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부터 수도권 대부분의 땅이 다시 한 번 '허가 구역'이 됐습니다. 국토교통부가 8월 20일 공고를 통해 외국인 등의 주택 거래를 대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했고, 적용 기간은 2026년 8월 26일부터 2027년 8월 25일까지 1년입니다. 지정 면적은 서울 605.21㎢, 경기 6243.97㎢, 인천 477.91㎢를 합쳐 총 7327.09㎢. 서울은 25개 자치구 전역, 경기는 고양·과천·광명·성남·수원·용인·하남·화성 등 23개 시·군, 인천은 계양·남동·미추홀·부평·연수·검단·영종 등 상당수 지역이 포함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압도적입니다. 그런데 이 규제가 겨냥하는 거래량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올해 1~4월 외국인의 주택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은 692건이었습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249건, 미국인 228건 순이었습니다. 7327㎢라는 면적과 692건이라는 거래량 사이의 간극이, 이번 조치의 성격을 그대로 말해줍니다. 이건 거래를 막는 규제가 아니라, 거래의 '조건'을 바꾸는 규제입니다.
6㎡를 넘으면 전부 — 면적 기준은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허가가 필요한 면적 기준은 도시지역 주거지역 6㎡ 초과, 상업·공업지역 15㎡ 초과입니다. 6㎡는 두 평이 채 안 되는 넓이입니다. 아파트든 다세대든 단독주택이든, 현실에서 이 기준을 밑도는 주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지정 구역 안의 모든 주택이 허가 대상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허가 대상 주체도 넓습니다. 외국 국적 개인과 외국 법인은 물론, 외국인이나 외국 법인이 자본금의 2분의 1 이상 또는 의결권의 2분의 1 이상을 가진 국내 법인까지 포함됩니다. '국내에 설립된 법인'이라는 외형만으로는 규제를 비켜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번 지정은 외국인 등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허가구역입니다. 내국인 전체에게 적용되는 강남·서초·송파·용산 등의 토지거래허가제와는 근거와 범위가 다릅니다. 뉴스 제목만 보고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이 됐다"고 읽으시면 안 됩니다.
진짜 핵심은 '4개월'과 '2년'입니다
허가를 받아 주택을 취득한 외국인은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그 주택에 입주해야 하고, 이후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집니다. 이 두 숫자가 이번 조치의 실질입니다.
실거주 2년이 붙는 순간, 전세를 끼고 사는 이른바 갭투자와 매입 후 임대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집니다. 매수 자체를 금지한 게 아니라, '살지 않으면서 보유하는' 방식을 차단한 것입니다. 앞서 서울의 외국인 주택 거래가 2024년 9~12월 496건에서 2025년 같은 기간 243건으로 51% 줄어든 것도, 금지가 아니라 이 조건 부과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이미 보유한 10만8231호는 그대로입니다
한 가지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은 총 10만8231호이고, 이 중 중국인 소유가 6만1439호로 절반을 넘습니다. 미국인 2만3187호, 캐나다인 6542호, 대만인 3392호가 뒤를 잇습니다. 서울에만 2만4541가구가 있습니다.
허가제는 앞으로의 취득에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이미 보유 중인 물건의 임대나 처분에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재고 10만호에 대해 이번 조치가 직접 건드리는 부분은 없다는 점을, 시장 영향을 가늠할 때 함께 놓아야 합니다.
경매·재개발 실무에서 볼 것
첫째, 경매 취득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법원 경매를 통한 취득은 허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 해석입니다. 다만 이번 외국인 대상 지정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와 집행법원에 개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제도 설계가 다른 만큼, 통설을 그대로 대입하는 건 위험합니다.
둘째,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입니다. 재개발·재건축 구역에서 외국 자본이 과반인 법인 명의로 물건을 매입하려는 경우, 이제 허가 절차가 선행됩니다. 매매계약 일정과 조합원 자격 취득 시점 사이의 간격이 벌어질 수 있어, 계약서에 허가 불허 시 해제 조항을 넣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셋째, 1년 뒤입니다. 이번 지정은 2027년 8월 25일에 만료됩니다.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1년 단위 연장이 이뤄졌습니다. 항구적 제도가 아니라 갱신형 규제라는 점, 그리고 갱신 여부가 매년 시장 상황에 따라 재검토된다는 점을 전제로 장기 계획을 세우시는 게 맞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7327㎢라는 숫자에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바뀐 것은 대상 지역의 크기가 아니라, 그 안에서 외국인이 집을 사는 방식입니다. 사서 빌려주는 길이 막혔고, 사서 사는 길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