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서 눈에 걸리는 숫자는 두 개였습니다. 전국 미분양 주택 6만7464가구, 그리고 다 지어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 2만9786가구. 같은 시점, 부동산 조사업체 리얼투데이는 8월 전국에서 47개 단지 3만9218가구가 분양되고 이 가운데 일반분양이 2만7482가구라고 집계했습니다. 안 팔린 재고와 새로 나올 물량의 크기가 거의 같아진 셈입니다. 두 숫자가 하나의 지역에서 겹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지금 그 지역은 수도권입니다.
3만 가구 문턱에 선 '준공 후 미분양'
미분양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분양 중 안 팔린 물량은 시간이 해결해 주기도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다릅니다. 공사가 끝났다는 것은 건설사가 공사비를 다 썼다는 뜻이고, 입주 잔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시행사·건설사의 금융비용으로 남습니다. 업계에서 이를 '악성 미분양'이라 부르는 이유입니다.
6월 말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786가구로 한 달 새 1.5% 늘며 3만 가구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전체 미분양은 2225가구(3.4%) 증가한 6만7464가구로, 지난해 말(6만6510가구)보다도 많아졌습니다. 증가분의 92.4%인 2056가구가 지방에서 나왔고, 전체 미분양 중 지방 비중은 72.2%입니다. 부산은 준공 후 미분양이 한 달 만에 2945호에서 3292호로 11.8% 뛰었습니다.
그런데 수도권 미분양이 1년 5개월 만에 최다입니다
증가 속도는 지방이 빠르지만, 누적 수위는 수도권 쪽이 더 신경 쓰입니다. 6월 말 수도권 미분양은 1만8770가구로 지난해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경기 1만3553가구, 인천 4204가구가 대부분이고 서울은 1013가구로 아직 적습니다.
여기에 8월 물량이 얹힙니다. 일반분양 2만7482가구는 7월(9831가구)의 2.79배, 지난해 8월(8890가구)의 약 3배입니다. 휴가철 비수기라는 통념과 반대인데, 7월에 밀린 물량이 이월된 영향이 큽니다. 문제는 배분입니다. 수도권이 1만8680가구로 68%를 차지하고, 그중 경기가 1만1912가구로 가장 많습니다. 미분양이 이미 1만3553가구 쌓인 곳에 경기도 물량이 다시 집중되는 구조입니다. 인천 3679가구, 서울 3089가구가 뒤를 잇습니다.
공급 지표도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상반기 분양 실적은 10만9186가구로 전년 대비 60.7% 급증했지만, 준공은 10만3735가구로 49.5% 감소했고 인허가는 15.8% 줄었습니다. 지금 쏟아지는 것은 '앞단'이고, 2~3년 뒤 입주로 이어질 '뒷단'은 오히려 얇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할까요
첫째, 관심 단지 반경의 준공 후 미분양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청약홈의 무순위·잔여세대 공고와 국토부 통계누리의 시군구별 미분양 자료를 대조하면, 같은 생활권에 할인 분양이 대기 중인지 대강 보입니다. 옆 단지가 계약금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를 붙이는 순간, 내가 정상가에 받은 분양권의 프리미엄은 그 조건만큼 깎입니다.
둘째, 8월처럼 물량이 몰리는 달은 경쟁률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같은 주에 여러 단지가 붙으면 청약통장이 분산돼 경쟁률이 낮게 찍힙니다. 낮은 경쟁률이 곧 저평가는 아니고, 반대로 한 단지에 쏠린 높은 경쟁률도 인근 물량이 없어서일 수 있습니다. 절대 수치보다 같은 지역·같은 시기 단지들과의 상대 비교가 정확합니다.
셋째, 재고와 신규가 겹치는 지역에서는 '가격'보다 '조건'을 보십시오. 분양가 자체는 잘 내리지 않지만, 발코니 확장 무상, 중도금 이자 후불제, 계약금 정액제 같은 금융 조건은 미분양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실질 부담을 계산할 때는 이 조건들을 분양가에 환산해 넣어야 옆 단지와 비교가 됩니다.
넷째, 준공 감소는 뒤집어 보면 2~3년 뒤 입주 물량이 줄어든다는 신호입니다. 지금의 미분양은 단기 수급 부담이지만, 얇아진 인허가는 중기 공급 부족의 씨앗입니다. 지금 재고가 많다는 이유로 실수요 지역의 좋은 입지까지 일괄 제외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요약하면, 8월은 선택지가 많은 달입니다. 물량이 3배로 늘었다는 것은 서두를 이유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재고가 쌓인 지역에서는 '완판'이라는 단어보다 '준공 후'라는 단어를 먼저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