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짓는 '올 뉴 챔피언스시티 1차'(3216가구)가 16일 청약 접수를 마쳤습니다. 일반공급 평균 경쟁률은 1.24대 1입니다. 숫자만 보면 '1대 1은 넘겼다'로 읽힙니다. 하지만 그 전 단계인 특별공급에는 1480가구 모집에 284건만 들어왔습니다. 이번 청약 성적은 평균보다 타입별 결과에서 더 정확하게 드러납니다.
2932라는 분모는 어떻게 나왔나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49층 12개 동, 전용 84~214㎡로 구성됐습니다. 시공은 우미건설과 신영씨앤디가 맡았고, 입주는 2030년 11월 예정입니다.
14일 특별공급은 1480가구 모집에 284건이 접수돼 소진율이 19.2%에 그쳤습니다. 이어 15~16일 일반공급의 모집 물량은 2932가구였습니다. 3216에서 284를 빼면 정확히 2932입니다. 특별공급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물량이 일반공급으로 넘어가면서 분모가 커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1·2순위를 합쳐 3641건이 들어와 평균 1.24대 1이 됐습니다.
5.47대 1과 '미달'이 한 단지에
타입별로 보면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 84㎡A: 특별공급은 172가구에 138건(80.2%)이 들어왔고, 일반공급은 175가구에 958건이 몰려 5.47대 1을 기록했습니다. - 103㎡A: 209가구에 309건, 1.48대 1이었습니다. - 대형: 분양가가 31억6000만원인 214㎡A는 1가구에 10건, 200㎡B는 1가구에 2건이 접수됐습니다. - 나머지: 84㎡ B·C·D·E·F형과 103㎡B형 등 10여 개 타입은 1순위에서 미달했습니다. 특별공급 때도 다른 84㎡ 타입의 소진율은 4.2~12.8%였습니다.
이 단지에서 84㎡는 2534가구로 전체의 약 79%입니다. 그러니 '국민평형이 인기'라고 요약하기는 어렵습니다. 84㎡ 안에서도 A형 하나에만 수요가 몰렸고, 나머지 대부분은 1순위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청약 문턱이 낮았다는 점도 봐야 합니다. 해당 지역에서 청약통장을 6개월 이상 보유했다면 세대주 여부나 주택 소유와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했습니다. 분양가는 3.3㎡당 2350만원, 전용 84㎡가 7억800만~8억7000만원입니다. 문턱이 이렇게 낮았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수요자들이 가격과 타입을 꼼꼼히 따져 골랐다는 뜻입니다.
왜 중요한가 — 지방 분양시장의 온도계
이번 결과는 한 단지의 흥행 여부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번 주 서울 청약은 평균 80대 1을 웃돈 반면, 지방 단지의 절반 이상은 1대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7월 기준 전국 미분양은 6만8217가구입니다.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52가구이고, 이 가운데 84.8%가 비수도권에 있습니다.
광주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남광주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은 7월 2422가구로, 한 달 새 149가구(6.6%) 늘었습니다.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9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도 86.3으로 전월보다 6.9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챔피언스시티는 더현대 광주(2029년 5월 준공 목표)와 특급호텔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개발 단지입니다. 이런 호재가 있는데도 수요는 특정 타입에만 모였고 다른 타입으로 퍼지지 않았습니다. 지방 분양시장에서 '입지와 개발 기대'만으로 가격을 받아들이는 시기가 지났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계약률입니다. 당첨자 발표는 22일, 정당계약은 10월 5~9일입니다. 경쟁률 1.24대 1은 2순위까지 합친 숫자입니다.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미계약 물량은 더 늘어납니다. 전문가들도 84㎡A의 수요가 다른 타입으로 번지는지, 복합개발 기대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지를 핵심으로 꼽습니다.
둘째, 이후 공급 조건입니다. 무순위나 선착순으로 넘어가는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중도금이나 옵션 조건이 바뀌는지를 봐야 합니다. 조건이 좋아지면 지금 계약하는 사람보다 나중에 계약하는 사람이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실수요자라면 서두를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미달 타입은 선착순 단계에서 동·호수를 고를 여지가 있습니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5%(1차 1000만원)이고, 당첨 6개월 뒤부터 전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매할 수 있다고 해서 원하는 때에 팔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 준공 후 미분양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잔금을 내는 시점은 4년 뒤인 2030년 말입니다. 그때의 금리와 시세를 가정해 잔금 계획을 세워 두시기 바랍니다.
넷째, 후속 분양입니다. 약 9만 평 부지에 들어서는 첫 주거단지인 만큼, 이번 계약 결과가 2차 이후 분양가의 기준점이 됩니다. 1차 계약률이 낮게 나오면 후속 단지의 가격과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