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민영 아파트 가운데 전용 59㎡대는 공급의 15.4%였습니다. 그런데 1순위 청약 접수는 절반이 넘는 51.0%가 이 면적에 몰렸습니다. 오랫동안 '국민평형'으로 불린 84㎡는 공급의 절반을 넘겼지만 접수는 다섯 건 중 한 건 남짓에 그쳤습니다. 같은 단지에서 작은 집은 줄이 길고 큰 집은 미달이 나는 일이 이제 드물지 않습니다.
숫자로 본 쏠림
데일리팝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다시 분석해 지난 6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대상은 올해 1~10월 모집공고를 내고 11월 3일까지 접수를 마친 민영 분양 233건입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민영 일반공급 3만6903가구 가운데 59㎡대는 5672가구였습니다. 1순위 접수 23만1304건 중 11만8076건이 여기에 들어왔고, 경쟁률은 20.82대 1이었습니다. 전용 60㎡ 초과~85㎡ 이하 구간은 2.47대 1에 그쳤습니다. 84㎡대만 떼어 보면 공급 비중은 56.1%, 접수 비중은 22.2%였습니다.
미달 비율도 차이가 났습니다. 59㎡대는 21.8%, 60㎡ 초과~85㎡ 이하는 41.0%였습니다. 중형 면적은 열 곳 중 네 곳꼴로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쏠림은 1년 새 더 심해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도권 59㎡대의 공급 비중은 13.9%, 접수 비중은 35.1%였습니다. 공급은 1.5%포인트 늘었고 접수 비중은 15.9%포인트 뛰었습니다. 59㎡와 84㎡를 함께 공급한 수도권 단지 48곳 가운데 31곳에서 59㎡ 경쟁률이 더 높았습니다.
서울과 지방, 그림이 다릅니다
이 흐름을 전국 공통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서울 59㎡대 1순위 경쟁률은 97.38대 1이었습니다. 60㎡ 초과~85㎡ 이하는 23.45대 1, 85㎡ 초과는 78.14대 1이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중형이 덜 몰렸을 뿐 모든 면적에 수요가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아크로 드 서초'에서는 59㎡대 일반공급 30가구에 3만2973건이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경기·인천은 59㎡대 4.19대 1, 85㎡ 초과 2.26대 1, 60㎡ 초과~85㎡ 이하 1.71대 1이었습니다. 59㎡를 빼면 대부분 면적이 2대 1 안팎이었습니다.
비수도권은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평균 경쟁률이 59㎡대 2.49대 1, 60㎡ 초과~85㎡ 이하 4.79대 1, 85㎡ 초과 7.66대 1로 큰 면적일수록 높았습니다. 다만 접수가 크게 몰린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를 빼면 중형은 2.72대 1, 대형은 1.85대 1로 떨어집니다. 비수도권 평균은 특정 단지 한두 곳에 크게 흔들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왜 59㎡인가
첫째는 가구 구성입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1인 가구는 36.6%, 2인 가구는 29.4%였습니다. 두 가구를 합치면 전체의 66.1%입니다.
둘째는 자금입니다. 분양가가 오르고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같은 단지 안에서도 분양가가 낮은 면적으로 수요가 옮겨 갔습니다. 59㎡에 드레스룸·팬트리 같은 특화 설계가 들어가 '작아도 살 만한 집'이 된 점도 한몫했습니다.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리얼하우스 분석에 따르면 59㎡는 2022년 처음으로 84㎡의 경쟁률을 앞질렀고, 그 뒤 해마다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올해 수치는 이 흐름이 수도권 청약의 기본값이 됐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청약자가 봐야 할 것
경쟁률이 아니라 내 점수와 비교하세요. 59㎡ 경쟁률이 높다는 건 당첨 가점이나 추첨 확률도 그만큼 빡빡하다는 뜻입니다. 같은 단지 84㎡의 최근 당첨 커트라인이 내 가점으로 닿는 거리라면, 면적을 바꾸는 게 오히려 당첨에 가까운 길일 수 있습니다.
미달 정보도 기회입니다. 수도권 중형 면적의 41%에서 미달이 났습니다. 이런 물량은 무순위나 잔여 세대로 다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미달이 난 데는 입지·분양가·주변 시세 같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니, 미달이라는 사실만으로 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3.3㎡당 가격을 같이 보세요. 작은 면적은 총액은 낮아도 면적당 분양가가 더 높게 매겨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총액 부담과 면적당 단가를 함께 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앞으로 살 기간을 따져 보세요. 입주 뒤 가족이 늘 계획이라면 59㎡에 들어가 몇 년 안에 다시 갈아타야 할 수 있습니다. 이사할 때마다 드는 세금과 비용까지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역별로 따로 판단하세요. 수도권에서 통한 '소형이 답'이라는 공식이 지방에서는 맞지 않았습니다. 청약홈에서 관심 지역의 최근 면적별 경쟁률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공급의 15%에 접수 절반이 몰리는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줄이 긴 곳에 함께 서기 전에, 그 줄이 나에게 맞는 줄인지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