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층간소음이라도 아파트와 빌라는 지금까지 다른 기준을 적용받았습니다. 국토교통부는 11월 5일 다세대주택, 30세대 미만 공동주택, 오피스텔의 바닥충격음 기준을 아파트와 같은 49데시벨(dB) 이하로 높이는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 이틀 앞선 3일에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의 면적 상한을 660㎡에서 1000㎡로 늘리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빌라를 더 크고 높게 지을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소음 기준은 아파트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뜻입니다.
경량충격음 기준이 9dB 내려갑니다
개정안의 정식 명칭은 「소음방지를 위한 층간 바닥충격음 차단구조기준」 일부개정안입니다. 현재 건축법을 적용받는 건축물의 기준은 중량충격음 50dB 이하, 경량충격음 58dB 이하입니다. 개정안은 두 기준을 모두 49dB 이하로 낮춥니다. 중량충격음은 1dB 강화에 그치지만 경량충격음은 9dB나 내려갑니다.
중량충격음은 아이가 뛰거나 발을 구를 때 나는 묵직한 소리이고, 경량충격음은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의자를 끌 때 나는 가벼운 소리입니다. 아파트는 이미 2022년 8월 4일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두 소음 모두 49dB 기준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같은 49dB 기준을 이제 빌라와 오피스텔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강화된 기준에 맞춘 '표준바닥구조'를 새로 고시하고, 여기에 쓰이는 완충재의 품질 기준도 정합니다. 다만 건축주는 지금처럼 표준바닥구조와 '인정바닥구조'(성능시험을 거쳐 인정받은 구조)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의견 접수는 11월 26일까지입니다. 아직 확정된 기준이 아니며 시행일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주에 빌라 규제도 풀렸습니다
함께 봐야 할 것은 11월 12일 시행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입니다. 1990년대부터 30년 넘게 유지된 다세대·다가구주택의 면적 상한이 660㎡에서 1000㎡로 늘고, 다가구주택은 3개 층에서 4개 층까지 지을 수 있게 됩니다. 10m 초과 17m 이하 구간의 일조 이격 기준도 5m 고정으로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높이 10m를 넘으면 건물 윗부분을 비스듬히 깎아야 했습니다. 모두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입니다.
정리하면 빌라는 더 크게, 더 높게 지을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바닥 품질 기준도 올라갑니다. 아파트 공급만으로는 시간이 걸리니 빌라 신축을 늘리되, 품질이 떨어지는 공급은 막겠다는 방향입니다. 다만 규제 완화가 난개발이나 주거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실수요자·투자자가 확인할 것
첫째, 기준이 적용되는 시점입니다. 아파트 기준이 '사업계획승인 신청분부터' 적용됐던 것처럼, 이번 기준도 시행 뒤 새로 허가받는 건물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거래되는 빌라와 오피스텔은 대부분 기존 기준(경량 58dB)으로 지어진 건물입니다. 신축 빌라를 분양받는다면 건축허가 시점이 개정 기준 시행 전인지 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실측 검사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파트는 준공 뒤 일부 세대를 무작위로 골라 실제 소음을 재는 사후확인제를 적용받습니다. 이번 예고안에는 빌라·오피스텔의 준공 후 실측 내용이 없습니다. 설계 기준이 49dB라는 것과 실제로 49dB가 나온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신축을 볼 때는 어떤 바닥구조와 완충재를 썼는지 시행사에 묻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경매·공매 물건의 가격입니다. 경매로 나오는 빌라·오피스텔은 대부분 기존 기준으로 지어진 건물입니다. 앞으로 새 기준으로 지은 신축이 늘면 구축은 소음 측면에서 비교 열위에 놓일 수 있습니다. 감정가만 보지 말고 준공연도, 바닥 두께, 주변 신축 공급 계획을 함께 따져 보셔야 합니다.
정리하며
이번 조치는 빌라의 수준을 아파트에 맞추려는 첫걸음입니다. 다만 기준을 높이는 것과 실제로 조용한 집이 지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확정안의 시행일, 적용 대상, 그리고 준공 후 확인 장치가 추가되는지를 지켜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