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려 연 3.00%가 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집값 전체가 함께 식을 것이라고 보기 쉽습니다. 그런데 9월 첫째 주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다르게 나왔습니다. 강남구는 0.35% 내렸고, 수원 권선구는 0.4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같은 수도권에서 같은 금리를 적용받는데 방향이 반대로 갈린 셈입니다. 이 차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금리는 이미 '올리는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고, 8월 27일에 다시 3.00%로 올렸습니다. 8월 회의에서는 위원 7명 중 6명이 인상에 찬성했고, 황건일 위원 1명이 동결 의견을 냈습니다. 한은이 제시한 6개월 뒤 기준금리 전망의 중간값은 3.25%입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열어 둔 것입니다.
배경은 물가와 대출입니다.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고, 같은 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4조원 늘어 잔액이 952조5000억원이 됐습니다. 대출금리에도 이미 반영되고 있습니다.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월 2.77%에서 7월 3.18%로 올랐습니다. 8월분 코픽스는 오늘(15일) 오후 은행연합회에서 공시되고, 은행들은 보통 다음 날부터 신규 대출 금리에 반영합니다.
같은 주, 강남은 내리고 경기 남부는 올랐습니다
9월 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0%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전주(0.22%)보다 오름폭이 줄었습니다. 오름폭을 줄인 건 강남3구였습니다. 강남구(-0.35%)와 서초구(-0.30%)는 5주 연속 내렸고, 송파구도 -0.02%로 21주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습니다. 반대로 강북구(0.46%)와 도봉구(0.43%) 같은 중저가 지역은 강하게 올랐습니다. 강북 14개구 평균 상승률은 0.33%로, 강남 11개구(0.08%)의 네 배였습니다.
서울 밖에서는 경기 남부가 두드러졌습니다. 수원 권선구(0.48%), 수원 영통구·하남시(각 0.47%), 성남 분당구(0.41%)가 전국 상승률 상위에 올랐습니다.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면서 직장과 가까운 지역에 실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무주택 임직원에게 최대 5억원을 연 1.5%에 빌려주는 사내 주택대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변동금리 주담대가 7월 중순 KB국민은행 기준 연 4%대 초반~5%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 차이가 큽니다.
다만 강남 약세를 금리 탓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원은 "일부 지역에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며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시행된 뒤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커진 영향을 더 크게 봅니다. 금리는 방향을 정한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약해진 곳을 더 누르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실수요자·투자자가 확인할 세 가지
첫째, 내 대출이 어떤 금리를 따라가는지 확인하세요. 변동금리라면 코픽스가 오르는 만큼 6개월 또는 12개월마다 이자가 늘어납니다. 한은 전망대로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르면 조달금리도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매수를 검토 중이라면 지금 금리가 아니라 0.25~0.5%포인트 높은 금리로 원리금을 계산해 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둘째, 상승률 상위 지역일수록 누가 사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경기 남부 강세는 특정 산업 종사자의 소득과 저리 대출이 떠받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사내대출 효과가 지역 전체보다는 직장과 가깝고 상품성이 좋은 중소형 신축 단지에 몰릴 것으로 봅니다. 같은 동네라도 단지별로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으니, 주간 변동률만 보고 추격 매수하는 것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셋째, 다음 일정을 달력에 적어 두세요. 8월 코픽스 공시(9월 1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매주 목요일), 다음 금통위(10월 22일)가 차례로 나옵니다. 강남3구 하락이 6주째로 이어지는지, 경기 남부 상승폭이 금리 반영 뒤에도 유지되는지가 가을 시장의 방향을 보여 줄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는 시기라고 모든 지역이 같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세금 부담이 큰 고가 주택은 먼저 흔들리고, 소득과 자금 조달이 받쳐 주는 지역은 버팁니다. 결국 지금 봐야 할 건 평균 집값보다 내가 사려는 집을 누가, 얼마의 금리로 사고 있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