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85주째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24일 발표한 9월 셋째 주(21일 기준) 주간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3% 올랐습니다.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오른 것인데요. 2020년 6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이어졌던 역대 최장 상승 기록(85주)과 같아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주 서울 전체 1위 상승 지역은 서대문구(0.44%)였고, 강남구는 0.42% 내렸습니다. 기록은 같지만, 2020년과는 판을 이끄는 지역이 다릅니다.
강남 3구는 7주째 내리고, 외곽이 끌어올렸다
이번 주 자치구별 수치를 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강남구 -0.42%, 서초구 -0.37%, 송파구 -0.14%로 강남 3구가 모두 내렸습니다. 머니투데이는 강남 3구가 7주 연속 하락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름세는 다른 곳에서 나왔습니다. 서대문구(0.44%)에 이어 동대문구·성북구(각 0.39%), 노원구(0.37%), 중랑구(0.36%), 도봉구(0.35%), 강북구(0.33%) 순이었습니다. 동북권과 서북권의 중저가 지역이 서울 평균을 끌어올린 셈입니다.
실거래 사례에서도 속도가 보입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서대문구 홍제동 '현대그린' 전용 84㎡는 8월 3일 6억8900만원에 거래된 뒤, 같은 달 29일 8억5000만원에 팔렸습니다. 한 달이 채 안 돼 1억6100만원이 오른 것입니다. 다만 한 건의 신고가가 그 단지의 시세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평형의 직후 거래가 이 가격을 이어받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영통구가 1.09%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수원 권선구(0.66%), 용인 기흥구(0.48%), 화성 동탄구(0.45%)도 강세였습니다. 반도체 벨트를 따라 가격이 오르는 모습입니다.
왜 중요한가 — 전세가 매매를 밀고 있습니다
외곽이 오르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전세를 꼽습니다. 같은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9% 올라 매매보다 상승폭이 컸습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662만원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2022년 1월(6억3424만원)을 넘어섰습니다.
공급은 줄어드는 쪽입니다. 머니투데이는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2만7158가구로 지난해(3만7103가구)보다 26.9% 적고, 전세 매물은 1년 새 13.3%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전세를 구하기 어렵고 값도 오르니, 비슷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중저가 지역에서 매수로 돌아서는 수요가 생깁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시장을 이끈 건 하급지"라며, 전세 공급 부족과 매수 수요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도 앞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6~2030년 서울 정비사업장 207곳에서 약 17만9310가구가 이주할 예정이고, 이 가운데 78% 이상이 2028~2030년에 몰려 있습니다.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시기와 이주 시기가 겹친다는 점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 금리, 그리고 '다음 거래'
변수는 금리입니다. 기준금리는 8월에 3%까지 올랐고,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정형 연 4.89~6.89%, 변동형 4.35~6.29%입니다. 2025년 12월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습니다. 강남권이 먼저 꺾인 데에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고가 주택부터 금리 부담이 반영된 영향도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께서 확인하실 점은 세 가지입니다.
- 86주째 기록 여부보다 상승폭을 보세요. 연속 기록은 상징일 뿐입니다. 서울 주간 상승률이 0.1%대에서 둔화하는지, 외곽 상승률이 강남 하락폭보다 커지는지가 더 중요한 신호입니다. - 외곽 급등 단지는 '다음 거래'로 검증하세요. 한 달에 1억원 넘게 뛴 단지는 후속 거래가 이어지지 않거나 호가만 앞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거래가 시스템에서 같은 평형의 최근 3~4건을 함께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 대출은 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르는 상황을 가정하고 계산하세요. 한국은행은 2분기 말 취약차주 비중이 6.8%로 소폭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외곽 중저가 주택을 사는 분들 중에는 대출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아,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85주라는 숫자는 2020년과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서울 전역이 함께 올랐고, 지금은 강남이 내리는 동안 외곽과 경기 남부가 전세난에 밀려 오르고 있습니다. 평균 상승률 하나만 보지 마시고, 내가 보는 지역이 어느 쪽에 속해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