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인천에 입주하는 새 아파트는 126가구입니다. 같은 달 첫째 주에 인천에서 청약을 받는 물량은 2387가구입니다. 시티오씨엘 9단지 오션파크뷰 1949가구와 검암역 푸르지오 프라베뉴 438가구, 단 두 단지만 더한 숫자입니다. 한 도시에서 한 달 동안 실제로 문을 여는 집보다, 일주일 동안 종이 위에서 팔리는 집이 19배 많습니다. 지금 청약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보다 잘 보여주는 숫자는 없습니다.
분양은 늘고, 입주는 5년 5개월 만의 최저입니다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4174가구입니다. 올해 월간 기준으로 가장 적고, 2021년 4월(1만3354가구) 이후 5년 5개월 만의 최저치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9514가구입니다. 지난해 9월(7763가구)보다는 23% 많지만, 바로 전달인 8월(1만2488가구)과 비교하면 24% 줄었습니다. 서울 3438가구, 경기 5950가구, 그리고 인천 126가구입니다. 지방은 4660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7357가구) 대비 37% 감소했습니다. 부산·대구·대전 등 광역시 공급이 함께 위축된 결과입니다.
반면 분양 일정은 빽빽합니다. 9월 한 달 수도권 중심으로 약 1만3000가구가 청약 접수를 받을 예정입니다. 광주 챔피언스시티 1차는 3216가구 규모로 9월 4일 견본주택을 엽니다. 한 달 치 전국 입주 물량과 맞먹는 단지가 지방에서 하나 나오는 셈입니다.
두 숫자는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입주 물량은 지금 이사할 수 있는 집이고, 분양 물량은 2028~2029년에 들어갈 집입니다. 지금 시장에 실제로 공급되는 주택은 줄어드는데, 미래에 배달될 주택의 계약서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격차가 전세로 먼저 옵니다
가을 이사철에 입주 물량이 이렇게 줄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매매가 아니라 임대차 시장입니다. 새 아파트 입주는 그 지역 전세 공급의 가장 큰 축입니다. 입주장이 열리면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전세를 한꺼번에 내놓으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눌립니다. 그 물량이 사라지면 눌러줄 힘도 함께 사라집니다.
부동산R114도 "가을 이사철에 진입하는 시점에 입주 물량이 크게 줄면서 임대차 시장의 가격 민감도가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천 126가구는 사실상 입주장이 없다는 뜻이고, 지방 37% 감소는 광역시 전세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청약을 준비하는 실수요자에게 이건 남의 일이 아닙니다. 당첨되면 2~3년간 어딘가에 세들어 살아야 합니다. 그 기간의 전세금이 오르면, 분양가를 아낀 만큼을 임차료로 다시 내게 됩니다. 청약 계산에는 분양가뿐 아니라 입주까지의 거주 비용이 들어가야 합니다.
무엇을 봐야 합니까
첫째,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입니다. HUG 집계 기준 7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864만원으로 1년 전보다 9.59% 올랐고, 서울은 ㎡당 2422만원으로 24.16% 뛰었습니다. 이 속도에서는 공공택지 기반 분상제 단지의 가격 차이가 그 자체로 수익률입니다. 검암역 푸르지오 프라베뉴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모집공고문에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와 전매제한·실거주 의무를 함께 확인하십시오. 싼 가격에는 대개 조건이 붙습니다.
둘째, 해당 지역의 향후 입주 일정입니다. 내가 청약하려는 단지가 들어갈 2028~2029년에 같은 생활권에 몇 가구가 함께 입주하는지 보십시오. 대규모 입주가 겹치면 그때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눌립니다. 인천 미추홀구처럼 대단지가 연달아 공급되는 지역은 특히 그렇습니다.
셋째, 경쟁률의 방향입니다. 입주 물량이 적다는 건 지금 당장 살 집이 귀하다는 뜻이고, 그 압력은 청약 경쟁률로도 옮겨갑니다. 다만 그 열기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단지에만 몰립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넘어선 단지는 물량이 아무리 적어도 미달이 납니다. 올해 청약 시장의 결과는 지역별이 아니라 단지별로 갈렸습니다.
126과 2387은 서로 다른 시간대의 숫자입니다. 지금 청약하는 사람은 두 시간대를 모두 살아내야 합니다. 계약서에 적힌 입주 예정일까지의 3년을 어디서 어떤 비용으로 버틸 것인지 — 그 계획이 서 있는지가, 이번 가을 청약의 실질적인 자격 요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