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7월과 8월에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려 연 3.00%로 만들었습니다. 두 달 동안 0.5%포인트를 올린 셈입니다. 그런데 한국부동산원 10월 둘째 주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올랐습니다. 전주 0.12%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두 주 연속 커졌습니다. 상승은 88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주에 금융위원회는 9월 가계대출이 9개월 만에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출은 줄었는데 집값 오름폭은 커진 것입니다.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이 두 숫자를 어떻게 함께 읽어야 할지 정리했습니다.
줄어든 건 신용대출, 주담대는 늘었습니다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2000억원 줄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줄었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기타대출이 5조5000억원 줄었고, 그중 신용대출이 3조원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3조3000억원 늘었습니다. 8월 4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을 뿐, 늘어난 건 같습니다.
금융위는 감소 원인으로 주택 거래와 입주 물량 감소를 들었습니다. 분기 말 부실채권 정리, 명절 상여금 같은 계절적 요인도 함께 꼽았습니다. 금리 인상 효과만으로 대출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1~9월 누적 증가액은 36조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증가액 38조원에 가깝습니다. 금융위도 "안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강남은 내리고 외곽과 경기 남부는 오릅니다
서울 평균만 보면 시장 전체가 달아오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구별로 보면 방향이 갈립니다. 강남구(-0.35%), 서초구(-0.27%), 송파구(-0.21%)는 6주 연속 함께 내렸습니다. 반면 강북 14개구는 0.31% 올랐습니다. 중랑(0.42%), 성북(0.41%), 서대문(0.40%), 도봉(0.39%), 노원(0.37%)이 상위권입니다.
경기는 0.26% 올라 시도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성남 분당(0.79%), 군포(0.72%), 수원 영통(0.69%), 화성 동탄(0.66%), 광명(0.62%)이 크게 뛰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전세 만기를 맞은 세입자와 20~30대 첫 주택 구입자가 의왕·군포 같은 지역으로 옮겨 간 영향으로 봅니다.
정리하면 금리 인상은 대출 규모가 크고 현금 여력이 필요한 고가 시장에서 먼저 체감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 한도 안에서 살 수 있는 중저가 단지와 비규제 지역은 아직 영향을 덜 받고 있습니다. 다만 강남권 약세에는 세제와 규제 변화도 함께 작용했기 때문에, 금리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22일 금통위, '동결'보다 다음 말을 들으셔야 합니다
뉴스1이 증권사 전문가 10명에게 물은 결과, 10명 모두 이번 달 동결을 예상했습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서 2%대로 내려와 급하게 올릴 이유가 줄었습니다. 신현송 총재도 국정감사에서 7·8월 인상으로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습니다. 주된 전망은 11월과 내년 1분기에 한 번씩 더 올려 최종금리가 3.50% 안팎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3.75%까지 열어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종금리를 정할 때 집값과 가계부채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 여부보다 다음 세 가지를 보셔야 합니다.
- "추가 인상" 표현이 남는지: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추가 인상 여지가 그대로 있다면, 대출금리가 지금 수준에서 내려오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 수도권 집값에 대한 언급: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집값을 금융안정 위험으로 직접 짚는다면, 11월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셔야 합니다. - 소수의견: 동결하더라도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면 시장은 다음 인상을 더 빨리 반영합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지금 점검할 것
첫째, 대출 공급 자체는 생각보다 막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증가율 1.5%에서 3.0% 수준으로 높였습니다. 이주비·중도금·잔금 같은 집단대출은 별도로 관리합니다. 재개발 이주나 신축 잔금을 앞둔 분들이 걱정하는 '연말 대출 절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입니다. 10월 19일부터는 보금자리론 결혼 페널티 해소와 청년 특례 전세대출보증도 시행됩니다.
둘째, 대출이 나오느냐와 감당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기준금리가 3.50%까지 오른다면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 부담은 지금보다 더 커집니다. 한도를 꽉 채운 매수, 특히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라면 금리가 0.5%포인트 더 오른다는 가정에서 월 상환액과 전세 재계약 조건을 다시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셋째, 지금 오르는 지역이 계속 오를지는 금리보다 거래량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외곽과 경기 남부의 상승이 실거주 수요인지 단기 매수인지는 주간 가격보다 월별 거래 건수와 매물 증감으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금리를 올려도 집값이 바로 꺾이지는 않습니다. 대출과 집값 두 숫자가 엇갈리는 지금은 평균보다 지역별 차이를, 이번 결정보다 다음 결정에 대한 신호를 보셔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