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올해 들어 매매가보다 더 많이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8일 발표한 10월 첫째 주(5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전세가격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8.35%로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 8.31%를 0.04%포인트 웃돌았습니다. 누적 기준으로 전세가 매매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차이는 작지만, 87주째 이어진 매매 상승장에서 임대차 시장이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여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0.04%포인트, 작지만 방향이 바뀌었다
먼저 오해를 피해야 합니다.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비싸졌다는 뜻이 아니라, 올해 오른 폭이 전세 쪽이 더 커졌다는 뜻입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올랐습니다. 전주(0.09%)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오름폭이 확대된 것은 6주 만입니다. 전세는 0.16% 올라 전주와 같은 폭을 유지했습니다. 매매가 숨을 고르는 동안에도 전세는 꾸준히 올라, 주간 상승률에서 전세가 매매를 앞서는 흐름이 누적 수치의 역전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속도 차이는 작년과 비교하면 더 분명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전세 누적 상승률은 1.87%였습니다. 올해는 그 약 4.5배입니다. 전국 전세는 이번 주 0.09%, 수도권 0.15%, 지방 0.03% 올랐습니다.
성북 14.08%, 강남 2.24% — 오른 곳이 다르다
자치구별로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올해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북구(14.08%)이고, 노원구(13.52%), 강북구(10.94%), 성동구(10.84%), 도봉구(10.82%)가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강남구는 2.24%, 서초구는 3.87%에 그쳤습니다. 성북과 강남의 차이는 6배가 넘습니다.
이 지도는 매매 시장의 지도와 겹칩니다. 이번 주 매매가는 서대문구(0.36%), 강북구(0.35%), 금천구(0.34%), 도봉구(0.32%), 노원구(0.31%)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강남구(-0.34%), 서초구(-0.27%), 송파구(-0.19%)는 내렸고, 강남권 약세는 9주째입니다. 전세가 급하게 오른 지역에서 매매도 강한 것입니다.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전세 매물이 귀해지면서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임차인이 집을 매수하거나 인접 지역으로 전월세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저가 지역의 매매 강세 뒤에 전세난이 밀어 올린 수요가 있다는 해석입니다.
서초구도 참고할 만합니다. 이번 주 서초구 전세는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0.21% 내렸습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새 아파트가 들어오는 곳은 전셋값이 내려간다는 점에서, 지금의 상승이 공급 문제와 닿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왜 전세가 더 빨리 오르나
시장에서 꼽는 원인은 네 가지입니다.
- 입주 부족: 신규 입주 물량이 줄었습니다. - 계약갱신청구권: 기존 세입자가 눌러앉으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었습니다. -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의무 때문에 집을 사서 전세로 내놓기 어렵습니다. - 월세화: 전세가 월세로 바뀌면서 전세 매물이 더 줄었습니다.
금리도 변수로 보입니다. 기준금리는 지난 8월 3.00%로 오른 상태이고,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22일입니다. 대출 부담이 큰 구간에서는 매수를 미루고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세입자라면 계약 만기와 갱신청구권 사용 여부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갱신권을 이미 쓴 계약은 다음 만기에 시세대로 다시 맞춰야 하고, 상승률이 두 자릿수인 지역에서는 그 폭이 큽니다. 이달 서울에는 올해 월별 기준 최대인 57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초구 사례처럼 관심 지역 주변에 입주 단지가 있는지에 따라 협상 여지가 달라집니다.
매수를 고민하는 분이라면 전세가 올랐으니 사야 한다는 식의 결론은 경계하셔야 합니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를 받쳐주는 것은 맞지만, 강남권처럼 전세가 2~3% 오르는 동안 매매가는 내리는 곳도 있습니다. 누적 상승률은 평균이고, 단지별 실거래가와 전세가율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경매 입찰자라면 두 가지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전셋값 상승은 낙찰 후 임대 조건을 계산할 때 유리합니다. 다만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물건은 인수할 보증금이 계약 당시 금액이므로, 현재 시세가 아니라 매각물건명세서의 보증금과 전입·확정일자를 기준으로 따져야 합니다. 전세가 급등한 지역일수록 입찰 경쟁이 붙어 낙찰가율이 함께 오른다는 점도 수익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주간 통계는 표본 조사여서 실거래와 차이가 날 수 있고, 0.04%포인트는 한두 주 만에 뒤집힐 수 있는 격차입니다. 다음 주 통계에서 간격이 벌어지는지, 22일 금통위가 어떤 신호를 주는지 지켜보면 이번 역전이 일시적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한국부동산원 10월 1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10월 5일 기준), [파이낸셜뉴스](https://www.fnnews.com/news/202610081400303936), [뉴스핌](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1008000746), [데일리안](https://www.dailian.co.kr/news/view/1699389/87%EC%A3%BC-%EC%97%B0%EC%86%8D-%EC%98%A4%EB%A5%B8-%EC%84%9C%EC%9A%B8-%EC%95%84%ED%8C%8C%ED%8A%B8%EA%B0%92%EC%98%A4%EB%A6%84%ED%8F%AD-2026),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https://www.ar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7931), [글로벌이코노믹](https://www.g-enews.com/article/Real-Estate/2026/09/2026092909363851602aa6f4cdad_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