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월요일(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 동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온비드에서 압류재산 2812건, 1조1522억 원어치를 공매에 부칩니다. 바로 전주(12~14일)에도 3485건, 1조3666억 원 규모가 나왔습니다. 이번 회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1928건입니다. 전체의 68.6%, 열 건 중 일곱 건 가까이가 이미 감정가의 70% 이하에서 출발합니다. 싸 보이는 가격표 뒤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법원 경매에 익숙한 분이 공매에서 놓치기 쉬운 점은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2812건, 무엇이 나왔나
압류재산 공매는 세금을 내지 못한 사람의 재산을 국가나 지자체가 압류하고, 이를 캠코가 대신 파는 절차입니다. 캠코는 최근 5년 동안 이 공매로 체납세액 1조6347억 원을 거둬들였습니다.
이번 2812건 가운데 2731건이 부동산입니다.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토지(임야 포함) 1469건: 부동산의 절반이 넘습니다. - 주거용 건물(아파트·주택) 678건: 이 중 321건이 수도권입니다. - 상가·업무용 건물 453건 - 산업용·기타 특수용 건물 30건
나머지 81건은 자동차, 물품, 권리·증권 같은 동산과 기타 자산입니다. 개찰 결과는 22일에 발표됩니다.
70% 이하가 많은 이유 — 1주와 10%
공매는 가격이 내려가는 속도가 법원 경매와 다릅니다. 국세징수법 제87조에 따르면 유찰된 물건을 다시 공매할 때마다 최초 공매예정가격의 10%씩 값을 낮추고, 최초 가격의 50%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캠코 공매는 이 재입찰을 1주 간격으로 진행합니다. 계속 유찰되면 한 달 남짓 만에 감정가의 절반 가까이까지 내려가는 셈입니다. 법원 경매는 한 번 유찰될 때 보통 20~30%씩 떨어지지만, 다음 매각기일까지 한 달 안팎이 걸립니다.
그래서 감정가 70% 이하라는 말은 대체로 이미 세 번 이상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할인으로 읽기 전에 시장이 왜 세 번이나 지나쳤는지를 먼저 따져 보셔야 합니다.
법원 경매와 다른 세 가지
첫째, 명도입니다. 캠코는 이번 공고에서도 임차인이 있는 물건은 명도 책임이 매수자에게 있다고 따로 경고했습니다. 법원 경매에는 대금을 낸 뒤 신청할 수 있는 '인도명령'이라는 간이 절차가 있습니다. 공매에는 이런 제도가 없어서, 점유자가 나가지 않으면 명도소송까지 가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이는 고스란히 낙찰가에 더해지는 비용입니다.
둘째, 잔금 기한입니다. 국세징수법 제84조는 대금 납부기한을 매각결정일부터 7일 이내로 정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30일 범위에서 늘릴 수 있습니다.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르실 계획이라면 물건별 공고에 적힌 기한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잔금을 내지 못하면 매각결정이 취소되고, 이미 낸 보증금은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셋째, 취소 가능성입니다. 체납자가 밀린 세금을 내거나 서류 송달이 안 되면 입찰 전에 공매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현장조사에 들인 시간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 유찰된 이유를 먼저 찾으십시오. 점유자가 있는지,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지 살펴보시고, 토지라면 지분 물건인지, 도로에 접해 있는지, 용도 규제가 어떤지를 공부(등기부·토지이용계획)와 현장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번 물건의 절반 이상이 임야 등 토지라는 점을 기억해 두십시오. - '감정가 대비'보다 '시세 대비'로 계산하십시오. 감정 시점과 지금 사이에 시세가 움직였을 수 있습니다. 명도에 드는 비용과 기간까지 더한 총비용을 최근 실거래가와 비교해야 실제로 얼마나 싼지 알 수 있습니다. -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회차에 유찰된 물건은 다음 주에 10% 더 낮은 가격으로 다시 나옵니다. 22일 개찰 결과에서 어떤 유형이 팔리고 어떤 유형이 남았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다음 입찰의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공매의 가격표는 빠르게 내려갑니다. 하지만 낮아진 가격만큼 매수자가 직접 풀어야 할 문제는 늘어납니다. 1928건이라는 숫자는 기회의 크기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장이 망설였다는 기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