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시작된 첫 주, 규제를 받은 동네가 더 올랐습니다. 7월 1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동시 지정된 용인 기흥구는 그 주에 0.56% 올랐습니다. 2021년 8월 이후 약 5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구리시는 0.64%로 2020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상승폭이 꺾이기는커녕 전주보다 각각 0.17%포인트, 0.34%포인트 더 벌어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 7월 1주(7월 6일 기준) 통계입니다. 규제지역 지정이 "일단 눌러놓고 본다"는 신호였다면, 시장은 그 신호를 다르게 읽은 셈입니다.
규제는 왜 첫 주에 작동하지 않았나
이번 규제의 구조를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7월 1일부터 적용된 것은 대출 규제입니다. 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내려갔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집값에 따라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25억원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잘렸습니다. 반면 실입주 의무가 붙는 토지거래허가제는 7월 5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나흘의 틈이 있었고, 그 앞뒤로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계약이 몰렸습니다. 통계에 잡힌 첫 주 상승률에는 지정 발표 직후의 막차 수요가 상당 부분 섞여 있다고 봐야 합니다.
또 하나, 이 세 곳이 오른 이유가 애초에 대출이 아니었습니다. 동탄구는 올해 2월 일반구로 분리된 뒤 6월 넷째 주까지 넉 달여 만에 11% 넘게 올랐습니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배후에 둔 지역들입니다.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에게 LTV 40%는 결정적 장벽이 아닙니다. 대출을 조이면 대출로 사려던 사람만 걸러집니다. 이번 규제가 실수요자에게 더 아프고 자금력 있는 매수자에게 덜 아픈 규제라는 지적은 여기서 나옵니다.
옆 동네에서 벌어진 일
정작 더 눈여겨볼 숫자는 규제 바깥에 있습니다. 같은 주 수원 영통구가 1.19% 올랐습니다. 규제지역 세 곳을 통틀어도 동탄구(1.29%)에만 뒤지는 상승률입니다. 영통은 기흥과 생활권을 나눠 쓰는 동네입니다. 남양주는 0.21%로 상승폭이 확대됐는데, 구리와 붙어 있습니다. 광명 0.44%, 분당 0.48%도 같은 주에 기록됐습니다.
풍선효과는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오래된 부작용입니다. 이번에도 순서는 익숙합니다. 한 곳을 묶으면 수요가 옆 동네로 넘어가고, 옆 동네가 규제지역 턱밑까지 따라붙으면 정부는 다시 그곳을 묶습니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경기도 규제지역 인접 18곳으로 흘러든 매매 대금은 규제 이후 7개월간 15조원을 넘었습니다. 규제 전보다 150%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도미노는 이미 여러 번 목격된 패턴입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지금 봐야 할 것
첫째, 규제지역 첫 주 통계는 그대로 믿지 마십시오. 지정 직전 체결된 계약이 시차를 두고 신고되기 때문에, 규제의 실제 효과는 빨라야 7월 하순, 현실적으로는 8월 통계부터 드러납니다. "규제해도 오르더라"는 결론을 이번 주 숫자로 내리는 것은 이릅니다. 반대로 8월에도 상승폭이 유지된다면, 그때는 진짜 신호입니다.
둘째, 풍선효과를 노린 진입은 시간이 짧습니다. 영통·남양주·오산·평택으로 수요가 옮겨간 것이 통계에 잡혔다는 뜻은, 국토교통부도 같은 통계를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은 발표 즉시 시행됩니다. 대출을 끼고 들어갔다가 지정과 함께 LTV가 40%로 잘리면, 잔금 계획부터 무너집니다. 비규제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매수를 서두르는 것은, 규제 확대 속도와 경주하는 일입니다.
셋째, 토지거래허가제의 실입주 의무를 계산에 넣으십시오. 동탄·기흥·구리에서 7월 5일 이후 매수하면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을 실거주해야 합니다(2027년 12월 31일까지).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는 사실상 막혔고, 세를 놓아 이자를 감당하려던 계획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경매로 낙찰받는 경우에도 취득 이후의 이용 의무는 따져봐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 시장이 보내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대출 규제는 사는 방법을 바꿀 뿐, 사고 싶은 마음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7월 말로 예고된 세제 개편안이 보유세와 거래세의 균형을 어떻게 다시 잡느냐가, 이번 규제의 성패를 결정할 다음 변수입니다. 그때까지의 숫자는 아직 중간 집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