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에도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8월 6일 발표한 8월 1주(3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서 서울은 0.26% 상승해 전주(0.25%)보다 오름폭이 소폭 커졌고, 77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구별로 쪼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강남구는 0.01%, 서초구는 0.02%였습니다. 사실상 멈춰 선 수치입니다. 반면 중구는 0.54%, 중랑구는 0.52%였습니다. 같은 주, 같은 도시에서 50배 넘는 격차가 벌어진 겁니다.
강북 0.36% 대 강남 0.17%
권역으로 묶어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강북 14개 구 평균은 0.36%, 강남 11개 구 평균은 0.17%였습니다. 강북이 강남의 두 배가 넘습니다. 강북권에서는 중구(0.54%)와 중랑구(0.52%)에 이어 성북구(0.49%), 노원구(0.46%), 서대문구(0.43%)가 상위권을 채웠습니다.
강남권은 정반대입니다. 강남구 0.01%, 서초구 0.02%는 통계적으로 보합에 가깝고, 송파구도 0.20%에서 0.15%로 오름폭이 줄었습니다. 강남 3구가 서울 평균을 끌어올리던 국면이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수도권 전체는 0.17%, 전국은 0.09%로 역시 전주보다 소폭 확대됐습니다. 경기에서는 용인 기흥구(0.52%), 성남 분당구(0.43%), 광명시(0.42%)가 강세였고, 화성 동탄은 0.15%에서 0.21%로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구리시는 0.18%였습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들에서도 상승이 이어졌다는 뜻입니다.
6억 언저리에서 벌어지는 일
왜 이런 역전이 생겼을까요. 핵심은 대출 한도와 세금이 걸리는 지점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고가 구간에서는 8월 3일 발표된 2026 세제개편안이 관망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거주용 1주택은 종부세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 부담이 줄지만, 비거주 1주택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집니다. 시가 30억원부터 보유세가 오르고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는 중과가 예고됐으며, 이 개편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됩니다. 셈이 복잡해진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결정을 미루면서 거래가 얇아진 겁니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의 남혁우 연구원도 "복잡해지면서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대로 대출 한도 축소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6억원 안팎 구간에는 무주택 1인가구와 신혼부부 같은 실수요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실제 거래에서도 확인됩니다. 중랑구 신내동 신내우디안1단지 전용 84㎡는 8억8500만원에 손바뀜해 2024년 8월보다 1억1000만원이 올랐고, 묵동 신내대림아파트 126㎡는 12억8000만원으로 5월 기록가보다 8000만원 뛰었습니다.
전세가 같이 오르고 있다는 점
간과하기 쉬운 대목은 전세입니다. 같은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5% 올라 2주 연속 같은 폭을 유지했습니다. 상승 상위 지역은 성북구(0.49%), 노원구(0.42%), 금천구(0.38%)로, 매매가 뛴 곳과 거의 겹칩니다. 경기에서도 기흥구 0.54%, 동탄 0.28%, 구리 0.25%로 매매와 전세가 함께 움직였습니다.
매매만 오르면 전세가율이 떨어져 갭이 벌어지지만, 전세가 나란히 오르면 갭은 유지되거나 좁아집니다. 강북·경기 남부의 상승이 투기적 갭 확대보다 실거주 수요와 임대차 수급에 기반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다만 전세가 매매를 밀어 올리는 구조는 전세가 꺾이는 순간 되돌림 압력도 함께 커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강남구·서초구가 다음 주에 마이너스로 내려가는지입니다. 0.01%와 0.02%는 방향이 바뀌기 직전의 숫자입니다. 서울 평균이 계속 오르더라도 상단이 꺾이면 시장의 성격 자체가 달라집니다.
둘째, 강북권 상승률이 0.5%대를 유지하는지입니다. 한 달 넘게 0.4~0.5%가 이어지면 연간으로는 두 자릿수 상승이 되고, 지금의 '6억 언저리 실수요' 논리는 곧 유효 범위를 벗어납니다.
셋째, 8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입니다. 기준금리는 7월 인상 이후 2.75%이며,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강북 상승은 대출 한도가 덜 조인 구간에 실수요가 몰린 결과인데, 조달 금리가 한 번 더 오르면 바로 그 구간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은 '집값이 오른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되지 않습니다. 상단은 멈추고 허리 아래가 올라오는 중이며, 두 흐름의 원인은 서로 다릅니다. 평균값 하나만 보고 판단을 내리기에는 격차가 너무 벌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