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법정에서 두 개의 시장이 열렸습니다. 한쪽에서는 물건 다섯 개 중 넷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유찰됐고, 다른 한쪽에서는 하나의 물건에 스물한 명이 번호표를 뽑았습니다. 2026년 7월 셋째 주 경매장의 풍경은 '뜨겁다'거나 '차갑다'는 한 단어로 요약되지 않습니다. 평균이라는 숫자가 실제 온도를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균은 확실히 식었습니다
경매 권리분석 플랫폼 요이땅의 집계를 보면, 7월 16일 전국 법원경매에 나온 물건 1672건 가운데 실제 매각된 것은 320건이었습니다. 매각률은 19.14%. 다섯 건 중 한 건만 새 주인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평균 낙찰가율은 55%에 그쳤고, 한 물건에 붙은 평균 응찰자는 세 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숫자만 보면 경매 시장은 분명히 위축돼 있습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자금 여력이 빠듯한 응찰자들이 몸을 사리는 국면입니다. 감정가는 몇 달 전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지는데, 그사이 관망세가 짙어진 지역에서는 감정가 자체가 부담스러운 가격표가 됩니다. 그래서 유찰이 쌓이고, 한 번 두 번 값이 깎인 뒤에야 낙찰되는 물건이 늘어납니다. 평균 55%라는 숫자는 그 결과입니다.
그런데 한 물건엔 스물한 명이 붙었습니다
같은 통계 안에 정반대의 장면이 들어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나온 한 다세대주택에는 21명이 몰렸고, 감정가의 159.76%에 낙찰됐습니다. 감정가보다 약 60%를 더 얹은 값입니다. 평균 경쟁률의 일곱 배가 넘는 인원이, 평균 낙찰가율의 세 배에 가까운 가격을 써낸 것입니다.
이 간극이 지금 경매장의 진짜 얼굴입니다. 시장이 통째로 뜨겁거나 식은 게 아니라, 물건별로 온도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입지가 분명하고 재건축·재개발 기대가 실린 물건, 역세권으로 개발 시나리오가 그려지는 물건에는 자금이 몰려 감정가를 훌쩍 넘깁니다. 반면 개발 기대도 임차인 정리도 애매한 물건은 값을 아무리 깎아도 응찰자가 붙지 않습니다. 평균이라는 한 줄로는 이 양극단이 지워집니다.
서울은 5주 만에 꺾이고, 경기는 16주 최고
지역으로 내려가면 흐름은 한층 선명해집니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서울 낙찰가율은 7월 둘째 주 93.2%로, 한 주 만에 10.1%포인트 급락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 아래로 내려온 것은 5주 만입니다. 대출 규제와 고금리의 무게가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먼저 반영된 결과입니다.
반대로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은 90.9%로 16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성남 분당, 안양 동안, 용인 수지, 화성 동탄 같은 선호 주거지에서는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밀려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 문턱이 낮은 경기 핵심지로 옮겨간 흐름으로 읽힙니다. 여기에 서울에서도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낙찰가율은 112.8%까지 치솟아, '작고 접근 가능한' 물건으로의 쏠림이 뚜렷합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평균 낙찰가율에 시장 전체를 맡기지 마십시오. 55%라는 숫자는 '싸게 살 수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좋은 물건과 나쁜 물건이 갈라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관심 지역·유형을 좁혀 그 구간의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를 따로 확인해야 실제 경쟁 강도가 보입니다.
둘째, 감정가의 '나이'를 확인하십시오. 감정 시점과 지금 시세가 벌어져 있으면,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착시가 됩니다. 감정가 100%가 실제로는 시세보다 싼 경우도,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셋째, 과열 물건일수록 권리분석이 먼저입니다. 감정가의 160%를 써낸 자리에는 개발 기대만 있는 게 아니라, 인수해야 할 권리나 명도 리스크가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남들이 몰린다는 사실 자체는 안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경매장이 갈라진 지금일수록, 평균이 아니라 그 한 건의 서류를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