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분양 물량 집계가 나왔습니다. 전국 33개 단지, 2만8015가구. 지난해 8월(1만7759가구)보다 58% 많은 규모입니다. 일반분양만 봐도 1만8861가구로 43% 늘었습니다. 여름 비수기에 이 정도 물량이 나오는 건 드문 일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그대로 "이달에 청약할 기회가 58% 늘었다"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서울만 떼어보면 6770가구가 예정돼 있지만, 실제로 8월 안에 청약 접수가 가능한 일반분양은 700가구 안팎입니다. 열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한 단지가 서울 숫자의 74%를 차지합니다
서울 예정 물량 6770가구 가운데 5002가구가 한 곳에서 나옵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입니다. 전체의 74%입니다. 문제는 이 단지의 일반분양 1803가구가 8월이 아니라 11월 공급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서울 일반공급 집계치 2530가구에서 이 1803가구를 빼면 남는 건 700가구대입니다.
이달 실제로 접수를 받을 서울 단지는 규모가 훨씬 작습니다. 영등포구 신길동 써밋클라비온이 812가구 중 일반분양 176가구, 중구 중림동 충정로역자이르네가 299가구 중 186가구, 중랑구 중화역라온프라이빗센트로가 250가구 중 113가구입니다. 세 곳을 합쳐도 475가구입니다. 정비사업으로 짓는 단지라 조합원 몫을 빼고 나면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이렇게 줄어듭니다.
실제로 8월 첫째 주 청약 일정에 오른 4개 단지 3034가구는 강릉·거제·부산·아산으로, 서울은 한 곳도 없습니다. 서울 청약을 기다리는 분이라면 이달 초는 사실상 비어 있는 셈입니다.
예정은 예정일 뿐입니다 — 7월 이행률 61%
더 봐야 할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지난 7월 분양 예정 물량은 2만9671가구였지만, 실제 분양으로 이어진 건 1만8227가구였습니다. 이행률 61%. 예정 물량의 열에 넷은 그달에 나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분양 일정이 밀리는 이유는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의 분양가 심의가 길어지거나, 조합 내부에서 일반분양가 합의가 늦어지거나, 공사비 조정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특히 규모가 큰 정비사업 단지일수록 변수가 많습니다. 8월 예정 물량 2만8015가구도 같은 비율로 밀린다면 실제 공급은 1만7000가구대가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는가
첫째, 월간 분양 물량 헤드라인과 내 청약 기회는 다른 숫자입니다. 총 가구수가 아니라 일반분양 가구수를, 그중에서도 해당 월 접수 일정이 확정된 단지만 세어야 합니다. 청약홈의 입주자모집공고 게시 여부가 가장 확실한 기준입니다. 공고가 뜨기 전 일정은 모두 미확정으로 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둘째, 서울 수요는 경기·인천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8월 수도권 물량 2만2492가구 중 경기가 14개 단지 1만626가구(일반분양 7972가구), 인천이 3개 단지 5096가구(일반분양 3679가구)입니다. 서울에서 넣을 곳이 700가구뿐이라면 대기 수요 일부는 경계 밖으로 이동합니다. 서울 인접 역세권 단지의 경쟁률이 먼저 뛰는 흐름을 확인해두시기 바랍니다.
셋째, 11월로 밀린 물량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반포 1803가구는 연말 서울 청약 시장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가점이 높지 않은 분이라면 이달의 소규모 단지에서 승부를 볼지, 연말 대단지를 기다릴지 판단해야 합니다. 다만 대단지는 경쟁률과 가점 커트라인이 동시에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숫자가 늘었다는 소식은 반갑습니다. 다만 늘어난 숫자가 이달 내 손에 닿는 숫자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8월 서울의 답은 6770이 아니라 7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