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이면 "서울 아파트값 ○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사가 나옵니다. 이 숫자를 만드는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가 다시 국정감사 쟁점이 됐습니다. 쟁점은 거래가 거의 없는 주에도 가격을 매기는 방식이 믿을 만하냐는 것입니다. 정부는 2023년 말 개편 연구를 맡겼고, 그 연구는 지난해 6월에 끝났습니다. 그로부터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토교통부는 10월 18일 "전문가 의견을 더 듣겠다"고 밝혔고, 일정도 정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거래 없는 주에도 값이 매겨지는 구조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2013년부터 주간 아파트 매매·전셋값을 발표해 왔습니다. 전문 조사원이 전국 3만2000여 가구 표본을 놓고 '지금 시장에서 거래될 만한 가격'을 매주 산정합니다. 실제 계약이 있으면 반영하지만, 없으면 호가와 인근 시세를 참고해 조사원이 판단합니다.
10월 15일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이헌욱 부동산원장도 이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주간에는 거래가 충분하지 않은데도 가격을 정해야 해서 "조사자의 전문적인 역량이 발휘되는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장기 추세는 실거래가격지수와 비교해 타당한 범위 안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원은 외부 검증과 AI 시세 활용으로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엇갈리는 의견, 미뤄지는 결정
국토부가 그동안 검토한 방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조사는 유지하되 공표를 멈추는 방안, 다른 하나는 조사·공표를 격주로 바꾸는 방안입니다. 지난해 국감에서 이미 언급된 선택지입니다. 머니투데이 보도로는 국토부가 이번에 조사 방식, 공표 주기, 보조 지표 추가 여부까지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결정이 늦어지는 데는 의견이 갈리는 탓도 있습니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국감에서 "전문가들은 통계상 한계 때문에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고, 국민과 공인중개사는 공표를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영국의 대표 공공 주택가격지수는 월간 단위입니다. 반면 국내 수요자는 매주 나오는 숫자에 익숙해졌습니다.
시점도 미묘합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주간 통계 기준으로 88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국토부도 10월 18일 보도참고자료에서 같은 계열의 숫자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강남·서초가 10주 연속 하락했고, 서울 매물은 약 7만4000건으로 연초보다 30% 늘었으니 "하향 안정 신호"라는 것입니다. 상승을 말하는 쪽도, 진정을 말하는 쪽도 같은 주간 통계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편 논의가 정책 평가 문제와 얽혀 더 조심스러워진 측면이 있습니다.
독자가 봐야 할 것: 숫자의 '해상도'
통계가 어떻게 바뀌든, 수요자와 투자자가 지금 챙길 점은 분명합니다.
첫째, 주간 변동률은 방향을 보는 지표로만 쓰세요. 0.1%대 등락은 거래 몇 건이나 조사원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거래가 줄어든 시기에는 오차가 커집니다. 국토부 자료로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월 이후 대체로 줄었습니다.
둘째, 가격 판단은 단지별 실거래가로 하세요. 실거래가는 계약 후 30일 안에 신고하면 되므로 한두 달 늦게 보입니다. 대신 실제로 돈이 오간 가격입니다. 같은 평형, 비슷한 층의 최근 3~6개월 거래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주간 지수보다 정확합니다.
셋째, 경매 입찰가를 정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가는 감정 시점의 가격이고, 주간 변동률은 지역 평균입니다. 입찰가는 해당 단지의 최근 실거래와 인근 낙찰 사례를 함께 놓고 정해야 합니다. 재개발 조합원 분담금이나 종전자산 평가를 따질 때도 지역 평균 상승률보다 개별 거래 근거가 중요합니다.
넷째, 개편 발표가 나오면 '언제부터 무엇이 끊기는지' 확인하세요. 공표 주기가 격주나 월간으로 바뀌면 과거 주간 시계열과 바로 비교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주간 지표에 기대 온 분석은 기준을 다시 잡아야 합니다.
매주 나오는 숫자는 편리하지만, 해상도가 높다고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결론을 미루는 동안에도 독자가 기준으로 삼을 데이터는 실제 계약서에 찍힌 가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