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을 깨는 사람이 새로 만드는 사람보다 많습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은 183만6000좌, 해지는 215만1000좌였습니다. 7개월 만에 31만5000좌가 순감했습니다. 지난해 1년치 순감(19만1000좌)의 1.6배입니다. 한 해의 절반을 조금 넘긴 시점에 작년 전체를 이미 넘어섰다는 뜻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서 확인된 수치입니다.
4년째 같은 방향, 달라진 건 속도입니다
해지가 가입을 웃도는 현상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2022년 39만2000좌, 2023년 77만좌, 2024년 44만3000좌, 2025년 19만1000좌가 각각 순감했습니다. 4년 연속입니다.
눈여겨볼 것은 지난해 감소폭이 19만1000좌로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이탈이 진정되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그런데 올해 7개월 만에 31만5000좌가 빠졌습니다. 흐름이 다시 뒤집힌 겁니다.
들어오는 쪽도 얇아졌습니다. 신규 가입은 2021년 409만2000좌에서 2025년 314만4000좌로 23.2% 줄었습니다. 나가는 사람이 늘어난 것만이 아니라,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줄고 있습니다. 전체 가입좌수는 지난 5월 말 2593만좌로 2600만 선이 무너졌습니다. 한 달에 9만좌 넘게 빠진 달이었습니다.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HUG 집계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 7월 말 기준 6208만원대입니다. 당첨돼도 잔금을 맞추기 어렵고, 대출 한도는 묶여 있으며, 서울 당첨 커트라인은 60점대 후반에서 70점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통장을 20년 넘게 들고 있어도 순번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매달 넣는 돈의 쓸모를 다시 계산하게 됩니다.
통장은 개인의 자격이면서, 동시에 기금의 재원입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합니다. 청약통장은 당첨 자격을 만드는 개인의 저축이지만, 그 돈이 쌓이는 곳은 주택도시기금입니다. 기금은 디딤돌·버팀목 같은 정책대출과 공공분양·공공임대의 재원입니다.
청약저축을 통한 기금 조성액은 2021년 23조1000억원에서 2025년 15조2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7조9000억원, 34.2% 감소입니다.
구조가 이렇게 연결됩니다. 분양가가 올라 통장을 깬다 → 기금 재원이 줄어든다 → 저리 정책대출과 공공분양을 밀어줄 여력이 줄어든다 → 실수요자의 자금 사정이 더 나빠진다.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모여서 제도 전체의 체력을 깎는 구간입니다. 최근 정책대출 금리와 한도가 자주 손질되는 배경에도 이 숫자가 놓여 있습니다.
국회가 문제 삼은 건 숫자가 아니라 '분석의 부재'였습니다
이번 지적의 핵심은 감소폭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4년째 같은 경고음이 울렸는데도 HUG가 해지 사유에 대한 별도 조사·분석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연령별·소득별·지역별·가입기간별로 누가, 왜 통장을 깼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다는 겁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20대가 가입을 안 하는 것과, 가입기간 10년 넘은 40대 1순위가 통장을 깨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앞이라면 가입 유인을, 뒤라면 당첨 기회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합니다. 원인을 모르면 대책은 금리 인상이나 소득공제 확대 같은 일반론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확인해야 할 것
첫째, 해지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청약 가점 84점 중 가입기간이 17점입니다. 통장을 깨면 이 점수가 0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무주택기간(32점)과 부양가족(35점)은 유지되지만, 시간으로 쌓은 점수만은 돈으로 복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당장 쓸 계획이 없더라도, 가입기간이 긴 통장일수록 해지 판단은 신중해야 합니다.
둘째, 9월 30일이 마감입니다. 옛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한이 이달 말 끝납니다. 원래 지난해 9월 30일까지였다가 1년 연장된 시한입니다. 전환하면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에 모두 청약할 수 있고, 최대 연 3.1% 금리와 연 120만원 한도 소득공제를 적용받습니다. 기존 납입 실적은 인정되지만, 새로 넓어진 주택 유형의 실적은 전환일 이후 납입분부터 쌓입니다. 지금 전환해도 국민주택 순위는 새로 계산된다는 뜻이므로, 급하게 넣기보다 본인 청약 계획과 맞는지부터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청약저축은 타행 전환이 안 되고, 2000년 3월 26일 이전 가입분은 지점 방문이 필요합니다.
셋째, 다음 확인 지점은 기금입니다. 통장 이탈이 계속되면 정책대출의 금리·한도·대상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청약 경쟁률보다 이쪽이 더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숫자는 4년째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달라진 것은 속도이고, 아직 달라지지 않은 것은 원인에 대한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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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청약통장 떠나는 국민... 4년째 경고음에도 '탈청약' 분석 없어 — 주간한국](https://week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7182909) - ['탈청약' 수년째인데 원인분석은 없었다…HUG 관리 도마 위 — 포인트경제](https://www.pointe.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372) - [청약통장 2600만좌 붕괴…'내 집 마련 공식' 흔들린다 — 하우징포스트](https://housing-post.com/View.aspx?No=4120416) - [청약저축·청약예금 전환 안내 — KB의 생각](https://kbthink.com/subscription/conversion.html) -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 동향 — 한국경제](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104393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