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월 16일)부터 은행 창구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올랐습니다. 은행연합회가 어제 공시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3.43%로, 한 달 전 3.18%보다 0.25%포인트 높아졌습니다. 2022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국민은행 변동형 주담대는 연 4.64~6.04%, 우리은행은 5.00~6.20%, NH농협은행 6개월 변동형은 4.68~6.48%가 됐습니다. 주요 은행 금리 상단이 다시 6%를 넘은 것입니다. 기준금리 발표는 다음 주인데, 대출 금리는 그보다 먼저 움직였습니다.
기준금리보다 예금금리가 먼저 끌어올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정기예금·적금·은행채 등으로 돈을 조달할 때 드는 비용의 가중평균입니다. 이 지표가 오르면 여기에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이 그대로 따라 오릅니다.
이번 상승은 9월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올린 결과입니다. 법인세 납부 등으로 기업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자, 은행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개인 예금을 붙잡으려고 수신금리를 높였고, 그 비용이 대출 금리로 넘어왔습니다.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긴축이 있습니다. 한은은 연 2.50%였던 기준금리를 7월과 8월 연달아 0.25%포인트씩 올려 3.00%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날 나온 다른 코픽스 지표는 덜 올랐습니다. 잔액 기준은 3.15%(+0.10%포인트), 신잔액 기준은 2.79%(+0.08%포인트)입니다. 과거에 조달한 돈까지 함께 계산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화가 천천히 반영됩니다. 같은 변동금리 대출이라도 어떤 코픽스에 연동됐는지에 따라 이번 상승을 느끼는 정도가 다릅니다.
0.25%포인트는 한 달에 얼마인가
3억 원을 빌린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자만 따지면 0.25%포인트는 1년에 75만 원, 한 달에 6만 원 남짓입니다. 30년 원리금균등상환이라면 국민은행 하단 기준 월 상환액이 약 150만 원에서 154만~155만 원으로 늘어납니다. 큰돈은 아니어 보여도, 이 계산은 대출 한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스트레스 DSR은 금리를 기준으로 상환 능력을 따지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같은 소득으로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듭니다. 매수 예산을 대출 한도에 딱 맞춰 짜 둔 분이라면 계약 전에 은행 가심사를 다시 받아 보셔야 합니다.
세입자도 영향을 받습니다. 국민은행의 주택금융공사 보증 전세대출 금리는 4.23~5.63%에서 4.48~5.88%로 함께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 10월 둘째 주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8%, 전국은 0.11% 올랐습니다. 전셋값과 전세대출 이자가 동시에 오르면, 같은 집에 계속 살아도 갱신 때 드는 비용이 양쪽에서 늘어납니다.
기존 차주는 시점이 조금 다릅니다. 6개월·12개월 변동형은 금리가 바뀌는 날에 그때의 코픽스로 다시 계산됩니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 금리 변동일이 돌아오는 분이라면 지금 수치가 다음 이자 고지서에 찍힌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음 주 금통위, '동결'이어도 끝난 게 아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22일 열립니다. 시장은 동결을 유력하게 봅니다. 신현송 총재도 국정감사에서 앞선 두 차례 인상으로 "시간을 좀 벌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8월 공개된 점도표에서 금통위원들이 찍은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3.25~3.50%였고, 현 수준 3.00%는 5개뿐이었습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번 회의를 '매파적 동결'로 예상했고, 현대차증권은 11월과 내년 1분기에 한 번씩 더 올려 3.50%에서 긴축이 끝날 것으로 봤습니다. 중동전쟁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까지 올랐고, 한·미 금리차도 다시 1.00%포인트로 벌어졌습니다.
시장은 아직 금리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올라 88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강남·서초가 내리는 사이 분당(0.79%)과 노원·중랑 같은 외곽 지역이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다만 외곽 중저가 아파트는 대출 비중이 높은 매수가 많은 곳이라, 금리가 오를 때 가장 먼저 부담을 느끼는 곳이기도 합니다.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10월 13일 기준 621조8905억 원으로 이달 들어 4922억 원 늘었습니다. 대출 수요는 아직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22일 금통위 결과보다 그 뒤에 나오는 총재 발언과 '11월 인상' 신호입니다. 둘째, 11월 중순 발표될 10월분 코픽스입니다. 예금금리 인상이 9월로 끝났는지는 그 숫자로 확인됩니다. 셋째, 지금 대출을 받는다면 변동형과 5년 고정·혼합형의 금리 차이입니다.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기에는 당장 낮은 금리보다 앞으로 상환액이 얼마나 흔들릴지를 기준으로 고르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