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3529건이었습니다. 7월 5855건에서 한 달 만에 39.7%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은 6조6786억 원에서 3조9729억 원으로 40.5%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로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첫째 주에도 0.12% 올라 87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거래는 줄었는데 가격은 아직 오르고 있습니다. 시장이 방향을 바꿀 때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라, 지금 어떤 지표를 봐야 하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숫자로 본 8월: 전국 19개월 만의 최저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8월 전국 부동산 매매는 7만2976건으로 7월(8만5163건)보다 14.3% 줄었습니다. 5개월 연속 감소이고, 2025년 1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적습니다. 거래금액도 28조8532억 원으로 23.1% 줄었습니다.
아파트는 감소 폭이 더 컸습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는 3만3546건으로 20.0% 줄었고, 세종(306건, +4.4%)을 빼면 모든 시도에서 감소했습니다. 서울(-39.7%) 다음으로 울산(-27.5%), 전남광주(-23.0%), 경기(-22.5%) 순으로 많이 줄었습니다. 조사 대상 9개 유형 가운데 거래가 늘어난 것은 상가·사무실(3139건, +23.5%)뿐이었습니다. 다만 상가·사무실도 거래금액은 61.8% 줄어, 시장이 살아났다기보다 소액 거래가 늘어난 것에 가깝습니다.
한 가지 짚어 둘 점이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0.7%만 적습니다. 금융위원회는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원인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전 거래의 잔금대출'을 꼽았습니다. 7월까지 유예 종료를 앞둔 거래가 몰렸다면, 8월 감소분 가운데 일부는 그 반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 달에 40% 급감"이라는 숫자만으로 시장이 무너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왜 거래가 먼저 줄었나: 금리 3.00%의 시차
반동만으로는 5개월 연속 감소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더 큰 배경은 금리입니다. 한국은행은 7월(2.50%→2.75%)과 8월(2.75%→3.00%)에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렸습니다. 기준금리가 3%대로 돌아온 것은 약 1년 9개월 만입니다. 한국은행 집계 8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4.66%로, 넉 달 연속 올랐습니다.
은행 창구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입니다. 5대 은행의 9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253억 원 늘었습니다. 8월 증가액(3조3319억 원)의 4%에도 못 미칩니다. 가계대출 전체로는 1조2852억 원 줄어 6개월 만에 감소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1.5%에서 3.0%로 올려 대출 여력은 늘었는데도 대출이 줄었습니다. 대출 한도보다 이자 부담이 먼저 수요를 막고 있다는 뜻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보통 거래량이 가격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매도자는 호가를 쉽게 내리지 않고, 매수자는 금리 부담 때문에 계약을 미룹니다. 이렇게 서로 기다리는 기간에는 거래가 줄어도 신고되는 몇 건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지금 서울 시장이 이런 상태로 보입니다.
서울 안에서도 갈렸다: 강남 하락, 외곽 상승
가격 지표를 자세히 보면 변화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10월 첫째 주 강남구는 0.34% 내려 12주 연속 하락했고, 서초구(-0.27%)와 송파구(-0.19%)도 내렸습니다. 반면 서대문구는 0.36% 올라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강북·금천·관악·도봉·노원구도 강세였습니다. 금리와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고가 지역이 먼저 내리고, 대출 한도 안에서 살 수 있는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 가고 있습니다.
전세는 흐름이 다릅니다. 같은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매매(0.12%)보다 많이 올랐습니다. 매수를 미룬 사람들이 전세에 머물면서 전세 수요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수요자·투자자가 볼 세 가지
첫째, 10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입니다.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9월 소비자물가가 2.9%였고 한국은행이 10월 물가를 3% 안팎으로 보고 있어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동결 자체보다 "추가 인상"이라는 표현이 남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둘째, 9월 실거래 신고분입니다. 실거래 신고 기한이 계약 후 30일이라, 9월 통계는 이달 말이 지나야 대부분 반영됩니다. 9월에도 서울 거래가 3000건대에 머문다면 8월 감소를 반동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때는 거래 감소가 하나의 추세가 된 것입니다.
셋째, 매도 호가와 경매 지표입니다. 거래 감소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지는 급매가 실거래가를 끌어내리는지, 그리고 경매 낙찰가율이 함께 내려가는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남권 하락이 12주를 넘어 외곽 상승세까지 약해진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입니다.
실수요자에게 거래가 줄어드는 시기는 협상 여지가 생기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다만 4%대 중반인 대출금리를 감당할 수 있을지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투자자, 특히 갭투자를 고려한다면 전셋값 상승에 기대기보다 금리가 한 번 더 오를 경우의 이자 부담을 먼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가격보다 거래가 먼저 식은 지금은 매수를 서두르기보다 다음 달 통계를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