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립니다. 시장의 예상은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린다는 것입니다. 인상이 현실화되면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첫 금리 인상이 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이 코앞인 지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간 0.30% 오르고 있습니다. 교과서대로라면 금리가 오르면 집값은 눌려야 합니다. 왜 반대로 가고 있을까요.
인상의 이유는 '집값'만이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방향을 튼 배경에는 네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3%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물가, 반도체가 끌어올린 경기 회복, 1,5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그리고 다시 늘어난 가계부채입니다.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신현송 총재가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 흐름의 예고편이었습니다.
중요한 건 부동산이 인상의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환율과 물가가 주된 동인이라면, 집값이 조금 꺾인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곧바로 완화로 돌아설 이유는 없습니다. 실제로 BNP파리바를 비롯한 해외 IB들은 10월에 한 차례 더 올려 연말 기준금리 3.00%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집값은 오르고 있나
7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전세가격은 0.12% 올랐습니다. 서울은 매매 0.30%, 전세 0.31%로 전국 평균의 세 배 가까이 뜁니다.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태에서도 시장이 버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공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서울에서 집값을 밀어 올리는 건 저금리가 아니라 물량 부족과 전세난입니다. 전세가 마르면 세입자는 매매로 넘어오고, 그 수요가 다시 가격을 지탱합니다.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 구조 자체를 되돌리지 못합니다. 시장에서 "이번 인상이 곧바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진짜 부담은 이미 와 있었습니다
오히려 실수요자의 체감을 좌우한 건 기준금리가 아니라 대출 규제였습니다. 2025년 7월부터 수도권에 적용된 스트레스 DSR 3단계로 대출 한도는 이미 줄었습니다. 여기에 2026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1.5%(전년 1.7%)로 조여졌고,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총량을 따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은행이 빗장을 걸어 잠글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여기에 금리라는 한 겹을 더 얹는 일입니다. 5대 은행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현재 연 4.4~7.3% 수준입니다. 인상이 반영되면 상단은 8%대를 넘볼 수 있습니다. 한도는 이미 줄었는데, 남은 한도의 이자마저 비싸지는 셈입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가
첫째, 16일 발표 그 자체보다 총재의 기자회견입니다. 0.25%포인트 인상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습니다. 관건은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신호입니다. 연말 3.00%가 기정사실이 되면 계산의 전제가 달라집니다.
둘째, 변동금리 차주라면 지금이 점검 시점입니다. 한 번의 인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 고정 전환의 손익을 지금 따져 봐야 합니다. 반대로 상단 8%를 두려워해 무리하게 고정으로 갈아타는 것도 답은 아닙니다. 본인의 잔여 만기와 상환 계획이 기준입니다.
셋째, 지역별로 갈릴 것입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규제와 스트레스 DSR이 맞물리면서 매입 수요가 줄어 거래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그 충격은 고르지 않습니다. 현금 여력이 있는 강남권·한강변은 방어력이 있지만,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외곽과 수도권 일부는 거래량부터 줄고 상승폭이 둔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 인상은 시장의 방향을 단번에 바꾸는 스위치가 아닙니다. 공급 부족이라는 상방 압력과 대출 규제라는 하방 압력이 맞부딪히는 지점에서, 누가 먼저 지치는가의 문제입니다. 7월 16일은 그 힘겨루기의 시작점일 뿐, 결론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