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낙찰가율이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아진 9월, 노원·도봉·강북에서는 감정가보다 1억 원 넘게 비싼 낙찰이 이어졌습니다. 숫자만 보면 과열입니다. 그런데 낙찰가를 감정가가 아닌 최근 실거래가 옆에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낙찰가율이라는 지표가 무엇을 재는지 다시 짚어볼 때입니다.
평균은 내렸는데 외곽은 100%를 넘었다
지지옥션의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4.7%로 전월(97.0%)보다 2.3%포인트 내렸습니다. 지난해 2월(91.8%) 이후 최저입니다. 낙찰률도 37.1%에서 35.3%로 낮아졌습니다.
자치구별로는 정반대 그림이 나옵니다. 강북구 109.6%, 노원구 107.4%, 구로구 106.3%, 도봉구 103.1%로 중저가 지역은 감정가를 웃돌았습니다. 초고가 대형 아파트가 감정가의 70%대에 팔리며 평균을 끌어내린 것과 대조적입니다.
시사저널e가 10월 12일 전한 개별 사례는 더 구체적입니다.
- 도봉구 창동주공3단지 전용 79㎡: 9월 8일 감정가 7억4900만 원 물건이 8억9308만 원(119.2%)에 낙찰됐고 12명이 응찰했습니다. 9월 29일에는 감정가 7억4800만 원 물건이 9억2365만 원(123.5%)에 팔렸습니다. 2위 입찰가와의 차이는 854만 원이었습니다. - 노원구 중계그린 전용 49㎡: 감정가 5억5100만 원보다 1억2020만 원 높은 6억712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로는 121.8%입니다. - 노원구 상계주공16단지 전용 45㎡: 감정가보다 6700만 원 높은 4억550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창동주공3단지 두 건은 모두 한 번도 유찰되지 않고 첫 기일에 팔렸습니다.
감정가는 길게는 2년 전 가격입니다
낙찰가율은 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값입니다. 문제는 분모인 감정가가 매겨진 시점입니다. 창동주공3단지 두 물건은 2024년 11월과 2025년 4월에, 중계그린과 상계주공16단지는 지난해 10~11월에 감정평가를 받았습니다. 감정에서 매각까지 약 10개월에서 1년 11개월이 걸린 셈입니다.
그사이 시세가 움직였다면 감정가는 과거의 값입니다. 최근 실거래가와 견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 중계그린 49㎡: 낙찰가 6억7120만 원은 9월 실거래가 6억8000만 원보다 880만 원 낮습니다. - 상계주공16단지 45㎡: 낙찰가 4억5500만 원은 8월 실거래가 4억5000만 원보다 500만 원 높습니다. - 창동주공3단지 79㎡: 6월 실거래가는 8억8000만 원이었고, 4~5월에는 9억 원대 거래도 있었습니다.
감정가 대비 20% 안팎의 웃돈이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수백만 원 차이로 줄어듭니다. 다만 세 건 모두 시세보다 싸게 산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직전 거래가를 넘겼습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낙찰가율이 높다고 반드시 비싸게 매입한 것은 아닌 만큼 최근 실거래가와 권리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입찰표를 쓰기 전에 볼 것
첫째, 감정평가 시점입니다. 감정평가서 첫 장의 '가격시점'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승기에 오래된 감정가는 실제보다 싸 보이고, 하락기에는 반대로 비싸 보입니다. 기준은 감정가가 아니라 같은 단지·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와 현재 매물 호가입니다.
둘째, 낙찰가 밖의 비용입니다. 창동주공3단지의 9월 8일 낙찰 물건은 8월 기준 관리비 체납액이 약 900만 원이었고, 중계그린에도 약 92만 원이 밀려 있었습니다. 판례상 낙찰자가 넘겨받는 것은 체납 관리비 중 공용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연체료는 승계되지 않습니다. 입찰 전에 관리사무소에서 공용·전유 내역을 나눠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점유자가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명도 비용과 시간도 듭니다. 이 비용을 더하면 실거래가와 비슷한 낙찰가는 사실상 시세보다 비싼 매입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경쟁의 쏠림입니다. 노원구는 9월 진행된 아파트 11건 중 10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90.9%였습니다. 도봉구는 42건 중 6건만 팔렸는데도 평균 응찰자가 9.7명이었습니다. 팔릴 만한 물건에만 사람이 몰린다는 뜻입니다. 이런 물건에서는 1·2위 차이가 수백만 원에 그치기 쉽습니다. 상한선을 미리 정하고 현장 분위기에 맞춰 올리지 않는 원칙이 필요합니다.
지표를 읽는 순서
낙찰가율은 시장의 온도를 보여주는 편리한 숫자이지만, 싸게 샀는지를 알려주는 숫자는 아닙니다. 서울 평균 94.7%와 강북구 109.6%가 같은 달에 함께 나왔다는 사실은 평균값만으로 시장을 읽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실수요자라면 감정 시점, 최근 실거래가, 낙찰 후 비용의 순서로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이 세 가지를 거치고도 남는 차액이 경매로 얻는 실제 이익입니다.
참고: [연합뉴스(10월 7일)](https://v.daum.net/v/20261007111600776) · [한국경제(10월 7일)](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078119i) · [시사저널e(10월 12일)](https://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424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