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수도권에서 두 건의 청약 결과가 거의 동시에 나왔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은 1순위 28가구 모집에 1112명이 접수해 평균 39.71대 1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공개된 경기 부천 '역곡지구 하우스토리'는 570가구 모집에 5608건이 들어와 평균 9.8대 1이었습니다. 접수 건수만 보면 역곡이 서대문의 5배입니다. 그런데 헤드라인에 붙은 숫자는 정반대였습니다. 청약 기사를 읽을 때 가장 자주 걸려 넘어지는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분자는 1112, 분모는 28이었다
경쟁률은 접수 건수를 모집 가구 수로 나눈 값입니다. 당연한 산식이지만, 실전에서는 이 분모가 기사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서대문 단지는 총 177가구 규모이고, 그중 일반분양이 62가구입니다. 이번 1순위에서 실제로 문이 열린 물량은 28가구였습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59㎡A형의 240.5대 1이었는데, 이 타입에 배정된 가구 수는 한 자릿수 수준입니다. 240이라는 숫자는 수요의 크기라기보다, 나눌 물량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의 다른 표현에 가깝습니다.
반면 역곡지구는 570가구를 한 번에 풀었습니다. 5608건이면 절대 규모로는 상당한 수요인데도, 분모가 크니 평균 9.8대 1로 정리됐습니다. 최고 경쟁률도 전용 55㎡A 기준 15.2대 1에 그쳤습니다.
즉 두 단지의 경쟁률 차이는 '어디가 더 인기 있었나'를 알려주는 지표가 아닙니다. 서울 도심의 소규모 정비사업과, 택지지구의 대단지 공급이라는 물량 구조의 차이가 먼저 반영된 결과입니다.
가격표를 함께 놓으면 그림이 달라진다
두 번째로 봐야 할 것은 분양가입니다.
서대문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59㎡가 3층 기준 10억8000만원, 84㎡가 12억8000만~13억7000만원입니다. 역곡지구는 전용 55㎡ 기준 4억원 중후반에서 5억원 초반대입니다. 두 배 이상 벌어집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계 기준 7월 말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 평균 분양가는 3.3㎡당 6208만6000원으로, 5월 기록(6355만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서대문 단지 역시 절대 금액으로 싼 집이 아닙니다. 분양 관계자가 흥행 요인으로 든 것도 '싸다'가 아니라 '인근 시세보다 낮다'였습니다. 지금 서울 청약에서 경쟁률을 만드는 동력은 분양가의 절대 수준이 아니라 시세와의 간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그 간격이 클수록 필요한 현금도 커진다는 점입니다. 10억8000만원짜리 분양권은 대출 규제 아래에서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구조를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240대 1을 뚫는 것과 그 집의 잔금을 치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실수요자가 실제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첫째, 경쟁률보다 '모집 가구 수'를 먼저 보십시오. 같은 40대 1이라도 28가구를 놓고 겨룬 40대 1과 500가구를 놓고 겨룬 40대 1은 당첨 가능성의 성격이 다릅니다. 타입별 배정 물량은 입주자모집공고문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둘째, 평균이 아니라 타입별 숫자를 보십시오. 서대문 단지도 59㎡A는 240.5대 1이었지만 84㎡A는 25.39대 1, 84㎡B는 15.67대 1이었습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15배 차이가 납니다. 소형 선호와 자금 여력이 만든 격차입니다.
셋째, 당첨 이후의 일정표를 미리 계산하십시오. 서대문 단지는 당첨자 발표가 9월 2일, 정당계약이 9월 14~16일, 입주 예정이 2030년 1월입니다. 계약금 마련까지 2주, 입주까지는 3년 4개월입니다. 그 사이의 금리와 대출 한도, 기존 주택 처분 계획까지 포함해 판단해야 할 시간표입니다.
8월 한 달간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2만8015가구였고, 이 중 약 80%인 2만2492가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었습니다. 서울은 6770가구입니다. 물량이 특정 지역과 특정 시기에 집중될수록, 경쟁률이라는 하나의 숫자가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읽히기 쉽습니다.
240.5대 1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것이 알려주는 것은 서울 청약 시장의 열기라기보다, 나눌 물량이 얼마나 적었는지입니다. 숫자를 볼 때는 분자보다 분모를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