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서울에서 가압류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은 4918건으로, 1년 전보다 5.5% 늘었습니다. 도봉구는 136건에서 532건으로 뛰어 '외곽의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는 해석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월별로 나눠 보면 늘어난 몫은 거의 전부 도봉구의 9월 한 달에서 나왔습니다. 가압류는 경매보다 앞서 움직이는 지표이지만, 이번 통계는 그렇게 단순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늘어난 256건, 7~8월엔 오히려 줄었습니다
부동산 정보 앱 집품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3분기(7~9월) 서울 집합건물 가압류등기 신청 부동산 수는 491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62건)보다 256건 많았습니다.
월별 흐름은 고르지 않았습니다.
- 7월 1542건, 8월 1363건, 9월 2013건이었습니다. - 9월은 지난해 같은 달(1615건)보다 398건 늘었습니다. - 7~8월 합계는 2905건으로, 지난해(3047건)보다 142건 적었습니다.
분기 전체로는 증가였지만, 석 달 가운데 두 달은 감소였던 셈입니다. 자치구별로도 25곳 중 11곳만 늘고 14곳은 줄었습니다. 송파구는 348건에서 218건으로 130건(37.4%)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서초(-86건)·강동(-79건)·영등포(-63건)·동대문(-60건)이 뒤를 이었습니다.
도봉구 458건, 숫자가 말하지 않는 것
도봉구의 3분기 532건 가운데 458건이 9월 한 달에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62건이었습니다. 7~8월만 보면 올해도 지난해도 74건으로 같습니다.
도봉구의 9월 증가분은 396건으로, 서울 전체의 9월 증가분 398건과 거의 겹칩니다. 도봉구를 빼고 계산하면 서울의 9월 가압류는 1년 전보다 2건 늘었을 뿐이고, 3분기 전체로는 140건 줄었습니다. 은평구도 9월에 248건이 들어와 지난해 같은 달(61건)의 네 배였습니다.
이 통계가 세는 것은 '신청 건수'가 아니라 '부동산 수'입니다. 채권자 한 곳이 한 건물의 여러 호실에 가압류를 걸면 호실 수만큼 숫자가 올라갑니다. 발표 자료는 도봉구의 9월 급증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평소 수준이던 구에서 한 달 만에 수백 건이 늘어난 모양새는, 지역 전반의 가계 부실보다 특정 단지나 건물에 얽힌 분쟁일 가능성을 열어 두게 합니다. 이는 수치의 형태에서 나온 추정이며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 보도 역시 이 통계만으로 해당 지역의 집값이나 연체율 변화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압류는 경매에서 어떤 의미인가
가압류는 채권자가 소송에서 이기기 전에 채무자의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묶어 두는 절차입니다. 채권자가 본안 소송에서 이겨 집행권원을 얻으면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가압류가 경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근저당 실행으로 시작되는 임의경매보다 앞 단계의 신호로 읽힙니다.
권리분석에서도 가압류는 가볍지 않습니다.
- 말소기준권리: 등기부에서 가장 앞선 권리가 가압류라면 그것이 기준이 되고, 뒤에 설정된 권리는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 임차인: 가압류등기 뒤에 전입한 임차인은 낙찰자에게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 배당: 가압류가 근저당보다 앞서 있으면 두 채권자는 채권액에 비례해 나눠 받습니다. 뒤에 들어온 확정일자 임차인의 몫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10월 이후 수치입니다. 도봉·은평의 신청이 평소 수준으로 돌아가면 9월은 일회성 사건으로 정리됩니다. 높은 수준이 이어지면 그때는 지역 문제로 다시 봐야 합니다.
둘째, 구 단위 통계보다 개별 등기부입니다. 도봉·은평·동작권에서 전세나 매수를 앞두고 있다면 계약 직전에 등기부 갑구를 다시 떼어 가압류 유무와 청구금액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압류는 예고 없이 올라옵니다.
셋째, 경매 입찰자는 낙찰가율과 함께 봐야 합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도봉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103.1%로 감정가를 넘겼습니다. 응찰이 몰리는 지역일수록 매각물건명세서에서 선순위 가압류와 임차인의 순서를 따져 보는 과정을 건너뛰기 쉽습니다. 가압류 통계가 이번 분기에 알려 준 것은 지역의 위험도가 아니라, 물건마다 등기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