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정부에서 집값에 관한 진단이 두 가지 나왔습니다. 11월 3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거래량은 크게 줄었으며, 주요 지역 실거래가가 놀라울 정도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인 4일 금융위원회는 국회에 낸 서면답변에서 "주택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론도 분명했습니다. 현재의 엄격한 대출 관리 기조는 앞으로도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대출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에게는 대통령 발언보다 이 서면답변이 더 직접적인 신호입니다.
금융위가 꺼낸 숫자: 입주 6만1000가구, 전망지수 124
이 답변은 국회 정무위원회 신동욱 의원실이 금융위에서 받은 자료입니다. 금융위가 상승세 지속을 우려한 근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공급 부족입니다. 금융위가 인용한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 전망은 올해 10만5000가구, 내년 12만2000가구, 2028년 6만1000가구입니다. 최근 10년 평균인 18만 가구에 세 해 모두 못 미칩니다. 특히 2028년 물량은 평균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착공에서 입주까지 3년 안팎이 걸리는 구조라 지금 공급 대책을 내놓아도 이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습니다.
둘째는 기대 심리입니다.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올해 5월 112에서 7월 127까지 올랐습니다. 8·9월에는 125였고, 10월 27일 발표된 10월 수치는 124였습니다. 100을 넘으면 1년 뒤 집값이 오른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정점은 지났지만 장기평균 107보다 여전히 크게 높습니다. 한은은 서울 비강남권과 경기 지역 아파트값 상승이 기대를 받쳤고, 정부 대책과 기준금리 상승이 이를 눌렀다고 분석했습니다.
규제는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못 푼다
금융위는 지금까지의 대출 규제가 "주택시장의 이상 과열 진정,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자체 평가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9월 43조2000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35조3000억 원으로 18.3% 줄었습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4년 89.4%에서 올해 2분기 81.1%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도 금융위는 규제를 풀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유로는 "시중 유동성 증가와 여전히 높은 가계부채 비율"을 들었습니다. 동시에 "대출규제만으로는 주택가격의 추세적 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고도 인정했습니다. 대출 규제를 집값을 끌어내리는 수단보다는, 공급이 따라올 때까지 버티는 장치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에 따라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도는 시가 15억 원 이하 6억 원, 15억~25억 원 4억 원, 25억 원 초과 2억 원이고, 여기에 DSR 심사가 더해집니다. 기준금리는 7·8월 연속 인상 뒤 10월 22일 연 3.00%로 동결됐고, 한은은 추가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들도 "총량에 여유가 생기더라도 DSR과 금리 부담 때문에 체감 한도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대통령이 권한 지표, 그대로 따라 보면
두 진단은 서로 부딪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는 범위가 다르다고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대통령은 다음 날 해당 발언이 강남3구를 가리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10월 셋째 주까지 89주 연속 올랐습니다. 가격은 지역마다 다르게 움직이고, 대출 규제는 지역 구분 없이 수도권 전체에 적용됩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포 매수(패닉바잉)를 고민하는 국민에게 확인하라고 권한 지표는 다섯 가지였습니다. 거래량, 매물 추이, 주요 지역 실거래가, 주담대 연체율, 경매 건수입니다. 경매·재개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뒤의 두 지표를 특히 눈여겨볼 만합니다. 대출이 묶인 상태에서 연체율이 오르면 몇 달 뒤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흐름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경매 낙찰도 주담대 한도와 DSR을 똑같이 적용받으니 잔금 계획을 먼저 세워 두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출 문턱은 올해 안에 낮아지기 어렵습니다. 내년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결정되는 3월께가 다음 분기점입니다. 금융위가 스스로 꼽은 상승 둔화 조건은 "주택공급 확대와 기준금리 인상 효과의 가시화"입니다. 정부 발언보다 이 두 가지가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더 정확한 판단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