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9월 14일 대단지 세 곳이 같은 날 특별공급 접수를 받았습니다. 대우건설의 '두정역 푸르지오 그랑피크'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천안 아이파크 시티' 3·4단지로, 세 단지를 합치면 3066가구입니다. 청약홈 접수 현황을 보면 세 단지 특별공급 1261가구에 들어온 신청은 75건이었습니다. 천안은 이달부터 HUG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특별공급은 1순위 청약의 예고편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15일 1순위와 16일 2순위 결과를 기다리면서 무엇을 봐야 할지 정리해 드립니다.
세 단지, 같은 날 받은 성적표
단지별 특별공급 접수 결과는 이렇습니다.
- 두정역 푸르지오 그랑피크: 659가구 모집에 56건 - 천안 아이파크 시티 3단지: 314가구 모집에 13건 - 천안 아이파크 시티 4단지: 288가구 모집에 6건
같은 날 서울 송파구 '힐스테이트 송파더그리드'(오피스텔)에는 1393실 모집에 3955건이 몰렸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청약 온도 차가 하루치 숫자에서도 그대로 보인 셈입니다.
두 단지는 가격대가 꽤 다릅니다. 두정역 푸르지오 그랑피크는 3.3㎡당 1485만원이고, 분양가는 3억6500만~6억9000만원입니다(파이낸셜뉴스·청약 공고 기준). 아이파크 시티 3단지는 전용 84~116㎡로만 구성돼 있고, 분양가는 5억2730만~8억800만원입니다. 3단지 전용 84㎡A가 5억4090만~5억9040만원이니 같은 천안 안에서도 앞자리가 다릅니다. 세 단지 모두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가 없고, 중도금에 이자후불제가 붙습니다. 진입 문턱을 최대한 낮춘 조건인데도 특별공급 반응은 이 정도였습니다.
왜 천안에서 이런 숫자가 나왔나
첫째는 물량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9월 4일 천안시와 부산 강서구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새로 지정했고, 적용 기간은 9월 10일부터 10월 9일까지입니다. 관리지역 네 곳(인천 영종구·부산 강서구·강원 강릉시·충남 천안시)의 7월 말 미분양은 9270가구입니다. 한 달 새 2442가구(35.8%) 늘었고 전국 미분양 6만8217가구의 13.6%를 차지합니다(한국경제). 메가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천안 몫이 약 5100가구입니다. 천안·아산 일대에는 지난 1년간 성성호수공원 주변을 중심으로 1만 가구 안팎이 공급됐습니다.
둘째는 가격입니다. 지역 안에서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기존 아파트나 미분양 물건과 비교해 신규 분양의 가격 매력이 줄었습니다. 미분양이 쌓인 곳에서는 수요자가 청약통장을 쓰기보다 선착순 계약이나 할인 분양을 기다리는 쪽을 택하기 쉽습니다.
특공 성적만으로 단정하면 안 되는 이유
다만 특별공급 결과만 보고 흥행 실패라고 결론 내리기는 이릅니다. 지방 민간분양에서는 특별공급이 대량 미달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신혼부부·생애최초 유형에는 소득·자산 요건이 있고 무주택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반면 1순위는 청약통장 가입 6개월 이상, 지역·면적별 예치금만 채우면 세대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두정역 푸르지오 그랑피크의 경우 천안뿐 아니라 충남·대전·세종 거주자까지 1순위 대상입니다.
또 특별공급에서 남은 물량은 일반공급으로 넘어갑니다. 세 단지 특별공급에서 남은 약 1190가구가 1순위 물량에 더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1순위 경쟁률은 모집 공고의 일반공급 가구 수가 아니라 이월분까지 합친 최종 모집 가구 수를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실수요자·투자자가 확인할 것
1. 1·2순위 마감 여부와 주택형별 편차 평균 경쟁률보다 전용 84㎡와 대형 평형이 각각 마감됐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대형 위주인 아이파크 3·4단지와 중소형이 섞인 두정역 단지의 결과가 갈릴 수 있습니다. 당첨자 발표는 두정역·아이파크 3단지가 22일, 4단지가 23일입니다.
2. 정당계약률 청약 경쟁률보다 중요한 숫자입니다. 정당계약은 두정역 푸르지오 그랑피크가 10월 5~8일, 아이파크 3·4단지가 10월 7~9일입니다. 전매제한이 없는 단지는 가수요가 섞여 경쟁률이 부풀려질 수 있어, 계약 이후 무순위·선착순 전환 여부까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3. 분양 조건 변경 미분양관리지역에서는 계약이 저조하면 중도금 조건 강화나 계약금 인하, 발코니·옵션 무상 제공 같은 조건 변경이 뒤따르곤 합니다. 급하지 않은 실수요자라면 초기 계약자와 나중 계약자의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4. 잔금 시점의 대출 중도금 이자후불제는 당장의 부담을 줄여 줄 뿐 이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입주(두정역 2030년 1월, 아이파크 3·4단지 2029년 6월 예정) 때 잔금 대출이 DSR 한도 안에서 나오는지 미리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같은 시기 입주 물량이 많으면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잔금 계획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천안은 삼성 사업장 등 산업 수요와 인구 유입이라는 뚜렷한 장점이 있는 도시입니다. 그렇다고 3000가구가 한꺼번에 소화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1261가구에 75건은 이 질문에 대한 첫 신호일 뿐이고, 답은 이번 주 1·2순위 결과와 다음 달 계약률에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