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에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을 한 세입자라면 올가을부터 만기가 차례로 돌아옵니다. 그 2년 사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은 5억5394만원에서 6억3662만원으로 올랐습니다. 8268만원, 14.9%가 오른 셈입니다. 파이낸셜뉴스와 서울신문이 인용한 한국부동산원 8월 통계를 보면 이번 수치는 직전 최고치였던 2022년 1월의 6억3424만원도 238만원 넘어섰습니다. 전세를 택하든 월세로 옮기든 세입자가 새로 마련해야 할 돈이 크게 늘었습니다.
평균도, 중간값도 8000만원 올랐습니다
평균값은 일부 고가 단지 때문에 올라갈 수 있어서 중위 전세가격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을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값은 4억8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 16.7% 올랐습니다. 상승률은 평균값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몇몇 비싼 단지가 평균을 끌어올린 것이 아니라 중간 가격대 전세도 함께 올랐다는 뜻입니다.
자치구별 차이도 큽니다. 송파구 평균 전세가격은 7억5734만원에서 9억4137만원으로 1억8403만원(24.3%)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상승률은 11.4%, 인천은 8.5%에 그쳤습니다.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옮기면 상승 부담은 줄일 수 있습니다. 대신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감수해야 합니다.
월세도 24.3% 올랐습니다
보증금 부담 때문에 월세로 옮기려는 세입자에게도 사정은 좋지 않습니다. 같은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32만원에서 164만1000원으로 32만1000원(24.3%) 올랐습니다. 월세 보증금은 49만원 남짓 내려 거의 그대로입니다.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매달 내는 돈만 늘어난 구조입니다.
그래서 전세금이 부족해 월세로 옮기는 것도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되기 어렵습니다. 2년 전 월세로 옮겼다면 이미 매달 32만원을 더 내고 있을 것입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월세 계약을 선호하는 흐름도 기사에서 함께 지적됐습니다.
이 흐름이 쉽게 꺾이기 어려운 이유
서울신문이 인용한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5년 약 4만9000가구에서 올해 약 2만4000가구로 절반이 됐습니다. 2027년에는 약 1만1000가구, 2028년에는 약 1만 가구로 더 줄어듭니다. 반면 서울 정비사업 207곳에서 2026~2030년에 이주해야 하는 가구는 약 17만9310가구로 추산됩니다. 이 가운데 78.7%가 2028~2030년에 몰려 있습니다. 새 아파트 공급은 줄고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는 뒤로 갈수록 커지는 구조입니다. 요즘 매매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집을 사지 않고 기다리는 수요가 전세로 남는다는 점도 전세가격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 오름폭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초구처럼 대단지 입주가 몰린 곳은 전세가격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다만 서울 전체로 보면 공급 공백이 적어도 2028년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일시적인 급등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만기를 앞둔 세입자가 확인할 것
첫째,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썼는지 확인하세요. 아직 쓰지 않았다면 한 번 계약을 연장할 수 있고, 이때 보증금 인상은 5% 이내로 제한됩니다. 5억5000만원대 전세라면 올려 줄 돈은 최대 2800만원 안팎입니다. 새로 전세를 구할 때 드는 평균 8268만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갱신 요구는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해야 하므로 날짜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이미 갱신권을 쓴 계약이라면 협상을 서두르세요. 이 경우 집주인은 시세대로 보증금을 올리거나 월세 전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매물이 적은 시기에는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세입자가 협상에서 불리해집니다. 인근 실거래가를 미리 조회해 두고,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할 전환율도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늘어난 보증금이 안전한지 확인하세요. 보증금이 커질수록 떼일 때의 피해도 커집니다. 재계약이든 새 계약이든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계약 전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2년 전보다 보증금이 8268만원 올랐다는 것은 서울 평균일 뿐입니다. 실제로 추가로 마련해야 할 돈은 거주 지역과 갱신권 사용 여부에 따라 몇백만 원에서 1억원 이상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 계약서의 만기일과 갱신권 사용 여부를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