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공동명의로 집 한 채를 가진 분들은 해마다 9월에 같은 고민을 합니다. 종합부동산세를 부부 각자 계산할지, 단독명의 1주택자처럼 한 사람 기준으로 계산할지 골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9월 13일, 올해 처음으로 국세청이 이 선택의 유불리를 직접 계산해 알려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세청 분석에서는 특례를 새로 신청하는 편이 유리한 사람이 약 5700명, 이미 신청한 특례를 취소하는 편이 유리한 사람이 약 2900명으로 나왔습니다. 같은 공동명의 1주택자인데도 답이 반대로 갈린 셈입니다. 신청·취소 기간은 9월 16일부터 30일까지입니다.
두 가지 계산법, 무엇이 다른가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종부세를 두 방식 중 하나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 특례를 신청하지 않으면: 부부가 각자 지분만큼 세금을 냅니다. 한 사람당 9억원씩, 합쳐서 최대 18억원을 공시가격에서 뺍니다. 대신 고령자 공제나 장기보유 공제는 받지 못합니다. - 특례를 신청하면: 단독명의 1주택자처럼 계산합니다. 공시가격에서 12억원만 빼지만, 나이와 보유기간에 따라 세액을 깎아줍니다. 고령자 공제는 만 60세 이상부터 20~40%, 장기보유 공제는 5년 이상부터 20~50%이며, 둘을 합쳐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이와 보유기간은 지분이 더 많은 배우자를 기준으로 봅니다.
즉, 기본공제를 넉넉히 받을지 세액 감면을 받을지 고르는 문제입니다. 2021년 이 제도가 생긴 뒤로 계산은 줄곧 납세자 몫이었습니다. 임 청장도 "생업에 바쁜 납세자가 직접 유불리를 따지고 판단해야 하는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집값이 높을수록 특례 쪽으로 기웁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단순 계산을 해봤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60%와 현행 세율만 넣었고, 재산세 중복분 공제와 농어촌특별세는 뺐으니 방향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공시가격 20억원, 부부 지분 절반씩인 경우 - 특례 미신청: 부부 각자 과세표준 6000만원 → 두 사람 합계 약 60만원 - 특례 신청: 과세표준 4억8000만원 → 공제 전 약 276만원. 공제 70%면 약 83만원, 80%면 약 55만원
이 경우에는 공제를 최대치인 80%까지 받아야 특례가 겨우 유리해집니다.
공시가격 30억원, 부부 지분 절반씩인 경우 - 특례 미신청: 두 사람 합계 약 384만원 - 특례 신청: 공제 전 약 840만원. 공제 60%면 약 336만원
공시가격이 30억원이면 공제율 60%만 받아도 특례 쪽이 낫습니다. 공시가격이 오를수록 기본공제 차이(18억원과 12억원)보다 감면율의 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공시가격이 높지 않거나 부부가 아직 젊고 보유기간이 짧다면 특례를 신청하지 않는 편이 대체로 유리합니다.
한 번 신청하면 계속 적용됩니다
2900명이 '취소가 유리하다'는 안내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특례는 한 번 신청하면 취소하기 전까지 다음 해에도 계속 적용됩니다. 그런데 공시가격과 나이, 보유기간은 해마다 달라집니다. 몇 년 전 신청할 때 맞았던 선택이 올해도 맞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국세청은 대상자에게 예상 세액을 모바일이나 우편으로 보냅니다. 기간 안에 홈택스에서 신청하거나 취소하면 11월 정기고지 때 더 유리한 세액으로 고지됩니다. 9월을 놓쳤더라도 12월 정기 신고기간에 한 번 더 바꿀 수 있습니다. 국세청은 특례를 몰랐거나 유불리를 따지지 못해 세금을 더 낸 사람도 찾아내 순차적으로 환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체크리스트: 올해와 내년은 다를 수 있습니다
첫째, 안내문이 오지 않았다고 안심하지 마십시오. 안내 대상은 국세청이 가진 자료로 골라낸 사람들입니다. 주소나 세대 구성처럼 자료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사정이 있다면 홈택스에서 직접 두 방식을 비교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 지분이 더 많은 배우자가 누구인지 확인하십시오. 특례를 적용하면 그 사람의 나이와 보유기간으로 공제율이 정해집니다. 지분이 같다면 누구를 기준으로 할지 고를 수 있습니다.
셋째, 내년 계산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세제개편안에는 비거주 1주택자 과세를 강화하고 장기보유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국회 심의가 남아 있고 세부 요건은 내년 초에 확정될 전망입니다. 올해 유리했던 선택을 내년에 다시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조치로 종부세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집, 같은 세법에서 계산법만 잘못 골라 세금을 더 내는 일은 줄어듭니다. 공동명의 1주택자라면 9월 30일 전에 두 방식의 세액을 한 번씩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