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연 3.18%였습니다. 6월(3.05%)보다 0.13%포인트 오르며 넉 달 연속 상승했고, 2024년 12월(3.22%)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은 속도입니다. 3월 2.81%에서 시작해 4월 2.89%, 5월 2.90%, 6월 3.05%, 7월 3.18%. 넉 달 동안 0.37%포인트가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은 7월 16일 단 한 번, 0.25%포인트였습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를 기다리지 않았다
코픽스는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씨티 등 8개 은행이 실제로 돈을 조달한 금리의 가중평균입니다. 예·적금과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가 오르고, 그것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핵심은 은행의 조달금리가 기준금리 발표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장은 인상을 예상하는 순간부터 은행채 금리에 반영합니다. 실제로 코픽스는 기준금리가 2.50%로 묶여 있던 4·5·6월에도 계속 올랐습니다. 7월 인상은 이미 절반쯤 진행된 흐름에 도장을 찍은 셈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7월 16일 인상분은 아직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7월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7월 한 달 치 조달을 평균한 값이라, 인상 이후 보름치만 담겨 있습니다. 8월 코픽스(9월 중순 공시)에는 한 달 전체가 들어갑니다. 지금 보이는 3.18%는 종착점이 아니라 경유지라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코픽스는 이르면 8월 19일부터 신규 변동금리에 적용됐습니다. KB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6개월) 주담대 금리는 4.25~5.65%에서 4.38~5.78%로, 우리은행은 4.56~5.76%에서 4.69~5.89%로 조정됐습니다. 상단이 6%에 근접했습니다.
그런데 서울 집값은 아직 오르고 있다
이상한 대목은 여기입니다. 조달금리가 넉 달 내리 오르는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동향에서 서울은 8월 1주 0.26%, 8월 2주 0.21% 올랐습니다. 오름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플러스이고, 전국(8월 2주 매매 0.08%·전세 0.09%)도 상승세입니다.
금리와 집값이 곧바로 반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상승분이 아직 잔액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7월 잔액 기준 코픽스는 3.00%, 신잔액 기준은 2.65%로 신규취급액(3.18%)보다 낮습니다.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의 실제 부담은 몇 달에 걸쳐 천천히 따라옵니다. 둘째,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이자보다 한도입니다. 스트레스 DSR 3단계에서 스트레스 금리 1.5%포인트가 얹히면, 금리 자체보다 빌릴 수 있는 총액이 먼저 잘립니다.
즉 금리 인상의 효과는 "비싸서 못 산다"보다 "덜 빌려줘서 못 산다"의 형태로 먼저 나타납니다. 오름폭 축소는 그 초기 신호로 읽을 만합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8월 27일 금통위가 첫 갈림길입니다. 7월 인상이 만장일치였다는 점은 위원회 내부에 반대 기류가 거의 없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올라간다면 9월·10월 코픽스는 3.3~3.4%대를 향하고, 변동금리 상단은 6%를 넘어섭니다. 동결이라면 8월 코픽스에 7월 인상분이 마저 반영되는 선에서 한 차례 더 오른 뒤 진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동과 고정의 계산도 다시 해야 합니다.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는 6개월마다 갱신됩니다. 올봄 2.9%대 코픽스로 실행한 대출이라면, 올가을 첫 갱신 때 0.3%포인트 안팎이 한꺼번에 올라옵니다. 3억 원 기준 연 90만 원 수준입니다. 남은 만기가 길고 갱신이 임박했다면 고정형 전환 여부를 계산해볼 시점입니다.
경매·정비사업 쪽에서는 조달비용의 시차를 봐야 합니다. 임의경매는 연체가 누적된 뒤에야 개시되므로, 오늘의 금리가 물건 수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반년 이상이 걸립니다. 올봄부터 시작된 상승분이 실제 유입으로 나타난다면 그 시점은 올겨울 이후입니다. 정비사업 조합의 사업비 대출 역시 코픽스나 은행채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아, 분담금 재산정 논의가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지금 시장은 금리 인상의 1회차를 지나고 있을 뿐입니다. 숫자가 이미 다 반영됐다고 가정하고 판단하면 반 박자 늦습니다. 8월 27일과 9월 중순 코픽스 공시, 이 두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두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