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특별공급 평균 경쟁률은 3.52대 1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일반공급 1순위 평균은 5.04대 1이었으니, 평균만 놓고 보면 "특공이 덜 붐빈다"는 통념이 맞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 평균을 유형별로 쪼개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생애최초는 9.79대 1, 노부모부양은 0.43대 1이었습니다. 스무 배가 넘는 격차가 '특별공급'이라는 한 단어 안에 들어 있었던 셈입니다(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집계).
평균 3.52 뒤에 숨은 스무 배
유형별 성적표는 이렇습니다. 생애최초 9.79대 1, 신혼부부 3.53대 1, 다자녀가구 1.73대 1, 노부모부양 0.43대 1, 기관추천 0.17대 1. 생애최초는 6977가구 모집에 6만8292명이 몰렸습니다. 반대편의 노부모부양과 기관추천은 경쟁률이 1을 밑돌았습니다. 모집 가구 수보다 신청자가 적었다는, 즉 미달이 일상이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생애최초의 9.79입니다. 1순위 평균 5.04보다 두 배 가까이 높습니다. "특공은 일반보다 쉽다"는 전제가 적어도 생애최초에서는 성립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자격이 되니까 무조건 특공으로 넣는 전략이 오히려 손해일 수 있는 구간이 생긴 겁니다.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자격 문턱의 폭입니다. 생애최초는 청약가점이 낮아도 추첨 기회를 노릴 수 있어 신청 가능한 모집단이 넓습니다. 반면 노부모부양은 3년 이상 부양, 다자녀는 자녀 수처럼 요건 자체가 좁아 지원자 풀이 작습니다. 물량이 남는 게 아니라,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애초에 적은 구조입니다.
6월 15일, 칸의 크기가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제도 변수가 하나 더 얹혔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15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민영주택에 신생아 특별공급 10%를 신설했습니다. 만 2세 미만 자녀를 둔 출산가구에 별도 물량을 배정하는 유형입니다.
문제는 이 10%가 새로 만들어진 물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존 유형에서 떼어 왔습니다. 신혼부부는 23%에서 15%로, 생애최초는 9%에서 7%로 줄었습니다. 500가구 단지를 예로 들면 신혼부부 몫은 115가구에서 75가구로, 생애최초는 45가구에서 35가구로 내려가고, 그 자리에 신생아 50가구가 들어섭니다.
특공 총량은 그대로인데 칸의 크기만 다시 그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신생아 특공에는 '혼인 7년 이내' 요건이 없습니다. 혼인 8년 차에 아이를 낳은 가구도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존 신혼부부·생애최초 대기자 입장에서는 경쟁 모집단은 넓어지고 배정 물량은 줄어드는 방향입니다. 신생아 특공 안에서도 70%는 소득이 낮은 순으로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30%만 소득과 무관한 추첨입니다.
수도권 전망은 오히려 꺾였습니다
시장 온도는 또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8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93.2로 전월(87.6)보다 5.6p 올랐지만, 수도권은 102.5에서 88.5로 14.0p 떨어졌습니다. 서울이 17.0p 내린 97.3, 인천 80.6, 경기 87.5로 모두 기준선 100을 밑돌았습니다. 전국 지수를 끌어올린 건 지방이고, 정작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수도권 전망이 빠진 것입니다.
원가 쪽은 반대 방향입니다.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07.6으로 2.9p 올랐고, 분양가상한제 기본형건축비도 ㎡당 223만7000원으로 0.77% 인상됐습니다. 분양가는 오르는데 수요 전망은 내려가는 조합입니다.
지방은 더 냉정합니다. 6월 말 지방 미분양은 4만8694호로 한 달 새 2056호(4.4%) 늘었고, 강원 강릉의 한 단지는 302가구를 모집해 1건을 접수하는 데 그쳤습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평균이 아니라 내가 넣을 칸의 경쟁률을 보십시오. 특공 평균 3.52는 실전에서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생애최초 자격자라면 1순위 일반공급과 당첨 확률을 실제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공고문의 모집공고일이 6월 15일 이후인지 확인하십시오. 그 전후로 신혼부부·생애최초 배정 비율이 다릅니다. 과거 경쟁률을 그대로 대입하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셋째, 출산가구라면 신혼부부와 신생아 특공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봐야 합니다. 소득이 낮은 편이면 신생아 특공의 우선공급 70% 구간이, 소득이 기준선에 걸쳐 있다면 추첨 30% 구간의 확률을 계산해보는 편이 낫습니다.
넷째, 지역 온도차입니다. 수도권 전망 지수 하락은 분양가 부담과 자금 여력의 문제이지, 공급 과잉의 신호가 아닙니다. 반대로 지방 미달 단지는 시행사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몇 년 뒤 임의경매 물건으로 되돌아오는 경로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공급은 하나의 제도가 아니라, 자격 요건으로 나뉜 다섯 개의 서로 다른 시장입니다. 올해 그 격차는 20배 이상 벌어져 있었고, 6월 15일 이후 칸의 크기까지 달라졌습니다. 확인해야 할 것은 '특공 자격이 있느냐'가 아니라 '어느 칸이 지금 비어 있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