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잠시 줄었던 은행 가계대출이 10월 들어 다시 늘고 있습니다. 10월 2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83조4397억 원으로, 9월 말보다 2조6058억 원 많습니다. 9월에는 1조2852억 원이 줄어 6개월 만에 감소했지만, 그 흐름이 한 달 만에 끝났습니다. 같은 주 국정감사에서는 대출을 묶어온 '총량관리'에 법적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대출 수요는 다시 커지는데 이를 누르는 수단은 논란에 휩싸인 상황입니다. 연말에 돈을 빌릴 계획이 있다면 지금 상황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담대 증가폭, 9월의 8배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주택담보대출입니다. 10월 22일까지 주담대 잔액은 622조3978억 원으로 9995억 원 늘었습니다. 9월 한 달 증가액이 1252억 원이었으니 약 8배입니다. 전세대출은 오히려 3719억 원 줄었으므로, 주담대 증가는 주로 집을 사는 데 쓰인 대출로 봐야 합니다.
은행권은 세 가지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서울 강북과 경기 남부의 집값 상승, 가을 이사철 수요, 새 아파트 입주에 따른 집단대출 집행입니다. 강남·서초는 약세지만, 외곽과 중저가 지역은 값이 오르면서 매수자가 마련해야 할 돈도 커졌습니다. 신용대출도 1조1210억 원 늘어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습니다. 증시가 조정을 받는 동안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전체 금융권 통계로 보면 아직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9월 동향에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2000억 원 줄어 9개월 만에 감소했습니다. 다만 주담대만 따로 보면 같은 달에도 3조3000억 원 늘었습니다. 줄어든 것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었고, 주담대는 계속 늘고 있었습니다.
국감에 오른 '총량관리'
정부는 4월 1일 「202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정했습니다. 지난해 목표 1.7%보다 낮습니다. 연말마다 반복되던 '대출 절벽'을 막겠다며 월별·분기별 목표를 두고, 지난해 목표를 넘긴 기관에는 불이익을 줬습니다. 목표를 크게 초과한 새마을금고는 올해 순증 목표가 0원입니다.
이 방식의 법적 근거가 이번 국감에서 문제가 됐습니다. 10월 19일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총량관리의 근거를 묻는 질의에 "직접적인 규제 조항은 없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22일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과 '그림자 규제'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총량관리가 은행별 사정에 따른 "자율 형식"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이 원장은 "우리나라처럼 DSR이 이렇게 관대한 나라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여당에서도 DSR·LTV를 엄격하게 적용하라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총량관리가 약해지면 그 자리를 DSR 같은 개인별 규제가 채울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인 강화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금리는 엇갈리고, 연말 창구는 좁다
금리도 함께 봐야 합니다. 한국은행은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긴축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23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4.42~6.795%로, 하단이 9월 말보다 0.07%포인트 올랐습니다. 코픽스가 3.18%에서 3.43%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은행채 5년물을 따르는 혼합형(고정)은 4.62~6.993%로 0.28%포인트 내렸습니다. 지금은 고정형이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은행권은 앞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거론합니다.
연간 목표 한도도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7월 초에 이미 5대 은행이 연간 목표의 약 80%를 썼다는 보도가 있었고, 일부 은행은 이때부터 주담대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중단했습니다. 10월에 대출이 다시 늘면서 남은 두 달 동안 은행들이 창구를 더 좁힐 수 있습니다.
무엇을 봐야 할까
첫째, 11월 중순께 나올 금융위원회의 10월 가계대출 동향입니다. 주담대 증가폭이 9월보다 크게 늘었다면 추가 관리 조치가 나올 수 있습니다. 둘째, 금융위원장이 말한 총량관리 '보완'이 DSR 강화로 이어지는지입니다. DSR이 강화되면 소득 대비 대출 한도가 직접 줄어듭니다. 셋째, 은행별 연말 접수 제한 공지입니다.
경매 투자자와 정비사업 조합원은 더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경락잔금대출은 일반 가계대출이라 은행 한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연말에 낙찰을 받을 계획이라면 대금 납부기한 안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주비·중도금 같은 집단대출은 총량관리 대상에서 빠집니다. 10월에도 4812억 원 늘었습니다. 다만 8·13 대책 이후 별도 관리 대상이라 조건이 바뀔 수 있으니, 조합 공지와 은행 협약 내용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