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출은 금리보다 먼저 "그 은행 창구가 이번 주에 열려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민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은행 13곳이 2025년 1월부터 올해 8월 11일까지 스스로 건 가계대출 제한 조치는 149회였습니다. 이 수치는 이달 5일 공개됐고, 8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대출 규제의 일관성 문제로 다시 다뤄졌습니다(한국금융신문 12일 보도). 집을 사는 분에게도, 낙찰 잔금을 치러야 하는 분에게도 대출이 '되는지'가 변수가 됐다는 뜻입니다.
나흘에 한 번꼴로 바뀐 문턱
149회는 상품과 접수 채널별로 합산한 숫자입니다. 집계 기간 588일로 단순히 나누면 나흘에 한 번꼴입니다. 다만 채널별로 세었기 때문에 한 번의 결정이 여러 건으로 잡혔을 수 있습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29건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각 25건이었습니다. 세 곳을 합치면 79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습니다. 부산은행 12건, 신한은행 10건이 뒤를 이었고, 전북은행은 2건이었습니다.
조치는 크게 세 갈래였습니다.
-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중단: 하나은행은 7월 1일, KB국민은행은 6월 26일부터 중단했습니다. -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접수 중단: 하나은행이 8월 7일 신규 접수를 한시적으로 멈췄습니다. - 한도 축소: KB국민은행은 7월 10일 주담대 최대한도를 3억 원으로 낮췄고, 신용대출 한도도 줄였습니다.
넉 달 만에 두 배가 된 총량 목표
은행이 문턱을 자주 고친 배경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4월 1일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잡았습니다. 지난해 증가율 1.7%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은행들이 한도를 일찍 소진하면서 접수 중단과 '대출 오픈런'이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8월 13일 금융 종합대책에서 목표를 3.0%로 올렸고, 증가 여력은 약 30조 원에서 약 60조 원으로 늘었습니다.
국감에서 한 의원은 넉 달 만의 상향을 '미세조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거시건전성 정책 자료도 제시했습니다. 2004~2024년 주택대출 규제 조정은 한국이 30건이었고, 독일과 일본은 없었으며 미국과 영국은 각 1건이었습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대출 규제가 없었다면 집값이 더 올랐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공급과 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만큼 대출 규제의 효과만 따로 재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더 올려야 한다는 정무위원장의 질의에는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문턱이 다시 움직일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잔금 날짜가 정해진 분들이 볼 것
MCI·MCG 가입 여부를 먼저 물어보십시오. 이 보험이 막히면 소액임차보증금만큼, 지역에 따라 수천만 원이 대출 가능액에서 빠집니다. 한도는 보험이 안 되는 경우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경매 입찰자는 대출 가능 여부를 입찰 전에 확인하십시오. 이번 자료에 경락잔금대출이 따로 집계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낙찰 대금은 통상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된 뒤 한 달 안쪽으로 내야 합니다. 기한을 넘겨 재매각으로 넘어가면 최저매각가격의 10%인 입찰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그 사이 은행 한 곳의 접수가 닫힐 수 있으니 두 곳 이상에서 취급 여부와 한도를 받아 두시기 바랍니다.
정비사업 조합원과 분양 계약자는 협약 은행 일정을 확인하십시오. 8·13 대책 당시 발표와 보도에 따르면 이주비·중도금·잔금 같은 집단대출은 별도 목표로 관리하지만 전체 3% 안에는 포함됩니다.
4분기 변수를 감안하십시오. 총량은 연간 목표로 관리됩니다. 목표가 올라 숨통은 트였지만, 연말로 갈수록 여력이 줄어드는 은행이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금리 0.1%포인트 차이보다 '그날 실제로 실행되는지'가 더 큰 위험입니다. 계약서나 입찰표에 서명하기 전에 대출 경로를 하나 더 준비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고: [한국금융신문(10.12)](https://www.fntimes.com/html/view.php?ud=2026101121044130055e6e69892f_18) · [연합뉴스·파이낸셜뉴스(10.5)](https://www.fnnews.com/news/202610050548381173) · [이투데이(10.5)](https://www.etoday.co.kr/news/view/263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