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고 집을 사고판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했더니 1월 2.05%였던 직거래 비중이 9월에는 11.71%로 올라갔습니다. 열 건 중 한 건 이상이 직거래였던 셈입니다. 같은 시기 국토부는 전국 주택 직거래를 조사해 위법 의심 거래 351건을 찾아냈고, 이 가운데 64%가 서울에서 나왔습니다. 직거래가 많아진 이유를 알면 지금 시장에서 누가 왜 서둘러 집을 정리하는지가 보입니다. 시세를 볼 때 무엇을 걸러내야 하는지도 함께 보입니다.
규제가 나온 달마다 직거래가 뛰었습니다
올해 1~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5만4657건 가운데 직거래는 2822건으로 5.2%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7만5484건 중 3233건, 4.3%)보다 0.9%포인트 높습니다. 직거래 건수 자체는 12.7% 줄었지만 전체 거래가 더 크게 줄면서 비중이 올라갔습니다.
월별로 보면 흐름이 더 분명합니다. 비중은 꾸준히 오르지 않고 몇 달에만 크게 뛰었습니다.
- 5월 7.22%(4월 3.69%):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났고, 이튿날부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게 20%포인트, 3주택 이상에게 30%포인트가 다시 더해졌습니다. - 7월 8.35%(6월 3.30%): 6월 27일 대출 규제 강화가 발표됐습니다. - 9월 11.71%(8월 5.11%): 8월에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는 세제 개편안이 나왔습니다.
세금이나 대출 조건이 바뀐 직후에 비중이 두 배 안팎으로 뛰었다가 다음 달 다시 내려갔습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 부담을 피하려고 주택을 급하게 정리해야 하는 경우 직거래 플랫폼에서 매수자를 직접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가족 간 거래로 명의를 분산하거나 저가로 양도하려는 수요도 일부 포함됐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시기가 겹친다고 해서 정책이 직거래를 늘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10월 수치(5.29%)도 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아직 잠정치입니다.
국토부 직거래 조사, 강남 3구가 40%였습니다
국토부는 10월 29일 2025년 3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신고된 전국 주택 직거래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위법 의심 거래는 351건, 위법 의심 행위는 424건이었습니다. 유형은 편법 증여·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가 275건으로 가장 많았고, 거래가격·계약일 거짓 신고가 122건, 대출금 용도 외 사용이 16건이었습니다.
지역은 한쪽에 몰렸습니다. 서울이 224건이었고, 강남·서초·송파 3구만 140건으로 전국의 40%였습니다. 한 법인이 대표의 어머니에게서 서울 상가주택을 55억7000만 원에 직거래로 사들이면서, 매수 자금 중 11억2500만 원을 대표와 동생이 운영하는 법인에서 빌린 사례도 있었습니다. 국토부는 이 건을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입니다.
국토부는 2022년 하반기부터 해마다 직거래를 따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조사한 거래 가운데 관계기관에 통보된 비율은 2022년 23.4%에서 2025년 51.9%로 높아졌습니다. 조사 대상으로 선별된 직거래 두 건 중 한 건꼴로 국세청·지자체·금융위원회에 넘어간 셈입니다.
시세를 볼 때와 직접 거래할 때 확인할 것
첫째, 실거래가를 볼 때 거래 유형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중개거래와 직거래가 구분돼 표시됩니다. 가족 간 저가 양도가 섞인 직거래는 시세보다 낮게 찍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심 단지에서 유독 싼 거래가 보이면 직거래인지 먼저 보시고, 그 값을 시세의 바닥으로 읽지 않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 가족 간 거래는 세무 검증을 받는다고 보셔야 합니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가격이 시가와 많이 다르면 증여세나 양도세 부당행위 계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차입금으로 자금을 마련했다면 차용증, 이자 지급 내역, 상환 계획을 갖춰두셔야 합니다. 이번 적발 유형의 대부분이 이 부분이었습니다.
셋째, 중개 수수료를 아낀 만큼 절차 책임은 직접 지셔야 합니다. 계약금·잔금 지급, 근저당 말소 확인, 임차인 승계,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면 허가 신청까지 당사자가 처리해야 합니다. 등기부등본과 전입세대 열람은 계약 직전과 잔금 직전에 한 번씩 다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남 연구원도 권리관계 검토와 계약서 작성에 따르는 법률적 위험 때문에 직거래가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정리하면, 올해 직거래 비중은 집값이 아니라 정책 일정에 맞춰 움직였습니다. 세금이 바뀔 때마다 서둘러 집을 정리하려는 수요가 있었다는 뜻이고, 국토부 조사도 그 거래들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말 세법 개정이나 추가 규제가 확정되면 직거래 비중이 다시 뛰는지 지켜보시면 됩니다. 매도 압박이 어디에 쌓여 있는지 읽는 지표로 쓸 수 있습니다.