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8월 전국에서 신고된 전월세 계약 가운데 68.5%가 월세였습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비중입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8월 164만1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 감소를 '메가트렌드'라고 표현했습니다. 전세가 줄어드는 것이 흐름이라면, 이제 따져 볼 것은 그 전환의 비용을 누가 얼마나 지느냐입니다.
월세가 늘었다기보다 전세가 먼저 줄었습니다
국토교통부 '8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8월 누계 월세 비중은 전국 68.5%로 1년 전보다 6.3%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서울 69.9%, 수도권 67.2%, 지방 71.0%로 지역을 가리지 않습니다. 유형별로는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가 80.6%, 아파트가 52.7%입니다. 보증부월세와 반전세를 포함한 수치이지만, 아파트에서도 월세가 절반을 넘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다만 이 숫자를 '월세 수요 급증'으로만 읽으면 곤란합니다. 7월 한 달 거래를 보면 전세는 1년 전보다 22.3% 줄었고, 월세도 8.6% 줄었습니다. 둘 다 줄었는데 전세가 훨씬 빨리 줄어 비중이 올라간 것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집계로 이달 8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27건으로 1년 전보다 13.7% 적고, 경기는 같은 기간 36.8% 줄었습니다. 세입자가 월세를 '고른' 면보다 전세를 '못 구한' 면이 더 큽니다.
보증금은 제자리, 매달 내는 돈만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164만1000원은 1년 전보다 약 14%, 2년 전(132만 원)보다 24.3% 오른 값입니다. 한 해로 치면 약 1970만 원입니다. 같은 2년 동안 평균 보증금은 1억9565만 원으로 0.3% 내렸습니다. 오른 임대료가 보증금이 아니라 매달 빠져나가는 돈에 실렸다는 뜻입니다.
전환의 값은 국회입법조사처 계산이 잘 보여 줍니다. 보증금 6억 원 전세에서 1억 원을 월세로 돌리면, 전월세전환율 4.5%와 정기예금 금리 3.5%를 가정할 때 세입자의 순부담이 연 약 100만 원 늘어납니다. 돌려받은 1억 원을 예금에 넣어 이자를 받아도 그렇습니다.
여기에 금리가 겹칩니다. 계약 기간 중이나 갱신 때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경우 적용되는 법정 전환율 상한은 '기준금리+2%포인트'입니다. 기준금리가 7월과 8월 두 차례 올라 3.00%가 되면서 상한도 4.5%에서 5.0%로 높아졌습니다. 보증금 1억 원당 월세 상한이 37만5000원에서 약 41만7000원으로 오른 셈입니다. 신규 계약에는 이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세입자·투자자가 확인할 것
세입자라면 집주인이 제시한 보증금·월세 조합을 전환율로 환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갱신 계약에서 전환율이 5.0%를 넘는다면 법정 상한을 초과한 것입니다. 보증금을 줄여 월세를 더 내는 선택은 목돈 부담과 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덜어 주지만, 고정 지출이 늘어 저축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을 함께 저울에 올려야 합니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려는 분에게는 셈법이 달라집니다. 월세 낀 집은 승계할 보증금이 작아 그만큼 자기 자금이 더 들어갑니다. 전세 보증금을 지렛대로 삼던 방식이 약해지고, 시세 차익보다 임대수익률이 판단의 중심으로 옵니다.
경매 입찰자는 월세 임차인이 있는 물건이 늘어난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인수할 보증금이 작아 보이더라도 매각물건명세서에서 전입일과 확정일자, 대항력 여부,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대상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금의 월세 수준이 계속된다고 가정한 수익률 계산도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비사업 구역 주변도 지켜볼 곳입니다. 이주가 시작되면 임차 수요가 한꺼번에 인근 시장으로 들어오는데, 전세 매물이 얇은 지금은 그 충격이 월세 가격으로 먼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음에 볼 숫자
세 가지입니다. 매달 말 국토부 주택통계의 월세 비중이 70%를 넘는지, 한국부동산원 월세 가격의 오름폭이 둔화하는지, 그리고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어떻게 정하는지입니다. 기준금리는 대출 이자뿐 아니라 전환율 상한까지 움직이기 때문에 세입자에게는 이중으로 영향을 줍니다. 전세가 줄어드는 방향은 정해진 듯하지만, 속도와 비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자료: 국토교통부 '2026년 8월 주택통계', 한국부동산원, [데일리안(10월 12일)](https://www.dailian.co.kr/news/view/1699442/), [글로벌이코노믹(10월 10일)](https://www.g-enews.com/article/Real-Estate/2026/10/202610101846085611112616b072_1), [데일리한국(10월 1일)](https://dai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1410557), [딜사이트(9월 30일)](https://dealsite.co.kr/articles/169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