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린 곳과, 가장 비싸게 팔린 곳은 달랐습니다. 지지옥션이 집계한 8월 둘째 주(8월 10~14일) 수도권 아파트 경매에서 인천의 평균 응찰자 수는 7.1명으로 올해 주간 기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서울(5.4명)과 경기(5.2명)를 모두 웃도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같은 주 인천의 낙찰가율은 80.8%에 그쳤습니다. 서울 105.3%, 경기 95.7%와 견주면 20%포인트 이상 낮습니다. 사람은 가장 많이 왔는데, 값은 가장 낮게 결정된 셈입니다.
수도권 전체는 확실히 달아올랐습니다
먼저 시장 온도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주 수도권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36건으로 전주(214건)보다 10% 늘었습니다. 낙찰률은 35.5%에서 44.9%로 9.4%포인트, 낙찰가율은 84.5%에서 95.5%로 11.0%포인트 뛰었습니다. 95.5%는 올해 1월 둘째 주(97.7%) 이후 29주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세제와 대출 양쪽으로 규제가 걸려 있는 국면에서 나온 반등이라 시장의 시선이 쏠렸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반등 폭이 가장 극적이었습니다. 낙찰률이 23.1%에서 50.0%로, 낙찰가율이 92.7%에서 105.3%로 올랐습니다. 경기는 진행 건수가 127건에서 173건으로 36% 늘어나며 물량 증가를 주도했고, 낙찰가율도 95.7%로 10.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인천 역시 낙찰률이 39.3%에서 51.2%로 11.9%포인트 올라 절반을 넘겼습니다. 방향만 놓고 보면 세 지역이 같습니다.
갈라진 건 '무엇에 몰렸는가'입니다
차이는 경쟁의 대상에 있습니다. 인천에서 응찰자가 몰린 물건들은 대체로 한 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감정가의 70% 선까지 내려온 중저가 단지였습니다. 검단 금곡동 동남아파트에 22명, 연수구 연수동 유천아파트에 16명이 몰린 것이 대표적입니다. 최저가가 낮게 시작하니 진입 문턱이 낮고, 자기자본이 제한된 실수요자와 소액 투자자가 한 물건에 집중됩니다. 응찰자는 늘지만, 낙찰가는 감정가가 아니라 낮아진 최저가 위에서 형성됩니다. 낙찰가율이 80%대에 머무는 구조적 이유입니다.
반대로 서울에서 105.3%가 나온 물건들은 유찰 없이 첫 기일에 감정가를 넘겨 낙찰된 사례가 상당수입니다. 감정가가 매겨진 시점과 현재 시세의 격차가 벌어져 있으면, 100%를 넘겨 써도 시세보다 싸다는 계산이 성립합니다. 즉 서울의 100% 초과는 '비싸게 샀다'가 아니라 '감정가가 오래됐다'는 신호에 가깝고, 인천의 80%대는 '싸게 샀다'가 아니라 '두 번째 기일에서 경쟁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같은 낙찰가율이라도 읽는 법이 다릅니다.
물량 배경도 함께 봐야 합니다. 7월 인천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32건으로 전월(301건)보다 10% 늘었습니다. 공급이 꾸준한 시장에서는 한 물건을 놓쳐도 다음 주에 비슷한 물건이 나옵니다. 응찰자가 무리해서 가격을 밀어 올릴 유인이 그만큼 약해집니다.
입찰자가 실제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첫째,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비율일 뿐 시세 대비 비율이 아닙니다. 감정평가서에 적힌 평가 기준일을 먼저 확인하고, 그 이후 같은 단지·같은 면적의 실거래가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대조해야 합니다. 이 작업을 건너뛰면 80%가 싼 것인지, 105%가 비싼 것인지 판단할 근거가 없습니다.
둘째, 평균 응찰자 수는 지역 전체의 평균값입니다. 7.1명이라는 숫자 뒤에는 22명이 몰린 물건과 단독 응찰로 끝난 물건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관심 단지의 과거 낙찰 사례에서 응찰자 수와 2위 입찰가를 확인하는 편이 지역 평균보다 훨씬 실용적입니다.
셋째, 잔금 계획을 입찰 전에 확정해야 합니다. 규제지역과 대출 한도 조건에 따라 경락잔금대출 가능 금액은 물건별로 크게 달라집니다. 낙찰 후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입찰보증금(통상 최저가의 10%)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유찰로 최저가가 낮아진 물건일수록 경쟁이 붙어 낙찰가가 예상보다 높아지기 쉬우므로, 자금 상한선을 숫자로 정해 두고 그 위로는 쓰지 않는 원칙이 필요합니다.
이번 주 통계가 알려주는 것은 '경매가 다시 뜨겁다'는 한 문장이 아닙니다. 같은 수도권 안에서도 경쟁의 성격이 지역별로 갈라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응찰자 수와 낙찰가율을 따로 보지 말고, 그 두 숫자가 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는지를 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