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66%까지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이 9월 30일 발표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 주담대 금리는 한 달 새 0.18%포인트 올라 2022년 11월(4.74%)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넉 달 연속 상승입니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9월에도 시장금리가 0.2%포인트 올랐다"며 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숫자는 이미 올라간 금리를 확인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예고이기도 합니다.
기준금리 두 번, 대출금리는 넉 달째 올랐습니다
이번 흐름은 기준금리와 함께 봐야 합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에 이어 8월 27일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00%로 정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좋아지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은 2.6%에서 3.3%로 높아졌고,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목표치 2%를 웃돌았습니다. 경기가 좋아지고 물가가 오르자 금리를 두 번 연속 올린 것입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먼저, 그리고 더 넓게 움직였습니다. 8월 주담대 금리를 유형별로 보면 고정형은 4.88%로 11개월째 올랐고, 변동형도 4.53%로 0.18%포인트 올랐습니다. 신용대출은 6.33%로 0.36%포인트 급등했고, 전세자금대출도 4.35%로 0.16%포인트 올랐습니다. 반면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14%로 오히려 0.02%포인트 내렸습니다. 그 결과 예대금리차는 1.19%포인트로 커졌습니다. 은행이 빌려줄 때 받는 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맡길 때 주는 금리는 그만큼 올리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 김성준 금융통계팀장은 금리가 낮은 정책대출보다 일반 은행 주담대의 취급 비중이 늘어난 점도 평균 금리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싼 정책자금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 수요가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0.18%포인트가 월 상환액에서 뜻하는 것
금리 변화는 퍼센트로 볼 때보다 금액으로 볼 때 더 크게 느껴집니다. 3억원을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빌린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금리가 4.48%라면 월 상환액은 약 151만원이고, 4.66%라면 약 155만원입니다. 한 달에 3만원 남짓, 1년이면 40만원 가까운 차이입니다. 금리가 4개월 전 수준에서 0.5%포인트 이상 올랐다면 차이는 월 10만원 안팎으로 커집니다.
더 중요한 것은 대출 한도입니다. 은행은 스트레스 DSR 규제에 따라 현재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상환 능력을 계산합니다. 적용 금리가 오를수록 같은 소득으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올봄에 계산해 둔 대출 한도는 지금 은행 창구에서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차주들은 고정금리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눈여겨볼 변화도 있습니다. 8월 신규 주담대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이 35.3%로 한 달 새 3.4%포인트 늘었습니다. 가계대출 전체의 고정금리 비중도 23.5%로 12개월 만에 반등했습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이 늘면서, 지금 금리를 고정해 두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한국은행의 신호도 같은 방향입니다. 8월 금통위원들이 제시한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에서는 21개 점 가운데 10개가 연 3.25%에, 6개가 연 3.50%에 찍혔습니다. 적어도 한 차례는 더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지금 봐야 할 것
첫째, 10월 22일 금통위입니다. 여기서 추가 인상이 나오면 고정·변동 금리 모두 한 단계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동결되더라도 9월에 오른 시장금리가 10월 말 발표될 9월 통계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둘째, 고정형과 변동형의 금리 차이입니다. 8월 기준 고정형이 0.35%포인트 더 높습니다.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신다면 이 정도 차이는 보험료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3~5년 안에 매도나 상환할 계획이라면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따져 보셔야 합니다.
셋째, 갭투자와 전세 레버리지입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4%대 중반에 가까워지면서 세입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부담은 전세 수요를 월세로 밀어내는 요인이 됩니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전략을 세우셨다면 보증금을 제때 다시 맞출 수 있는지부터 보수적으로 점검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금리는 집값을 곧바로 끌어내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가, 얼마를 빌려 살 수 있는지를 조용히 바꿔 놓습니다. 4.66%는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