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뒤 본회의에서 멈춰 서 있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다시 움직입니다. 여야는 8월 20~21일 사이, 다음 주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쟁점은 하나로 좁혀졌습니다. 지금까지 공공 정비사업에만 열어준 '법적상한 용적률 초과' 카드를 민간에도 줄 것인가입니다.
43곳 중 25곳, 그리고 83.4%
현재 계류 중인 개정안의 뼈대는 지난 2월 국토위가 위원장 대안으로 의결한 내용입니다.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에 한해 법적상한 용적률의 130%까지, 그것도 3년 한시로 허용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그물이 너무 촘촘했다는 점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실제로 적용받을 수 있는 곳은 대상 공공 정비사업장 43곳 가운데 25곳에 그칩니다.
반면 공급의 실제 무게중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에서 착공된 주택 3만2119가구 중 민간 몫이 2만6789가구, 전체의 83.4%였습니다. 공급 절벽을 걱정하면서 정작 용적률 특례는 착공의 16%를 담당하는 쪽에만 준 셈입니다. 민간 확대안은 이 불균형을 겨냥합니다. 일반 재개발·재건축은 법적상한의 1.1배, 역세권 사업장은 1.3배까지 허용하자는 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습니다.
300%가 390%가 되면, 그다음이 문제입니다
숫자만 보면 파격적입니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상한 용적률 300%가 390%까지 올라갑니다. 하지만 조합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까지 지을 수 있나'가 아니라 '늘어난 만큼이 내 몫으로 남나'입니다.
도시정비법 제54조는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짓는 대가로 조건을 붙입니다. 법적상한용적률에서 정비계획 용적률을 뺀 용적률의 일정 비율 이상을 국민주택규모 주택으로 지어 넘겨야 합니다. 재건축은 법령상 30~50% 범위인데, 서울시는 조례로 50%를 적용해 왔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공급하는 주택의 토지는 무상으로 기부채납되고, 지자체는 건축비만 보상합니다.
여기서 두 번째 격차가 생깁니다. 정부 고시 기준 임대주택 인수가격은 ㎡당 약 174만원 수준인데, 서울 재건축 현장의 공사비는 ㎡당 3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40%가 넘는 이 차이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으로 메워집니다. 하우징헤럴드가 다룬 은마아파트 사례에서 임대 의무비율을 50%에서 30%로 낮췄을 때 추정 분담금이 4억6700만원에서 3억4700만원으로 약 1억원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래서 계류 중인 개정안에는 과밀억제권역 재개발의 초과 용적률 국민주택규모 의무비율을 50%에서 30%로 낮추는 내용도 함께 담겼습니다. 용적률 상향과 기부채납 완화는 한 세트로 봐야 의미가 생깁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가
첫째, 시행 시점입니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고, 시행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는 사업장부터 적용되는 구조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미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단지에는 소급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조합설립 이후 사업시행계획 수립 단계에 있는 구역이 가장 크게 움직일 자리입니다.
둘째, 공공기여 수준입니다. 서울경제 보도대로 구체적인 상향 폭과 공공기여 비율, 적용 제외 규정은 아직 조율 단계입니다. 1.3배를 받아도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임대로 내놓고 그 토지를 무상으로 넘긴다면, 사업성 개선 폭은 헤드라인보다 훨씬 얇아집니다. 법안 통과 기사에서 배율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입니다.
셋째, 조례와 심의입니다. 법이 상한을 열어도 실제 숫자는 시·도 조례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정해집니다. 8·13 대책에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이 75%에서 70%로 낮아졌듯, 절차는 계속 완화되는 방향입니다. 다만 완화된 절차가 개별 구역의 용적률로 번역되기까지는 조례 개정과 심의라는 두 단계가 더 남아 있습니다.
용적률은 숫자입니다. 그러나 조합원에게 남는 것은 그 숫자에서 기부채납과 공사비를 뺀 나머지입니다. 이번 본회의를 지켜보실 때도 1.1배와 1.3배라는 배율보다, 그 뒤에 붙는 조건을 먼저 읽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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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출처 - [서울경제 「[단독]민간 용적률 완화 논의 급물살…與野, 내주 도시정비법 처리」](https://www.sedaily.com/article/20081581) - [서울경제 「여야, 도시정비법 다음 주 처리 합의…재건축 용적률 상향 급물살」](https://www.sedaily.com/article/20081680) - [한국주택경제신문 「공공만 용적률 상향? 민간 재건축·재개발도 법적상한 1.3배 추진」](https://www.ar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2733) - [한국주택경제신문 「'공공정비사업 용적률 1.3배 상향' 도시정비법 국토위 통과」](https://www.ar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2939) - [하우징헤럴드 「서울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비율 50→30%…조합 분담금 줄어든다」](https://www.housinghera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