠진 지역에서는 낙찰가율이 구조적으로 낮게 찍힙니다.
서울은 강했는데, 사람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서울 수치를 뜯어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나옵니다. 진행 건수 180건으로 전월(150건)보다 20% 늘며 3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낙찰률은 34.0%에서 38.3%로 4.3%p 올랐습니다. 그런데 평균 응찰자 수는 7.2명에서 6.1명으로 1.1명 줄었습니다.
사람은 줄었는데 낙찰은 더 됐습니다. 이 조합은 '과열'이 아니라 '선별'에 가깝습니다. 구경하러 오는 응찰자가 빠지고, 살 물건을 정해놓고 오는 응찰자만 남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지지옥션 측도 서울 외곽의 중저가 단지, 특히 재건축·리모델링 기대가 붙은 물건에서 낙찰이 늘었다고 짚었습니다. 감정가 15억원 이하 구간에 수요가 몰린 것입니다. 대출 한도가 조여진 환경에서 자금 계획이 서는 가격대로 수요가 이동한 결과입니다.
경기도 낙찰률은 49.1%로 1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고(진행 812건, 낙찰가율 86.8%), 인천도 낙찰률 40.1%·낙찰가율 80.4%로 함께 올라왔습니다. 수도권은 서울 혼자가 아니라 경기·인천까지 온기가 번진 한 달이었습니다.
실전에서 봐야 할 세 가지
첫째, 전국 낙찰가율은 참고 지표가 아닙니다. 85.4%라는 숫자로 내 물건의 적정 입찰가를 역산하면 서울에서는 매번 패찰하고, 울산에서는 매번 비싸게 삽니다. 반드시 해당 시·군·구 단위 낙찰가율을, 그것도 최근 3개월치를 보셔야 합니다.
둘째, 감정가가 언제 매겨졌는지 확인하십시오. 사건 기록의 감정평가서 작성일과 오늘 사이의 간격이 길수록, 낙찰가율 숫자는 실제 시세와 멀어집니다. 지방처럼 시세가 빠지는 구간에서는 감정가의 80%가 여전히 비쌀 수 있고, 서울처럼 오르는 구간에서는 110%도 시세보다 쌀 수 있습니다. 기준은 감정가가 아니라 오늘의 실거래가입니다.
셋째, 응찰자 수 감소를 기회로 볼지 신호로 볼지 구분하십시오. 경쟁자가 줄었다는 건 낙찰 확률이 올라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남들이 안 들어오는 이유가 물건 자체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유치권 신고, 선순위 임차인, 법정지상권 여지 같은 항목은 응찰자 수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원인입니다. 응찰자가 유난히 적은 물건일수록 권리분석을 한 번 더 보셔야 합니다.
시장이 갈라지는 국면에서 평균값은 가장 위험한 숫자입니다. 7월 통계가 알려주는 건 "경매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지역별로 답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