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전국 아파트 청약 접수는 3만104건이었습니다. 이 중 2만826건, 69.2%가 서울에서 분양한 단 5개 단지에 들어왔습니다. 같은 달 경기도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36대 1까지 떨어졌습니다. 2021년 1월 집계를 시작한 뒤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청약시장 전체가 식은 게 아닙니다. 수요가 한곳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두 숫자가 무엇을 말하는지, 실수요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반년 만에 45.2%가 69.2%로
분양 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체 1순위 청약 접수에서 서울이 차지한 비중은 45.2%였습니다. 8월에는 이 비중이 69.2%로 24.0%포인트 뛰었습니다. 흔히 "청약자 10명 중 7명이 서울로 갔다"고 표현하는데, 정확히는 사람 수가 아니라 접수 건수 기준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단지에 넣은 경우도 들어 있습니다.
서울 단지들의 성적은 모두 좋았습니다. 8월 서울에서 분양한 5개 단지는 전부 두 자릿수 이상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높았던 곳은 영등포구 '더샵 신길센트럴시티'로, 31가구 모집에 282.55대 1이 나왔습니다. 12개월 이동평균으로 본 서울 1순위 경쟁률은 91.27대 1입니다. 1년 전 112.00대 1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과는 차이가 매우 큽니다.
다만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서울은 공급 물량 자체가 적습니다. 31가구처럼 모집 가구 수가 작은 단지는 신청이 조금만 몰려도 경쟁률이 크게 치솟습니다. 비중이 69.2%까지 올라간 데에는 서울 수요가 강한 것에 더해, 다른 지역의 접수가 줄어든 효과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경기 2.36, 전국 5.34 — 바깥은 얇아졌다
서울 밖은 사정이 다릅니다. 경기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58대 1에서 2.36대 1로 내려갔습니다. 인천 4.14대 1, 대구 3.43대 1, 광주 1.80대 1도 모두 낮아졌습니다. 대구는 3.38포인트나 빠졌습니다.
전국 평균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8월 기준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12개월 이동평균)은 5.34대 1입니다. 2023년 6월 4.90대 1 이후 38개월 만에 가장 낮고, 1년 전 9.12대 1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미분양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7월 말 전국 미분양은 6만8217가구입니다. 충남은 한 달 새 1088가구 늘었고, 인천은 1년 전보다 134.4% 증가했으며, 제주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석팀장은 "분양가 상승에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겹쳐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수요층이 얇아졌다"며 "서울 외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수요자가 봐야 할 것
첫째, 평균 경쟁률보다 주택형별 결과를 확인하세요. 경기 평균이 2.36대 1이라고 해서 모든 단지가 한산한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서울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단지도 주택형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관심 단지가 있다면 청약홈에서 타입별 접수 건수와 당첨 가점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둘째, 경쟁률과 계약률은 다릅니다. 서울에서도 경쟁률은 수십 대 1인데 실제 계약은 절반 정도에 그친 사례가 올해 여러 번 보도됐습니다. 여러 곳에 동시에 넣는 '허수 청약'이 많을수록 계약 단계에서 물량이 다시 풀립니다.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단지는 무순위·잔여 세대 공급까지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경쟁이 낮은 곳일수록 분양가를 먼저 따져보세요. 경쟁률이 낮으면 당첨은 쉬워집니다. 하지만 수요가 얇은 곳에서는 입주 시점의 시세가 분양가를 밑돌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주변 준공 단지의 실거래가, 해당 지역 미분양 추이, 중도금 대출 조건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넷째, 가을 물량이 첫 시험대입니다. 9월 말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약 6만5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이 물량이 시장에 나왔을 때 서울 쏠림이 계속될지, 경기의 역대 최저 경쟁률이 바닥이었는지가 확인됩니다. 10월 경기·인천 대단지의 1순위 마감 여부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